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5일 비자를 연장하러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를 방문했던 스리랑카 이주노동자 날라끄 씨(L. G. NALAKA IMESHAN)가 6년 전 받은 기소유예 처분을 이유로 강제퇴거(추방) 명령을 받고 그 자리에서 화성외국인’보호소’로 보내져 구금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무분별한 강제추방 명령을 규탄하고 부당한 사유로 구금 중인 이주노동자 날라끄 씨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3월 8일 수원 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수원이주민센터 주최로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수원이주민센터뿐 아니라 이주노조, 경기이주공대위, 이주공동행동, 수원시민단체협의회 등에서 참가했다.

날라끄 씨가 받은 기소유예 처분은 매우 억울한 것이었다. 그와 함께 지내온 수원이주민센터에 따르면, 2009년 당시 안산에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가 닭죽에 대마를 넣어 먹었다는 혐의로 경찰에 잡히는 일이 있었다. 경찰은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을 위주로 표적 수사를 했고 날라끄 씨가 일하던 공장에 와서 날라끄 씨를 포함해 스리랑카 이주노동자 11명을 모두 연행했다.

날라끄 씨는 당시 문제가 된 닭 요리를 먹지 않았다고 진술했고 소변, 피, 모발 검사에서도 대마 성분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경찰은 날라끄 씨를 비롯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이 모두 대마를 넣고 요리한 닭요리를 먹은 것으로 의견서를 작성했고, 검찰은 2010년 초에 무혐의가 아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주민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겠는가! 당시 날라끄 씨는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처분 내용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제대로 된 통역도 없이 그냥 서명하면 풀어준다는 말만 믿고 진술서에 서명했다고 한다.

게다가 기소유예된 경우 5년이 지나면 수사경력자료를 삭제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6년 전 기소유예 처분 기록이 왜 남아 있는지도 의문이며, 이를 근거로 강제추방 하려는 것은 더욱 납득할 수 없다. 2010년 기소유예를 받은 이후 날라끄 씨는 비자가 만료돼 스리랑카로 돌아갔다가 2013년 다시 합법적으로 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에 들어왔다. 기소유예가 강제추방 명분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당시 정부가 비자를 발급한 것으로도 입증되는 셈이다.

강제추방은 이주노동자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심각한 처벌임에도 그 기준이 너무 자의적이라는 비판이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날라끄 씨의 사례는 이를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최근 테러방지법과 함께 국회를 통과한 출입국관리법 개악안은 강제추방 사유를 더욱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했다. 날라끄 씨처럼 억울하고 부당하게 강제추방 위기에 놓이는 일이 더욱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강제 추방 사유를 확대해 외국인등록증을 대여해 준 사람까지 추방할 수 있게 했다. 사업주에게 외국인등록증 등 신분증을 강제로 압류당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 이주노동자들이 피해를 당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처벌과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부당한 일을 당해도 참고 ‘가만히 있으라’고 이주민들을 위축시키려는 것이다. 또한 날라끄 씨의 사례는 강제추방 위협이 비단 미등록 이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보여 준다.

이주민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며 언제든 쉽게 추방해버릴 수 있는 존재로 만드는 것은 정부가 나서서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날라끄 씨에 대한 강제퇴거 명령을 당장 철회하고 석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