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학교(자사고)는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 과학고·외국어고·국제고 등)와 함께 대표적인 특권 학교이다. 지배 엘리트들은 중등교육을 모든 학생들에게로 확대하는 한편, 특권 학교와 일반 학교로 위계적으로 분리했다. 그 중간에 특성화고등학교가 있다. 이것은 사회적 계급 위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특권 학교는 부모의 경제적·사회적 배경이 좋고 시험 성적이 좋은 소수 아이들이 다닌다. 자사고와 특목고를 합해도 전체 고등학교의 4.6퍼센트(109개)밖에 안 된다. 특목고의 목적은 자본주의 체제를 운영하는 데 적합한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다. 자사고는 특목고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 기업형 자사고들이 설립되면서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일반 학교는 대체로 노동계급의 자녀들이 다니고 그 아이들은 미래에 노동자가 될 공산이 크다. 특성화고등학교의 목적은 새롭게 발전한 산업과 직업에 적합한 사고방식과 기술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렇듯 자사고는 특목고와 함께 평등교육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지배 엘리트들은 특권 학교에는 재정 지원 등을 늘려 우대하는 한편,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는 자기 처지를 알라는 식으로 대했다.

또, 자사고는 보통교육의 이상인 평등과 협력을 경쟁과 소유욕 강한 개인주의로 대체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다.’ 부모 잘 만난 소수 아이들은 성적주의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다수 아이들은 체계적으로 성취의 기회를 빼앗긴다.

이미 특목고로 말미암아 공교육에서도 불평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자사고는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전교조는 처음부터 자사고 폐지를 요구했다.

마침 올해가 자사고 재지정 여부를 평가하는 해이다. 그래서 서울 교육감 선거에서 자사고 폐지가 뜨거운 쟁점이 됐다. 자사고의 절반이 서울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전체 50개 자사고 중 25개). 조희연 후보는 자사고를 전면 재검토하고 일반 학교를 살리겠다고 공약해 당선했다. 자사고의 폐해를 비판했지만 폐지는 분명히 하지 않은 다소 모호한 공약이었다.

사실, 자사고 폐지만으로는 일반 학교의 슬럼화를 낳은 고교 서열화를 해체하기가 어렵다. 특목고도 폐지돼야 한다.

그런데도 조희연 교육감은 자사고 폐지에 대해서조차 아직은 ‘신중하다.’ 이래서는 엘리트주의 특권 교육에 파열구를 낼 수 없다. 자사고는 전면 폐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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