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무원연금 사수 네트워크’(이하 사수넷)가 6월 3일에 발표한 성명서다. ‘사수넷’은 “각종 양보론에 반대하고 새정치연합과 독립적으로 공무원연금 사수 투쟁을 하”기 위해 공무원노조 투사들이 만든 모임이다.


5월 30일 공무원노조 대의원대회에서 60퍼센트가 넘는 대의원들이 이충재 당시 위원장(이하 존칭 생략)이 제안한 ‘실무기구 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 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다수 대의원들이 이충재 당시 집행부가 조합원 총투표를 이용해 배신적 타협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술책을 거부한 것이다.

이로써 이충재는 사실상 지도력을 잃었다. 이것은 조합원을 배신한 지도자가 결코 온전히 제 자리를 지킬 수 없음을 보여준 것이자, 공무원노조가 민주주의가 살아 있는 건강한 조직임을 보여준 것이었다.

그런데 이충재는 배신 행위를 정당화하려던 계획이 좌절되자 이번에는 탈퇴를 선언하면서 공무원노조의 분열을 획책하고 나섰다. 그의 탈퇴 선언은 가련한 공무원연금 개악안 정당화 논리로 가득차 있다.

집 한 채 값에 해당하는 연금 삭감, 5년간 연금 동결, 지급 개시 연령 5년 연장 등 사상 최악의 개악인데도 이충재는 “당초 새누리당안에 비해서 … 불이익”이 적다며 여야 합의안을 지지했다. 보수적인 노동조합인 공노총조차 여야 야합을 보며 ‘뒤통수 맞았다’고 불평하는 마당에 말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퍼센트 인상”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주장도 황당하다. 국회에서 통과된 여야 합의안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퍼센트로 인상’을 약속하기는커녕 그 “적정성과 타당성”을 검증하겠다고 후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충재는 이 안을 통과시키라고 새정치연합에 주문했다.

사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퍼센트 운운한 것은 공무원연금을 개악하기 위한 미끼였다. 그런데 이 미끼를 물고 조합원들의 노후를 내준 이충재가 도리어 공무원노조·전교조·민주노총이 여야 합의안을 거부한 것을 두고 “공적 연금 강화를 걷어차”고 “국민들을 기만”한 것이라고 비난한다. 정부와 여야가 공무원연금을 사수하려는 노동자들에게 ‘공적 연금 강화에 관심 없는 이기주의자들’이라고 비난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충재는 또 ‘정파’들이 노조 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중상모략을 했다. 하지만 이충재야말로 거짓말과 속임수를 동원해 양보 교섭을 은폐하고 배신적 타협을 미화하려 했다. 조합원들에게 “양보는 없다”, “총력투쟁 하겠다”고 몇 번이나 약속하고도 조합원들의 의사도 묻지 않은 채 개악안에 합의했다. 김성광 전 사무처장이 개악안에 서명한 뒤에도 이충재는 그 사실을 숨기며 조합원들과 본부장들에게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이충재의 배신 때문에 우리 편은 혼란에 빠진 반면 정부·여당과 야당은 공무원 노동자들이 개악안에 합의한 것으로 치장할 수 있었다. 다수의 본부장과 지부장들 그리고 사수넷 등 활동가들이 이런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은 당연했다. 이들은 노조 내 분열을 조장하기는커녕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위해 총력투쟁 한다는 조합원과 대의원대회의 결의를 이행하고자 끝까지 애썼다.

분열을 획책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충재다. 그는 법외노조이다 보니 탄압에 맞서느라 노동조건 개선에 소홀해졌다며 합법노조로 가기 위해 탈퇴를 결정했다고 말한다. 마치 법외노조화가 우리의 잘못인 양 암시하면서 말이다. 이충재는 2007년에도 정부의 특별법 수용 여부를 놓고 논쟁하다 탄압을 피해 합법노조로 가겠다며 공무원노조를 분열시켰던 장본인이다. 이런 분열의 잘못을 돌아보기는커녕 이충재는 다시금 분열주의를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권모술수나 부리며 조합원들의 권익을 배신한 분열주의자가 공무원노조에서 떨어져나가는 것에 아쉬움을 느낄 이유는 하나도 없다. 오히려 노동조합의 투쟁 기풍을 확립하기 위한 정화 과정으로 삼자.

그러나 이충재의 노동조합 분열 획책에는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 이충재는 위원장 시절에 조합원 노후를 팔아먹은 대가로 얻은 실무기구 협상권을 잃지 않으려고, 조합원들을 속이고 분열을 대의로 포장하며 현혹해 일부 조합원 기반을 떼어 나가려 할 것이다.

공무원노조 활동가들은 이런 분열 획책이 먹혀 들지 못하도록 단호하게 맞서, 분열을 최소화하는 한편 조직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 공무원연금 개악 이후 현장 간부들에 대한 탄압, 임금(수당) 삭감 등에 맞선 투쟁을 준비하며 공무원노조 내 새로운 투쟁 지도력을 구축해야 한다.

 

2015년 6월 3일

공무원연금 사수 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