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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민주노총 침탈에 맞서 싸운 것은 무죄다

지난해 12월 22일, 경찰은 철도 노동자들의 정의로운 파업을 저지하기 위해 철도노동조합 지도부를 잡겠다며 민주노총을 침탈했다. 경찰은 민주노총 사무실이 있는 〈경향신문〉 건물 유리창을 망치로 부수고 들어와 수백 명을 폭력적으로 연행해 갔다.

5월 29일, 이 사건으로 법원으로부터 ‘특수공무집행방해’로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은 철도 노동자들을 포함한 7인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법원은 해당 사람들에게 벌금 2백~3백만 원을 내라는 약식명령을 내렸다.

철도 노동자들과 함께 연행됐던 ‘노동자연대’ 단체 회원 전성호 동지는 재판이 시작될 때 모두 진술을 했다. 그는 철도 민영화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재앙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점과 “이 파업에 대한 광범하고 뜨거웠던 국민적 지지야말로 누가 정당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 순간 판사는 “해당 사건과 관련된 얘기만 하라”며 “‘사회적 이슈’와 같이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하면 제지하겠다”고 했다.

전성호 동지는 이에 굴하지 않고 모두 진술을 이어갔다.

“그런데 정부는 민영화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며 민주노총 본부까지 침탈하며 이 파업을 탄압했고 지금도 철도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제노총은 한국을 노동권이 가장 지켜지지 않은 최악의 나라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그 근거 중 하나가 바로 철도 노동자들에 대한 대량 징계와 형사 처벌입니다. 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권도 지켜지지 않은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도 아닙니다.”

판사가 ‘사회적 이슈와 같이 관련 없’다던 얘기가 이 재판과 매우 긴밀하다는 점을 얘기한 구절이었다. 굉장히 통쾌했다.

마지막으로 전성호 동지는 “만약 이것은 불법이라 규정되고 처벌받는다면 이것은 사회의 퇴행이고, 역사의 후퇴입니다. 저는 이 법정에서 철도 민영화 반대 운동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저와 함께 투쟁한 동지들의 무죄를 주장하며 싸워 나갈 것입니다” 하고 말했다.

‘철도 민영화’라는 재앙을 막기 위해, 철도 파업을 지지하며 경찰의 악랄한 민주노총 침탈을 온몸으로 막은 동지들은 명백히 무죄다.

전성호 씨의 모두 진술 전문

이 자리에 서게 된 이유는 제가 ‘특수공무집행방해’라는 위법을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공공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던 것입니다.

철도 민영화는 공공의 안녕과 복지를 후퇴시키고, 철도를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비용상승과 안전위험을 초래합니다. 사회성원 다수에게 해가 되고, 민영회사 일부 소유주에게 사적 이익을 주는 매우 비상식적이고, 위험한 정책입니다. 지금도 이미 안전이 위협하며 수익성 위주로 운영되는 철도를 민영화까지 하면, 이를 이용하는 승객과 운영하는 철도 노동자들이 각종 사고로 죽거나 다칠 것이 너무도 분명합니다.

이미 세월호 참사가 바로 지금 박근혜 정부가 하려는 규제 완화, 민영화가 어떤 재앙을 낳는지 보여 주었습니다. 과연 누가 공공의 이익과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입니까? 바로 정부입니다. 이 파업에 대한 광범하고 뜨거웠던 국민적 지지야말로 누가 정당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민영화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며 민주노총 본부까지 침탈하며 이 파업을 탄압했고 지금도 철도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민주노총 본부 침탈 당시, 수색영장조차 발부받지 않는 등 법적 절차조차 지키지 않았습니다. 철도공사의 파업 참가자 전원에 대한 직위해제는 국제적 비난을 샀을 정도입니다.

최근 국제노총은 한국을 노동권이 가장 지켜지지 않은 최악의 나라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그 근거 중 하나가 바로 철도 노동자들에 대한 대량 징계와 형사 처벌입니다.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권도 지켜지지 않은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도 아닙니다.

그런데 왜 정부나 철도공사가 아니라 정당한 주장을 하고 행동을 한 철도 노동자들, 그리고 이들과 연대한 제가 이 자리에 서야 합니까?

철도 민영화라는 재앙 만들기에 가담하지 않으려고, 항의하고 파업을 벌인 철도 노동자들, 그리고 이 항의에 연대한 행동은 정당합니다. 만약 이것은 불법이라 규정되고 처벌받는다면 이것은 사회의 퇴행이고, 역사의 후퇴입니다.

저는 이 법정에서 철도 민영화 반대 운동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저와 함께 투쟁한 동지들의 무죄를 주장하며 싸워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