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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산별합의안 10장 2조 문제점에 대한 전국토론회

- 보건의료노조 산별합의안 10장 2조 문제점에 대한 전국토론회 -
배신적 타협을 거부하는 현장 노동자 운동의 가능성

지난 8월 28일 서울대병원 강당에서 ‘보건의료노조 산별합의안 10장 2조 문제점에 대한 전국토론회’(이하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 날 토론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했다. 서울대병원과 대구·경북지역 9개 지부 조합원들 그리고 다양한 부문의 노조 활동가들과 급진 좌파 활동가들 등 2백50여 명이 참가했다.
토론회 주최 측의 제안에도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는 토론회 개최 요청을 거부했고 이 날 토론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또 민주노총 정책연구원도 토론회 발표자로 나서달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더구나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는 서울대병원지부를 징계하려 하고 있다.
토론회 발표자 9명 모두 10장 2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것이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10장 2조의 문제점은 〈다함께〉 35호, 37호를 참조.)
황현섭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발제에서 “산별 합의안이 지부 단협 및 취업규칙에 우선한다는” 10장 2조는 “독소조항”이라고 했다.
이정현 경북대병원지부장은 “사용자들은 10장 2조에 명시된 생리휴가, 연월차휴가, 임금 등(의 항목)을 사용자에게 유리하게 확대해석하면서 단체협약을 개악”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지부장은 민주적 토론을 거치고 않고 지부의 쟁의권을 봉쇄한 합의안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산별지도부를 향해 “산별 합의 자체에만 관심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무기

이 날 토론회에서는 산별합의안 중 10장 2조 뿐 아니라 비정규직과 최저임금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홍영교 전국비정규직노조대표자연대회의(준) 의장은 “전남대병원 하청노동자들이 불법파견에 맞서 하청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가 전남대병원 사용자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데 산별협약 5장에서 ‘(원청)사용자는 용역회사 직원들의 직접사용자는 아니(다)’고 못박아” 사용자들에게 “면죄부”를 주었다고 비판했다.
또 “월평균 정액급여의 40퍼센트를 최저임금으로 정한 보건의료노조 협약은 지난 6월 25일 발표된 최저임금위원회의 전체 노동자 정액급여 평균의 50퍼센트 법제화보다 못한 것이다”며 “하나마나한 협약을 하고 만 셈이었다”고 비판했다.
10장 2조 폐기 투쟁에 연대한 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 후보였던 김인식 씨는 “10장 2조 폐기 요구 투쟁은 산별노조 지도부의 불필요하고 전혀 불가피하지 않은 배신적 타협을 거부한 정당한 투쟁이었다”며 “노동조합이 상층 지도자들의 보수화에 좌우될 것인가 아니면 현장노동자 민주주의에 좌우될 것인가라는 현 시기 노동자 운동의 갈림길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노조의 조건부(10장 2조를 폐기하지 않을 경우) 산별 탈퇴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서울대병원 지부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은 탈퇴 불가피성을 주장했지만, 다른 대안도 제시됐다.
이성우 공공연맹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위원장은 “탈퇴하지 말고 내부에서 싸우자”고 했다. 원진녹색병원 한 조합원은 “그나마 서울대병원이 있어서 버팀목 역할을 했는데 탈퇴하면 솔직히 힘이 빠진다”며 남아서 함께 싸우자고 호소했다.
김인식 씨는 “노동조합을 결성할 권리와 함께 탈퇴할 권리도 있”지만 “지부간 네트워크를 강화해 서울대병원 지부의 문제의식을 수평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날 토론회는 지도부의 관료적 통제를 넘어서 조합원들과 활동가들의 수평적 네트워크 건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따라서 이런 토론회를 더 많은 지역과 작업장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모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