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7일 공무원노조가 주도한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서울지역 범시민운동본부’가 출범했다. 공무원노조는 광범한 연대 구축을 위해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를 전국 주요 도시에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와 언론은 공무원연금 개악을 밀어붙이려고 공무원 노동자들과 민간 부문 노동자들을 이간질해 왔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형평성 시비도 그 일환이었다.

따라서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가 광범한 연대를 구축하면 정부와 언론의 이간질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다. 이는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운동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노동자연대가 공무원노조와 민주노총에 연대체 건설을 제안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한편,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는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공적연금 강화’는 현 시점에서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새정치연합도 ‘공적연금 강화’라는 이름을 건 TF가 공무원연금 개악안을 준비하고 있다. 심지어 정부 여당조차 ‘공적연금 강화를 위해 공무원들이 양보해야 한다’고 할 정도다.

일부 진보 정당들과 사회단체들 그리고 일부 노동조합 지도자들도 ‘공적연금 강화’를 주장하지만 공무원연금은 ‘양보’해야 한다고 한다.

정부 여당은 바로 이 틈을 비집고 공투본 내 일부 단체들을 각개 공략해 왔다. 공노총 지도부는 ‘양보는 불가피하다’며 새누리당과 협의체 구성을 시도했다. 그러다 거센 비판에 직면해 얼마 전에 협의체를 별도로 구성하지 않기로 했다.

박근혜 정부는 공무원연금 삭감을 지렛대로 공적 연금 전반을 공격하고, 사적 연금을 활성화하려 한다. 그러나 광범한 단결을 위한답시고 ‘공적연금 강화’만 내세우려 하다가는 정작 공무원연금 개악에 뒷문을 열어 주게 된다.

첫걸음

 

따라서 광범한 연대 구축이 제 효과를 내려면 일단 공무원연금 개악을 저지하는 것이 ‘공적연금 강화’의 첫걸음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만약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참가 단체 중 일부가 공무원연금 개악에 양보하자는 입장이라면 공적연금 강화는커녕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활동도 하지 못한 채 마비될 것이다. 최악의 경우 오히려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양보를 강요하는 구실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공무원노조 내 투사들은 정부와 언론의 이간질과 왜곡에 맞서 단호하게 투쟁할 뿐 아니라 진보진영 안에서 제기되는 각종 양보론에 맞서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여야 한다. 공무원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연금 개악 저지 투쟁을 해야 폭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박근혜 정부와 여당이 공무원연금 개악과 민영화, 규제 완화까지 동시에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정부 공격의 최전선에 있는 공무원연금 개악을 저지한다면 민영화와 구조조정 공격에 직면해 있는 다른 부문 노동자들에게도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민주노총이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투쟁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