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한상균 집행부의 당선은 박근혜 정부의 파상공세를 막아야 한다는 좀더 투쟁적인 조합원들의 바람이 우세한 결과였다. 한상균 후보조 선본은 2015년 총파업을 단연 중요한 공약으로 내놓았다. 박근혜 정부가 이미 ‘투자활성화’와 ‘경제혁신’ 정책들에서 선 보인 노동자 공격 계획들을 2015년에 집요하게 밀어붙일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좌파들 내에서도 “투쟁”을 부각하는 게 무슨 변별력이 있겠느냐는 주장이 처음에 있었다. 그러나 선거가 진행될수록 그렇지 않음이 드러났다. 한상균 후보조의 2015년 총파업 공약과, “준비”를 명분으로 투쟁을 총·대선까지 미루자는 다른 후보 진영의 공약이 맞붙으며 투쟁 전망이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선거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박근혜 정부가 쏟아낸 정책들은 한상균 후보조 선본의 주장에 힘을 실어 줬다.

박근혜 정부는 “정규직 과보호”를 비난하며 일반해고 요건 완화와 임금체계 개악을 예고했고,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업종 확대 의도도 드러냈다. 공무원연금 개악과 공공부문 공격을 집요하게 밀어붙이려 한다는 것도 거듭 확인됐다.

그러면서 2015년에 박근혜와 한판 붙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민주노총 선거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점차 확산됐다. 77일간의 공장 점거라는 한상균 후보의 신뢰감 가는 전력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지난 10년간 집행부를 운영해 온 세력들은 정부와 사용자들의 공격에 제대로 맞서지 못했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으면서 다수 조합원들이 투쟁에 실제로 나설 지도부를 선택한 것이다. 1차 투표에서 그게 자기만의 생각이 아님을 확인한 조합원들은 더 자신감이 생겼고 기대도 높아졌다.  

총파업의 의제와 시기

이렇게 등장한 한상균 집행부가 박근혜 정부의 올해 최대 국정과제라는 노동시장 구조 개악과 공무원연금 개악 등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말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발표했다. 그 부제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노동시장 활력 제고 방안”이었다. ‘노동시장 활력 제고 방안’에는 일반해고 요건 완화, 임금피크제 확대,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도입, 노동시간 유연화 등 사용자들의 숙원이 망라돼 있다.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55세 이상 노동자 파견 확대 등 비정규직 처우 악화 방안도 포함됐다. 박근혜 정부는 어처구니없게도 비정규직 종합대책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시장 구조 개악안을 쏟아낸 것이다.

박근혜는 신년기자회견(1월 12일)을 통해서도 “노동시장 구조개혁” 추진을 다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위협이 아니다. 장기 불황의 고통을 노동자 계급에 전가해 자본가 계급을 살리고자 집요하게 달려들겠다는 뜻이다. 사실 박근혜는 이런 과제를 부여받으며 자본가 계급의 일치된 지지 속에 대통령이 됐는데, 올해가 아니면 이를 추진할 여유가 많지 않다. 특히, 올해 세계와 한국 경제의 어두운 전망을 봐도 박근혜가 필사적일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 편도 “생존 전략”에 상응하는 단호함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 ‘달라질 거 있겠느냐’며 안이하게 여겨서는 결코 안 된다. 노동시장 구조 개악은 이미 독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 선진국들에서도 추진됐고, 그 결과 해고 요건 완화, 파견 확대, 임금 삭감, 노동시간 유연화 등을 통해 그곳 노동자들의 처지는 더욱 악화됐다. 한국에서도 1998년 정리해고제와 파견제 도입으로 고통을 겪은 노동자들에게 박근혜의 노동시장 구조 개악 추진은 그에 버금가는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다행히 민주노총 한상균 신임집행부는 2015년 ‘노동자 살리기’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2015년 총파업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자 공격과 정면 맞짱 뜨는 것으로, 의제와 시기 모두 이것을 정조준해야 한다. 즉, 노동시장 구조 개악, 공무원연금 개악, 공공부문 가짜 정상화 등 노동자 죽이기 정책 전면 폐기와 함께, 상시 지속 업무 정규직 직접고용, 정리해고 중단과 좋은 일자리 보장, 통상임금 정상화와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이 결합돼야 할 것이다.

