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거제에서 조선 노동자 3천여 명이 모여 전국조선노동자대회를 열었다. 특히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1천2백 명이나 참가했다. 이 집회로 9개 조선소 노조들이 모여 만든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성공적으로 자신들의 출범을 알렸다.

노동자들은 구조조정 중단, 중대재해 근절,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함께 단결하고 투쟁하자고 결의했다. 한 노동자는 상기된 표정으로 “오늘 다 같이 모이니 정말 힘이 납니다” 하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대한 분노와 위기감을 함께 공유하고 있었다. 연단에서는 위기가 심각한 중소조선소 노동자들의 처지를 폭로하고 정부를 규탄하는 연설이 많았다.

신아sb지회 김민재 지회장은 중소조선소의 열악한 처지를 폭로하며 연대를 호소했다. 신아sb는 워크아웃(보통 노동자 공격이 수반되는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간 2010년부터 수많은 노동자들이 해고·휴직·임금 체불 등에 시달려 왔다.

“그간의 싸움 동안 수많은 동지들이 생계 고통으로 떠났습니다. 최근 새로 온 관리인은 노조에 와서 양보하고 협조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더는 양보할 게 없습니다. 이제 믿을 것은 없습니다. 연대가 필요합니다.”

이에 조선 노동자들은 작업장을 넘어 함께 분노하며 정부를 비판했다. “남의 일 같지 않아요. 조선소를 살리겠다는 공약을 저버린 박근혜 정부에게 열 받습니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연대 발언에서 “정부가 좋은 일자리를 위해 공적 자금을 투입해야 합니다” 하고 주장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

연단에 오른 발언자들은 거의 모두 하나 같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을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모범적인 단결 노력이 이런 분위기를 강력하게 이끌었다.

현대중공업노조 정병모 위원장은 “잘려 나가는 하청노동자를 보호하고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선 조직돼 있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하청노동자를 조직하고 함께 투쟁해야 합니다” 하고 주장했다.

대우조선노조의 현시한 위원장은 “하청노동자와 조직돼 있는 원청노동자가 똘똘 뭉쳐 생활임금을 쟁취해야 합니다” 하고 주장했다.

대열의 압도 다수는 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이런 가운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이 강조된 것은 매우 좋은 일이었다. 공감대도 있었다. 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올해는 꼭 원하청이 함께 투쟁해서 동일 수준의 임금과 복지가 적용되면 좋겠어요.”

대회장 주변에는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수막도 있었다. 대우조선에서 복직 약속을 지키라며 고공 농성 중인 강병재 비정규직 노동자를 지지하는 활동가들의 현수막이 걸렸다.

또 현대미포조선 하청 업체 KTK의 해고와 임금 체불에 맞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투쟁을 알리는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이 투쟁을 방해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 정규직노조를 비판하는 팻말도 들고 있었다. 집회에 참석한 현대미포조선노조 지도부는 이것이 불편했겠지만, 원하청 단결을 호소하는 분위기 속에서 감히 항의조차 하지 못했다.

집회를 마친 후 노동자들은 거제시내를 향해 행진했다. 노동자들은 구호와 함성을 외치며 힘 차게 행진했다. 대부분이 근처 대우조선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그 가족들일 시민들이 곳곳에서 우호적인 시선을 보냈다. 박수를 치는 사람들도 있었고, 퇴근하다 집회에 참가하는 노동자도 있었다.

이날 집회와 행진은 많은 조선 노동자들을 고무했고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서 함께 투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높였다. 한 노동자는 투쟁의 발전을 희망했다. “이런 집회가 앞으로 실질적인 공동 투쟁으로 더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이번 집회를 계기로 현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을 구축하면서 투쟁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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