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병원 사업장들과 마찬가지로, 서울성모병원에서도 올해 임단협의 핵심 쟁점은 정기상여금에 대한 통상임금의 적용 문제다.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상여금이 임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우리 병원의 경우, 1년 정기상여금이 1천1백50퍼센트로 매달 정기적으로 지급된다. 이를 모두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을 경우 사측이 지불해야 할 체불임금 규모와 임금인상 효과는 무척 크다. 교대근무를 하는 간호사들의 경우 1인당 매달 25만~30만 원의 임금인상 효과가 있다. 

통상임금 문제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10월 14일 통상임금 해결 등을 요구하는 한양대의료원지부 노동자들의 파업투쟁 결의대회. ⓒ사진 출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그런데 사측이 만든 취업규칙에는 ‘상여금은 휴직자, 퇴직자에게 일할적용 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규정이다. 대법원은 일할적용 여부를 잣대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모호한 판결을 한 바 있다.

사측은 이런 판결을 근거로 ‘절대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수 없다’며 기세등등하다. 노조 고위 상근간부들은 이런 불리한 조건 때문에 투쟁 수위를 높이는 데 소극적이다.

그러나 조합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적지 않다. 겉으로 크게 드러내지는 않지만 말이다. 지난해에도 임금을 동결한 병원이 올해 갑자기 ‘이렇게 큰 액수를 인상해 주겠어?’ 하는 조합원들도 있지만, 우리 돈을 이렇게 부당하게 안 줘 왔냐며 분노하는 조합원들도 있다. 게다가 다른 지부들이 통상임금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는 것도 조합원들을 자극하고 있다.

따라서 집행부는 ‘조합원들이 관심이 없다’고 탓하기보다 현장 조합원들을 만나 더 적극적으로 투쟁을 설득해야 한다. 상여금을 일할지급 하지 않겠다는 취업규칙이 ‘급여는 일할지급 한다’는 다른 내규와 충돌한다는 법적 논란도 있을 수 있다.

세 번에 걸친 의료 민영화 반대 파업으로 병원 노동자들은 사기가 좀 올랐다. 그런데 10년 넘게 투쟁하지 않아 무뎌진 투쟁력을 회복하려면, 더 적극적으로 현장 조합원들을 민영화 반대 투쟁에 동참시켜야 한다.

뿐만 아니라, 통상임금과 같은 경제적 요구를 위한 투쟁도 중시해 조합원들의 분노를 모아 나가야 한다. 이는 의료 민영화 반대 투쟁에도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