총파업 시기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 추진 일정과 관련이 크므로 정세 대응력이 매우 중요하다. 산하 노조의 예정된 투쟁 일정에 맞추는 것이 능사가 아닌 이유다. 박근혜는 신년기자회견에서 ‘3월까지는 반드시 노동시장 구조개혁안을 내달라’고 노사에 당부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이르면 4월 임시국회에 이와 관련된 법 개악안이 상정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게다가 4월 국회에서는 공무원연금 개악안도 본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따라서 민주노총은 이런 일이 추진되기 전에 그것을 사전에 멈출 수 있도록 총파업을 조직해야 한다. 민주노총 신임집행부가 준비 촉박의 우려가 있었음에도 최근에 총파업 일정을 4월 말로 당겨 내놓은 것은 다행이고 잘된 일이다.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가는데도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며 총파업 돌입을 주저한다면, 전체 노동자들의 조건을 악화시키는 노동시장 구조 개악안이 통과되는 것을 민주노총이 그냥 지켜보는 꼴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리 정해진 일정에 따른 ‘준비된’ 총파업도 잘 되기 어렵다. 뒷북 치는 격이어서 맥이 풀리는 데다, 무기력하게 당한 것에 대한 실망감이 클 수 있고, 한번 통과된 법을 되돌리기는 더 어렵다고 여겨(즉, 승리 전망을 갖지 못해) 노동자들의 투쟁 의지가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세에 따른 탄력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민주노총은 국회에서 개악안이 상정될 조짐이 보이면 즉각 파업에 돌입할 수 있어야 한다. 지배자들의 대응이 어떻든 우리가 세워 둔 일정대로 진행하는 것을 우선한다면, 그들의 ‘급습’이나 ‘시간끌기’에 속수무책이 될 수 있다. “투쟁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단결이 중요하다

총파업은 모든 노동자들이 동시에 파업에 돌입하는 것으로, 노동자 계급 운동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의 하나다.

최근에는 총파업이라는 말이 너무 느슨하게 쓰이는 경우가 흔하지만, 말뜻 그대로 모든 노동자들이 동시에 파업에 돌입해 공장과 열차와 학교와 관공서와 대형마켓들이 멈춘다면 단 며칠일지라도 노동자들은 자신의 힘을 맛볼 수 있다. 만약 총파업이 그보다 오래 지속된다면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총파업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정부와 사용자 공격의 규모를 볼 때 딱 걸맞은 투쟁이다. 지금 박근혜는 단지 한두 부문의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있는 게 아니라, 노동자 계급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전면적 공세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전면적 공격에 맞서 전면적 대응이 필요하다. 총파업이 필요한 이유다.

한상균 위원장은 후보 시절 생색내기 수준의 총파업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단시간의 형식적인 경고성 파업에 머문 그동안의 민주노총 ‘총파업’과 선을 긋는 확언이었다. 그는 공장을 멈추고 물류를 멈추고 세상을 멈추는 파업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사악하고 집요한 박근혜 정부의 공격을 막아 내려면 단시간의 형식적인 경고성 파업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이윤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최대한 많은 노동자들이 동시에 일손을 놓고 거리로 나오거나 작업장을 점거해야 한다.

실질적인 총파업을 조직하는 데서 단연 중요한 것은 단결이다. 박근혜 정부의 다양한 공격에 직면한 각 부문의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다 함께 파업에 들어가야 한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은 사활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려면 박근혜 정부와 주류 언론의 이간질에 잘 맞서야 한다. 경제 위기의 심도가 깊어 노동자 계급의 주요 부문을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고립시켜 공격할 만한 여유가 없는 박근혜 정부는 여러 노동자 부문들(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대한 파상공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파상공세의 약점을 노동자 계급 내부의 상이한 부문들을 서로 이간질해 각개격파하는 전략으로 돌파하려 한다.

박근혜의 이런 전략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즉, 비정규직 확산이 정규직 과보호에 따른 결과로 정규직의 임금과 고용 양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양산과 차별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를 확대해 놓고, 이번에는 정규직 책임론을 내세우며 노동자 계급의 처지를 하향 평준화하려는 것이다. 연금과 일자리 문제를 놓고 세대 간 갈등도 부추긴다.

