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의 약속을 뒤집고 긴축 정책을 수용한 그리스 좌파 정당 시리자가 9월 20일 총선에서 재집권했다. 그러나 그리스 노동자의 좌경화가 계속되고 있고 자신감이 꺾이지 않았다는 것은 여러 차례 드러났다. 대표 사례가 7월 5일 국민투표에서 긴축 반대가 약 62퍼센트로 압도적으로 승리한 것이었다.

이제 그리스 노동자들은 긴축에 맞서 다시 파업을 시작했다.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 SEK의 지도적 활동가이자 그 당의 주간신문 〈노동자 연대〉의 편집자 파노스 가르가나스가 그리스 노동자들의 투쟁 소식을 전한다.


10월 22일 그리스 항만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다. 이 파업은 그리스에서 재개되는 파업 물결의 시작이었다. 그리스의 2대 항구인 피레우스 항구와 테살로니키 항구에서 일하는 항만 노동자들은 항구 민영화에 반대해 21일 조업을 중단하고 22일에는 24시간 파업을 벌였다.

테살로니키 항만 노동자들의 대표단은 피레우스 항구로 와서 파업 중이던 피레우스 항만 노동자들과 함께 ‘해운 및 도서 지역 정책부’(해운업을 관장하는 정부 부서)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런 항만 노동자들의 투쟁은 그리스 정부에 경제적으로 큰 압력이 되고 있다.

특히 피레우스 항구는 동유럽으로 향하는 중국 컨테이너 수송선들이 거치는 주요 항구이다.

그러나 항만 노동자들의 투쟁에는 훨씬 더 중요한 면도 있다. 바로 3차 구제금융 합의로 긴축 정책을 서둘러 시행해야 하는 그리스 정부에 정치적 압력을 준다는 점이다.

그리스 정부는 연금 제도를 매우 혹독하게 ‘개혁’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20퍼센트에서 최대 40퍼센트까지 연금이 삭감된다. 이에 반발해 노동조합들은 11월 12일 총파업을 호소하고 있다.

11월 12일 총파업은 중요한 투쟁이다. 공공부문을 포괄하는 공공부문노총 ADEDY와 함께 민간부문을 포괄하는 더 큰 총연맹인 그리스노총 GSEE도 파업에 동참하기 때문이다.

GSEE는 지난 1년 동안 거의 투쟁하지 않았다. 그러나 연금 공격이 들어오자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었다. 11월 12일 총파업은 그리스 노동운동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또, 이미 여러 부문에서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10월 23일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는 그리스를 국빈 방문했다. 그러나 이 사실은 그리스에서 크게 보도되지 않았다. TV?라디오 방송국 기자들이 파업을 벌였기 때문이다.

 [국제 채권단과 1기 시리자 정부의 3차 구제금융 합의로 시행되는] 언론 소유권과 운영권의 ‘개혁’[이른바 ‘경쟁력 향상’ 조처 도입]으로 언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악화돼 왔다.

올해 여름 그리스의 주요 민영 TV 방송국 한 곳이 기술직 노동자들을 해고하려 했다.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여 사측의 시도를 막았지만, 그때 이후로 많은 언론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위협을 받아 왔다.

11월 2~3일에는 선원 노동자들이 48시간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연금 삭감 반대, 체불임금 지급, 인력 충원이 그들의 요구이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11월 4일 그리스 전역의 관공서를 점거하려 한다. 지자체들은 인력이 부족해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고, 그래서 일부 업무가 민영화됐다.

학교에도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심지어는 학생들이 등교하기도 힘들다. 인력 부족 문제는 장애인 학교에서 가장 심하다. 교사와 학부모들은 많은 학교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교사노조는 투쟁을 보류했다. 현재 그리스 연립정부를 주도하고 있는 좌파 정당인 시리자와 긴밀히 연계된 교사노조 지도부가 그런 지침을 내렸다.

보건?의료 부문에서는 정반대 일이 일어나고 있다. 보건 노동자들은 자체적으로 전국 규모의 파업을 벌이는 동시에 11월 12일 총파업에도 동참하기로 했다.

시리자가 태도를 180도 바꿔 긴축을 시행하기 시작한 뒤 많은 평론가들은 노동자들이 낙담해 사기가 떨어졌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그런 예상과 반대로 [시리자의 배신에] 분노하며 투쟁 의지를 보여 왔다. 그리스 노동자들은 좌경화해 왔다. 그리스 노동자들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이나 실시된 선거에서 좌파적 투표를 했다.

유럽연합, 국제통화기금 IMF, 그리스 기업주들은 공약을 잊으라며 좌파 정부를 압박해 왔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투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 그들은 더 강력한 다른 무기를 꺼내 들었다. 바로 파업이라는 무기이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47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