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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참사 보도는 보도 참사였다

세월호 참사 보도는 길환영이 진두지휘하는 KBS의 민낯을 드러냈다. 참사 보도는 보도 참사였다. 분노한 유가족들이 KBS로 행진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KBS는 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는 물론이고, 총력 구조·선내 진입 등 확인되지도 않은 정부 측의 말만 앵무새처럼 내보냈다. 유가족들의 목소리는 없고, 박수받는 박근혜 모습만 전파를 탔다.

결국 KBS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멱살 잡히고, “기레기”(기자 쓰레기) 소리를 듣기 일쑤였다. “KBS 다닌다고 말하기가 부끄러운” 처지가 된 것이다. 5월 초, 막내 기자들의 ‘양심 고백’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 때문에 KBS 노동자들 사이에서 뭔가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눈이 가장 두렵다” 양심 고백에 눈물을 흘리는 KBS 노동자 ⓒ조승진

‘세월호 막말’로 자리에서 쫓겨난 전 보도국장 김시곤의 폭로는 언론 노동자들의 양심을 건드렸다. 어떻게 박근혜 정부가 언론을 주물러 왔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제까지 폭로된 것만 봐도 길환영은 “해경 비판하지 말라”, “대통령 관련 보도는 20분 내로 하라” 등의 지시를 했다. (물론 김시곤도 박근혜 공약 파기를 공약 수정으로 보도하라고 지시했던 자다. 길환영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이에 대해 국무총리 정홍원은 국회에서 “사태가 위중한 만큼 수색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기를 올려 달라는 뜻으로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해 의도치 않게(!) 보도 통제를 인정했다.

이렇게 탄생한 “청영방송(청와대를 위한 방송)”이 전파를 타고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던 것이다.

KBS 사측은 “근로조건을 목적으로 하지 않은 불법 파업”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올해 초, 법원은 MBC 파업이 합법이라며 “공정방송의 의무는 … 근로조건에도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만든 길환영은 지금 당장 물러나야 한다. 뿐만 아니라 새노조 권오훈 위원장의 말대로 KBS를 정권의 홍보도 구로 활용한 박근혜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