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새 의장 정형근은 누구인가?

한나라당이 국가보안법 폐지 저지에 '올인'한 상황에서 국가보안법 지지에 관한 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안기부 고문과 조작 사건의 화신 정형근이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의장으로 선출됐다.
정형근은 한나라당 중앙위 의장으로 선출된 자리에서 "우리는 제2의 6·25에 직면해 있고 60여 년 피땀 흘려 쌓아올린 정체성을 무너뜨리려는 전쟁을 하고 있다", "노 정권은 국보법 폐지를 통해 대한민국의 무장해제를 노리고 있다"며 길길이 날뛰었다.
이 자는 최근 '언론대책 문건' 관련 발언 등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7백만 원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 공판에서 뻔뻔스럽게도 "지금까지 검찰과 안기부, 국회에서 일하면서 나름대로 정의감을 갖고 인권 보호를 위해 애썼다", "안기부에 근무할 때는 조사 과정에서 구타를 금지시키는 등 많은 제도 개선을 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정형근의 '정의'는 진정한 정의를 짓밟는 것을 통해 구현됐다. 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비롯해 수많은 민주투사들을 구속하고 고문한 장본인이 바로 정형근이다.
안기부 '고문기술자' 이근안이 정형근의 손이었고, 《월간조선》 조갑제가 그의 입이었고, 군사독재 정권이 그의 든든한 후견인이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지난 총선에서 정형근의 선거운동원들은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를 집단 폭행하기도 했다.
색깔론에서도 한나라당은 정형근보다 나은 자를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는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 "민노당 강령은 자유민주주의의 범위를 벗어났고, 북한 노동당 규약과 비슷하다."고 하는가 하면, 얼마 전 100분 토론에서 국가보안법의 조건 없는 폐지를 주장한 김형태 변호사에게 "주사파 같다."며 색깔 선동에 열을 올렸다.
또, "국가보안법을 없애면 만약에 광화문에서 자유롭게, 폭력을 휘두르지 않고 한총련 학생 천 명이 북한을 찬양하는 시위를 하면 어떻게 처벌할 거냐?"며 사상탄압법인 국가보안법을 노골적으로 옹호했다.
군사독재의 화신 박정희의 딸 박근혜와 '안풍' 사건의 주역 김덕룡이 이끌고 있는 당에 국가보안법·안기부의 상징 정형근이 중앙위의장으로 선출되면서 한나라당은 구차한 "개혁 이미지" 따위는 완전히 내던져 버리고 원래 제갈길로 가고 있다.
장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