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타워크레인 노동자 탄압에 항의하는 건설 노동자들의 집회에 참가했다. 집회가 끝난 후 회원들과 식당에 갔는데 옆 테이블의 건설노조 조합원이 말을 걸어 왔다. 그는 10월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 조합원 상경 투쟁에서 ‘노동자연대’ 리플릿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집회는 ‘불법 외국인력 고용 근절’이 주요 요구 중 하나였고, 적잖은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내국인 고용을 위해 미등록 이주노동자 고용을 문제 삼는 분위기였다.

우리는 건설 노동자들의 다른 요구와 투쟁을 지지하면서도 고용 불안의 책임을 정부와 사장들에게 물어야 하고 이주노동자들과 손을 잡고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리플릿을 조합원들에게 나눠 줬다. 그는 우리 주장이 속 시원했으며 우리가 굴하지 않고 원칙 있는 주장을 하는 것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중동포 노동자들이 많이 일하는 수도권의 토목 노동자다. 얼마 전 자신의 현장에서 점심밥을 먹고 있는데 단속반이 식당으로 들이닥쳤다고 한다.

“단속반은 밥을 먹고 있는 재중동포의 머리를 가격해 누르고 팔을 뒤로 꺾어 폭력적으로 제압했다. 재중동포의 입에서 튀어나온 밥알들이 밥상 위에 나뒹굴었다. 나는 너무 화가 났다. ‘사람한테 이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

“나도 모르게 단속반을 제지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그런데 그때 같이 밥을 먹던 동료가 나를 말렸다. 괜한 일에 관여하지 말라는 거였다. 나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이게 어찌 괜한 일이란 말인가. 그 재중동포는 현장에서 함께 일하던 노동자다.”

그는 “자본이 국경을 넘는 건 합법인데 노동자는 왜 불법이냐” 하고 말했다.

그가 전해 준 경험은 진한 감동을 줬다. 지배자들은 내국인 노동자들과 이주노동자들을 이간질시키려 하지만, 노동자들이 그런 시도를 그저 받아들이지 않을 뿐 아니라 맞서 싸우려 한다는 것을 생생하게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단단한 사회적 통념의 껍질을 송곳처럼 뚫고 나온 이 노동자를 다시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