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언론들은 노조원들의 참가가 저조해 파업이 실패했다고 말했다. 파업에 헌신적으로 연대했던 일부 활동가들도 이런 시각을 공유하는 듯하다.
그러나 공무원노조 파업의 영향은 단순하지 않다.
행정자치부는 파업 참가자 수가 3천2백 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파업 참가자 집계는 실제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았다.
“정부 측은 ‘파업 참가자 = 징계 대상자’임을 고려해 신중한 파악”을 했기 때문이다.(〈연합뉴스〉 11월 15일치.)
더욱이 정부가 파업은 물론 집단 행동 일체를 불법으로 몰아가는 상황에서, 수천 명의 조합원들이 용기 있게 ‘불법’ 파업에 참가했다.
〈매일노동뉴스〉에 따르면, 11월 13일과 14일에 서울에 집결한 공무원 노조원 수는 8천여 명이었다.
공무원노조는 공식적으로 4만 4천 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아마도 파업 참가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저항을 포함한 수치일 것이다.
실제로, 상경 파업에 참가하지 못한 노조원들은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파업에 동조했다 ― 지각, 휴가, 집단 자연 보호 활동, 체육 대회, 중식 집회 등.
많은 노동자들은 ‘마음만은 파업’이라는 심정이었다. 1백억 원이 넘는 파업 기금 모금도 파업 지지가 상당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 같은 현장 조합원들의 지지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노조가 3일 동안 파업을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정부 탄압 때문에 ― 특히, 11월 4일 정부의 강경한 담화문 발표 이후 ― 상당수 조합원들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또, 정부가 협상 자체를(심지어 대화마저도) 거부해 파업을 며칠 남겨 놓고 노조 지도부도 잠시 동요했다. 
그러나 정부는 파업 찬반 투표 봉쇄라는 ‘예비검속’까지 했지만 파업 돌입을 막지는 못했다.
파업 돌입 그 자체를 “승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공무원노조가 최초의 파업을 감행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했다.
그렇지 않고 공무원노조 지도부가 정부 탄압에 굴복해 파업을 지레 포기했다면, 그 결과는 지금과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
정부는 탄압의 여세를 몰아 징계 등을 통한 노조 무력화와 다른 산업 부문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싶어했지만, 상황은 정부의 계획대로 되고 있지 않다.
한편, 울산 동구청과 북구청의 파업 참가율은 각각 73퍼센트와 53퍼센트였다.
두 곳은 민주노동당 구청장들이 파업을 지지해 징계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곳이다.
이것은 정부가 순전히 탄압에 의지해 파업을 파괴했음을 다시 한 번 보여 준다.
공무원노조 지도부가 노동자 대회 전에 파업에 돌입했더라면 탄압의 효과를 크게 상쇄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공무원 노동자들은 2∼3일만 저항하면 파업을 앞둔 수만 명의 노동자들로부터 방어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터이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면 더 많은 공무원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가할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한편, 정부는 노동자 대회를 앞두고 공무원노조 파업을 파괴하는 것에 심각한 정치적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공무원노조 파업의 성사 여부는 파업 규모와 연대에 달려 있었다.
즉, 공무원 노동자들이 노동자 대회에 얼마나 참가할지, 무엇보다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연대를 보낼지가 관건이었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노동자 대회에서 공무원노조 파업에 연대를 호소하고 수천 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공무원 파업 참가자들을 엄호한 것은 노동자 연대의 전통이 살아 있음을 보여 줬다.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부의 11월 26일 총파업 선언은 아쉬움을 남겼다.
15일에 파업에 들어가는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26일은 결코 가까운 일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또 정부의 모진 탄압 때문에 전체 노조원의 1퍼센트도 채 안 되는 1천 명 남짓이 상경 파업을 한 상황에서, 이제 막 등장한 신생 노조가 정부를 상대로 사흘을 버틴 것은 놀라운 저항력이었다(이런 이유 때문에 산개냐 집중이냐는 이 파업에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정부는 1989년 전교조 탄압의 전례를 따르고 싶어하는 듯하다.
그러나 공무원노조는 전교조가 10년에 걸쳐 이른 그 지점에서 정부와 싸우고 있다.
이미 14만 명의 조합원을 보유한 사실상의 노동조합이고, 그 때문에 상당수 지자체들이 공무원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정부의 파업 노동자 징계라는 2라운드 전투도 만만치 않은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