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지도부는 11월 말에 열린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 대표자회의에서 “연금투쟁의 원칙과 방향”에 합의했다.

그러나 공무원노조 활동가들은 이 투쟁 방향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연금 투쟁의 원칙과 방향”에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가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분명히 하지 않은 채 “구조개혁”이나 ”연금법의 전면 개정” 등 모호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공무원연금 삭감을 일부 수용하는 것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공무원노조 지도부는 국민적 지지를 받으려면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여기는 듯하다. 이충재 위원장은 최근 TV토론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에 동의한다고 했다가 공무원노조 활동가들의 반발이 있자 “국민용”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지도부가 이처럼 상반된 주장을 하는 것은 우리 편을 혼란에 빠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또 ‘어차피 완전히 막기 어려운데 조금 양보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을 부추길 수도 있다. 싸우기도 전에 양보의 폭과 수준을 두고 논쟁이 벌어진다면 투쟁에 힘을 모으기 어렵다.

‘연금 지속성 보장’과 ‘세대 간 연대’가 별다른 설명 없이 포함된 것도 문제다. 공무원연금에 대한 정부 책임을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이는 연금 삭감을 정당화하는 논리에 악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금지급개시연령 연장은 정년연장(65세)과 연동돼야 한다”며 은근슬쩍 ‘지급개시연령을 늦출 수 있는 문도 열어 줬다. 정부가 ‘총 인건비 증액 없는 정년연장’을 언급하는 상황에서 이런 주장은 매우 위험하다. 게다가 정년연장 문제는 공무원노조 안에서 논의해 결정한 적이 없다.

최근 열린 공무원노조 지부장 수련회에서 사무처장은 “이것(연금지급개시연령 연장)까지 반대하면 재정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도 ‘재정 문제’ 해결에 일조해야 한다는 태도로는 연금 개악에 일관되게 반대하기 어렵다. ‘재정 위기’의 책임은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있지 않다.

게다가 공무원노조 지도부는 그동안 ‘재정이 없다고 약속한 임금을 주지 않는다면 정부가 처벌 받아야 할 악덕 고용주’라고 비판해 왔는데 이를 스스로 부정해서는 안 된다.

조합원들과 현장 간부들은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위해 투쟁기금을 내고 추운 겨울 농성도 마다치 않은 것이지, ‘연금법 전면 개정’이나 ‘지급개시연령 연장’을 위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공무원노조 지부장 수련회 때 많은 현장 간부들이 “이런 투쟁 방향으로 승리하기 어렵다’며 항의했다.

따라서 공무원노조 지도부는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래야 조합원들을 단결시키고 제대로 된 투쟁을 건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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