박근혜의 ‘이간질을 통한 각개격파’ 전략에 맞서려면 조합원들을 단결시키는 정치가 중요하다. 가령 좌파 활동가들은 일반해고 요건 완화가 왜 정규직만의 문제가 아니고 노동자 계급 전체의 문제인지, 파견 확대 저지와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위해 왜 정규직도 나서야 하는지,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왜 민간부문 노동자들이 지지해야 하는지 등을 설득해야 한다.

“철밥통”

안타깝게도 좌파 활동가들 중에도 정규직과 공공부문 방어에 부담을 느끼거나 꺼리는 사람들이 꽤 많다. 여기에는 ‘철밥통’ 이데올로기 때문에 지지를 받지 못하고 고립될 것이라는 두려움, 공공부문과 대공장 노동자들의 조건을 방어할 필요성과 효과에 대한 회의감, 심지어 정규직 이기주의 담론에 대한 어느 정도의 동조 등이 얽혀 있다.

그러나 공무원연금 개악은 국민연금 개악의 지렛대가 되고, 공공부문 ‘방만’ 비난은 민간 기업의 노동조건 악화 압력으로 작용하며, 통상임금과 임금체계 개악은 전체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을 끌어내리는 효과를 낼 것이다. 지금도 박근혜 정부는 업무 저성과자 퇴출제, 성과연봉제, 임금피크제 등을 공공부문에서부터 밀어붙이려 한다. 공공부문 제물 삼기를 방관한다면, 민간부문 사용자들이 노동시장 구조 개악을 추진하기가 더 쉬워질 것이다.

따라서 잘 조직된 부문의 자신감을 분쇄해 전체 노동자 계급의 처지를 악화시키려는 박근혜 정부의 공격에 맞서 그들을 방어하는 동시에, 이들 잘 조직된 노동자들이 비정규·미조직 노동자들의 조건 개선을 지지해 실질적으로 연대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자기 자신을 방어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다른 노동자들을 방어할 자신감을 갖기는 쉽지 않다.

총파업에 영향을 미치는 사전 전투들

앞으로 총파업까지는 석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총파업이 잘 조직되려면 여러 가지 일들이 필요하지만, 특히 총파업을 위한 사전 전투들을 회피하지 말고 치러야 한다. 여기서는 민주노총 신임집행부가 정치력을 발휘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정치력’이란 대국회 사업 같은 것이 아니라, 노동자 계급을 단결시키고 투쟁 의지를 고취시키는 정치를 뜻한다.

가령 총파업 의제를 중심으로 조합원들을 만나면서 왜 단결해야 하는지를 설득하고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 그중 하나일 것이다. 또, 투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뜨거운 문제들을 회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다룸으로써 조합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힘을 결집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조합원들이 사기 저하되거나 투쟁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 투쟁 역량이 훼손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몇 가지 예를 들 수 있다.

첫째,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와 국민대타협기구에 대한 태도 문제다. 민주노총 신임집행부는 공무원노조 집행부가 가망 없는 타협점을 찾아 대타협기구에 매달리기보다 그 바깥의 대중 투쟁에 중심을 두도록 촉구해야 한다. 그래야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을 수동적으로 만들지 않고 투쟁 채비를 갖추도록 할 수 있다. 또,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없이 공적연금 강화를 이룰 수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8·18합의를 인정한 금속노조 위원장 담화와 중집 결정을 비판하고, 현대차 사내하청 투쟁의 정당성을 옹호해야 한다. 그래야만 올해 투쟁을 예고하고 있는 사내하청과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이 투쟁을 확고하게 지지하겠다고 한 민주노총 신임집행부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을 것이다. 울산 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은 “8. 18 합의 내용을 승인할 수 없다”고 한 대의원대회 결정이 “우리가 투쟁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줬다”고 기뻐했었다.(▶ 이번 호 관련 온라인 기사 ‘중집 결정 폐기 연서명 등을 확대하자’를 참조하시오.)

