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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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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콜트레인 ― 재즈, 인종 차별, 그리고 저항 》( 마틴 스미스 지음, 책갈피)

불의에 맞선 투쟁을 노래한 음악가

존 콜트레인은 20세기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음악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색소폰 연주는 재즈 음악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다.
콜트레인의 예술적 창조성은 많은 부분 자신의 천재적 재능 덕분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콜트레인 사운드”는 1950년대와 1960년대 미국에서 성장하던 민권운동의 의식적·무의식적 영향을 받았다.
이 책은 재즈 음악가로서 콜트레인의 음악적 천재성과 당시의 투쟁 간의 관계를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
1926년 콜트레인이 태어났을 때 미국은 끔찍한 인종 차별 사회였다. 흑인은 모든 측면에서 차별받았고 백인과 같은 자리에 앉을 수도 없었다. 평범한 흑인들은 인종 차별의 측면에서 국가권력과 KKK간의 차이를 볼 수 없었다. 콜트레인의 가장 친한 친구도 경찰 폭력에 살해당했다.
1950∼60년대는 이러한 억압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시기였다. 콜트레인은 자신의 음악에 이 투쟁의 희망과 분노를 담으려 노력했다.
저자는 대중운동과 예술의 관계가 직선적이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예술이 운동을 무시할 수도 있고, 운동의 열기가 예술에 반영되는 방식도 시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콜트레인은 단 한 번도 자신을 정치 활동가로 여기지 않았다. 그는 무엇보다도 예술가였고, 신앙심이 대단히 깊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뿌리깊은 인간애 때문에 그는 마틴 루터 킹과 민권운동을 지지했고 운동의 열정을 음악에 담았다.
운동을 통해 정치적으로 각성한 많은 젊은이들은 그의 음악에 열광했다. 한 재즈 클럽 지배인은 이렇게 회상했다. “콜트레인이 연주할 때마다 정치적으로 가장 선진적인 흑인들이 모여들었다. 그가 즉흥 솔로 연주를 시작하면 이 청년들은 ‘이제 자유다!’ 하고 환호했다.”
마틴 스미스는 콜트레인이 우리에게 두 가지 유산을 남겼다고 지적한다. 하나는 혁신된 재즈 음악이고, 다른 하나는 전쟁과 불의로 물든 이 사회에 대한 분노다.
누군가 콜트레인에게 베트남 전쟁에 관한 의견을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전쟁을 끔찍하게 혐오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전쟁이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미 중단됐어야 합니다. 모든 전쟁이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