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기공 노조가 오는 4월 6일 파업에 돌입할 태세다. 지난 3월 2일 정부가 41개 공기업 자회사 가운데 21개를 올해 안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한전기공이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그러나 한전기공 노조는 "한전기공의 민영화는 발전소 분할 후에 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정부가 한전 발전 부문 매각이 캘리포니아 전력 사태 등으로 벽에 부딪히자 가시적 성과를 올리기 위해 2005년으로 약속했던 민영화를 앞당긴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국전력 민영화에 대한 반발이 거세자 먼저 자회사부터 공격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들이 만만치 않게 제기됐다.

한국전력 노동자들은 이미 작년에 민영화를 공식화하는 전력산업 구조개편안 법안 통과에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지난 3월 16일 발전 자회사 분할 최종안(한국전력의 발전부문을 화력 5개, 원자력 1개 등 총 6개의 발전회사로 분할하는 것)을 의결하는 한전 주주총회는 3천 6백 명의 경찰의 보호를 받아야 했다. 이 날 조합 간부 1백여 명이 주주총회장 진입을 시도했다가 23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한전기공 노동자들은 한 번도 파업을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작년 12월초 한국전력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려고 할 때 연대파업을 결의했던 소중한 경험이 있다.

지난 1월 19일 파업 찬반투표에는 조합원 3천2백2명 중에서 91.5퍼센트가 참여했고, 그 가운데 91퍼센트가 찬성했다.

지난 4년간 7백60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됐으나 발전소 정비 업무는 오히려 30퍼센트나 늘었다. 당연히 노동강도가 훨씬 강화되었다. 1999년에는 여성 사무직이 파견직 형태로 바뀌는 바람에 근무 조건은 악화됐고, 비정규직이 절반에 육박했다.

더군다나 정부는 한전기공 민영화 계획에 "2001년 민영화 이전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르면 약 27퍼센트 정도의 인력 감축이 예상된다.

열악한 근무 환경도 불만의 초점이다. 한전기공은 발전소 정비 업무를 맡고 있는 회사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는 한전기공 노동자들은 방사선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다. 한 노동자가 피폭 때문에 골수 백혈병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 노동자들은 일상으로 석탄, 분진, 소음, 고온 등 온갖 악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한전기공 노동자들은 지난 3월 19일부터 초과근로를 거부하고 있다. 4월 6일 한전기공이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한다면 공기업 자회사 매각뿐 아니라 한국전력 민영화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 한전기공의 파업은 한국전력의 핵심 부분인 발전소 부문에 영향을 미친다.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으면 원활한 전력 공급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한전기공 노동자들이 승리하기 위해선 발전소를 중심으로 한 한국전력 노동자들의 연대가 무척 중요하다. 발전소 부문의 파업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지난 12월초 파업이 불발되고 나서 '발전지부 연대회의'가 탄생했다. 그리고 오는 4월 초 발전부문 분할매각을 앞두고 노동자들의 불만은 아주 크다.

한국전력측의 공격은 이미 시작됐다. 회사측은 지난 10일부터 발전 부문 자회사로 옮길 직원들에게 '전적동의서'나 '전적 희망원' 작성을 강요하고 있다.

이에 맞서 발전 지부 조합원 7백여 명은 지난 3월 11일 본사 앞에서 '발전 분할 반대 및 전적 거부를 위한 조합원 총력 결의대회'를 열었다.

설령 작년 12월 초 전력산업구조개편안이 통과됐다 해도 민영화가 실제 추진되느냐 마느냐는 노동자들의 저항에 달려 있다. 한전기공 노동자들과 발전 지부 중심의 한국전력 노동자들이 민영화에 반대해 함께 싸운다면 민영화를 좌절시킬 수 있을 것이다.

 

 

캘리포니아 단전 사태가 주는 교훈

지난 3월 19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전력난 악화 때문에 순환 단전을 시작했다. 이번 단전 조처로 100만 곳이 넘는 가정과 기업이 전력 공급을 받지 못했다.

주 전력통제 기관인 캘리포니아 독립시스템운영국(ISO) 대변인 패트릭 도리슨은 전력 비상 3단계를 발동한다고 발표했다. 긴급전력 3단계 조치는 캘리포니아의 전력 예비율이 1.5퍼센트 이하로 떨어졌음을 뜻한다. 도리슨은 "우리는 현재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