셋째,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참가에 대한 태도다. 박근혜 정부는 며칠 전 공공기관 2단계 ‘정상화’ 계획을 발표했다. 그 계획의 핵심은 노동시장 구조 개악 정부안을 공공부문부터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요컨대 노사정위에서 ‘합의’를 이루기도 전에 정부안을 추진하기 시작하겠다는 것으로, 노사정위가 들러리일 뿐임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노총은 정부를 비판만 하고 노사정위에는 남아 있겠다고 했다. 민주노총 신임집행부는 한국노총 집행부를 비판하고 ‘노사정위를 나와 공공기관 2단계 정상화에 맞서 싸우라’고 요구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한국노총 산하 공공기관 노조원들이 자신의 조건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과 함께 싸우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밖에도 총파업 때까지는 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사건, 쟁점, 투쟁들이 벌어질 수 있다. 여기에 당당한 입장을 취하고 사전 전투들을 잘 치름으로써 투쟁력과 단결력을 강화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좌파 활동가들의 네트워크

한상균 신임집행부는 총파업 성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 조합원뿐 아니라 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학생들도 포함하는 총파업 선봉대 같은 것도 구상중인 듯하다. 이런 기구가 만들어지면 민주노총 안팎의 좌파 활동가들이 그 안에서 총파업 성사를 위해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구실을 해야 한다.

좌파 활동가들의 과제는 투쟁이 최대한 멀리 나아가도록, 규모가 가능한 한 크고 전투적으로 되도록 애쓰는 것이어야 한다.

총파업이 성공적으로 치러지면 노동자들은 정부와 사용자의 공격에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좌파 활동가들은 총파업이 앞으로의 투쟁에 도약대가 돼 일련의 파업들과 투쟁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상균 신임집행부도 올해 상반기뿐 아니라 하반기에도 총파업을 소명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활동들이 잘 되려면 좌파 활동가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총파업 선봉대 같은 기구 안에서도 전투적인 목소리를 더 잘 내고 투쟁을 최대한 멀리 나아가도록 힘을 더 잘 규합할 수 있을 것이다.

몇몇 좌파 단체는 협력해서 민주노총 좌파 지도부를 탄생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현재 민주노총 중앙과 일부 산별연맹, 그리고 지역본부에 좌파 지도부들이 있다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대체로 노동조합 좌파 지도자들은 온건한 지도자들에 비해 투쟁을 고무하고 파업중인 조합원들을 적극 방어한다.

좌파 활동가들은 노동조합 좌파 지도자들과 협력해 투쟁을 확대하려 노력해야 한다. 좌파 지도자들이 파업을 소명할 때 활동가들은 기층에서 파업을 실질적으로 조직함으로써 현장 조합원들의 자신감을 높이려고 애써야 한다.

그러나 노동조합 좌파 지도자들과 협력한다는 것과 그들에게 의존한다는 것은 다른 것이다.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비록 좌파이더라도 노사 가운데서 결국 중재해야 한다는 그들의 사회적 지위에서 비롯하는 타협 압력을 받는다. 그리고 특히 동료 노동조합 지도자들의 압력도 받는다. 최상의 좌파 노조 지도자조차 동료 노조 지도자들을 공공연히 비판하거나 그들과 의절하기를 두려워한다.

바로 이것이 좌파 노조 지도자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좌파 활동가들 자신의 독립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 이유다. 이런 네트워크는 노동조합 지도자들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고, 다른 노동자들과 연대를 강화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총파업 회의론을 편다. 조합원들이 자신감이 높아 한상균을 뽑은지 아느냐고도 한다. 조합원들은 사기 저하돼 있고 수동적이라는 얘기다. 일말의 진실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스스로 투쟁에 나설 자신감은 없는 조합원들일지라도 지도부가 소명하는 총파업에는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그들은 간과하고 있다. 노동자 의식의 모순을 보지 못하는 일면성의 발로다. 혼자 싸우다 고립될까 움츠렸던 조합원들도 다 함께 파업에 나선다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투쟁 근육을 키우다 보면 노동자들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스스로 나아갈 힘도 얻을 수 있다.

박근혜가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노동자들의 처지를 악화시키려 하지만, 그가 막강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금 박근혜의 지지율은 30퍼센트 대로 떨어졌다. 민주노총 노동자들의 총파업은 박근혜에 대한 반감의 초점을 형성하며 광범한 대중적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단결 투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해 고통받는 민중에게 희망을 보여 준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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