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 박근혜는 이른바 ‘민생구하기 입법촉구’ 천만 서명운동에 동참하겠다며 몸소 서명에 나섰다. ‘민생구하기 입법안’의 핵심은 노동개악 관련 법안들이다.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라는 기간제법, 파견법과 노동시간은 늘리고 수당은 깎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을 통과시키라는 서명운동인 것이다. 함께 언급되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공공서비스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며 기업활력 제고법안도 재벌특혜를 위한 법안이다.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며 재벌과 부자들의 재산만 더 불리겠다는 친기업 노동개악 공세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서명운동인 것이다.

이런 반노동자적인 서명운동에 KT 노동자들을 동원하려는 시도가 통쾌하게 좌절됐다. 박근혜가 서명한 다음 날인 19일, KT정읍지점에는 정읍상공회의소 명의의 협조요청 공문이 도착했다(사진). '경제살리기 입법 촉구 범국민 서명운동 협조요청’ 이라는 제목의 이 공문은 경제 위기를 언급하면서 “현 상황을 돌파하고 선진경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국회에 있는 경제 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입법이 절실”하므로, “국가 경제를 위한 범국민적 운동이오니 귀사의 임직원들이 서명운동에 적극 협조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며, KT 직원들을 서명운동에 동원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정읍지점에 근무하는 KT민주동지회 직원이 이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많은 직원들이 서명을 한 상태였다. ‘다른 팀원들은 다 서명했는데 왜 서명 안 하느냐'는 말을 듣고 서명지를 찾는 직원의 모습도 보였다. 관리자들의 지시에 따른 강제적인 서명 동원이 있었던 것이다. 관리자들은 KT민주동지회 회원이 항의하자 팩스로 받아서 서명지를 돌렸을 뿐이라고 발뺌했다.

KT민주동지회는 이 소식을 접하고 즉각 ‘노동개악 입법 강행을 위한 서명운동에 KT노동자들을 강제 동원하지 마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항의했다. 성명서에서 KT민주동지회는 노동자 죽이기 법안에 KT 노동자들을 강제 동원하는 행태를 규탄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강제적인 서명동원은 KT 황창규 회장이 책임져야 하는 사안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KT노동조합이 회사의 강제적 서명동원을 중단시키려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T민주동지회가 성명서를 발표한 후 각종 언론이 관심을 가지고 취재를 하자 회사는 다급히 서명운동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린 듯하다. 오후부터 서명 작업은 중단됐고 다른 지사, 지점에서도 이후 서명운동이 진행됐다는 소식은 없었다. KT민주동지회의 신속한 대응이 KT 노동자들을 노동자 죽이기 서명운동에 동원하려 한 어처구니없는 짓을 막아낸 것이다. 앞으로도 KT민주동지회는 KT 노동자들을 서명운동에 동원하려 한다면 강력하게 항의하고 막아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