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는 사람마다 ‘IMF 때보다 먹고 살기가 더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요즘, 노무현 정부와 공기업, 지방자치단체들이 각종 공공요금을 줄줄이 인상하는 바람에 노동자·서민의 삶이 더욱 고달파지고 있다.
지난 7월, 서울시는 시내 교통체계를 바꾼답시고 버스와 전철의 기본요금을 23퍼센트나 올렸다. 그러자 부산 등 광역시들도 잇따라 버스요금을 올렸다.
이 때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요금도 9∼12퍼센트 올랐다. 정부의 교통세율 인상으로 경유값도 7퍼센트, 엘피지값은 12퍼센트나 올랐다. 서울의 도시가스 요금도 6.2퍼센트가 올랐다.
각 도(道)들도 버스요금 20퍼센트 인상 계획을 밝혔다. 대도시 택시요금도 15∼28퍼센트 인상될 것 같다.
지자체들은 상하수도 요금 7∼15퍼센트 인상에 이어 쓰레기 봉투값과 정화조 청소비까지 경쟁적으로 인상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대공원과 어린이대공원 등의 입장료도 올릴 계획이다. 문화재청도 서울시내 고궁과 능원의 입장료를 최대 세 배까지 인상할 예정이다. 돈 없는 서민들은 휴일에 집에서 TV나 보라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수조 원의 순이익을 올린 한국전력은 뻔뻔하게도 전기요금 5∼6퍼센트 인상을 추진중이고, ‘공영방송’ KBS는 수신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이 전반적인 물가 인상을 부추긴 탓에, 실상을 축소해서 보여 주는 공식 통계로도 이미 3.8퍼센트가 올랐다. (정부의 올해 소비자 물가 억제 목표선은 3퍼센트였다.)
올해 한국의 식료품 가격 상승률 6.6퍼센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인상률의 2.5배로 가장 높다.
“그런데도 정부와 국회는 18억 원짜리 아파트에 종합부동산세 60만 원 인상을 두고 열을 내면서도, 서민들이 생계형으로 애용하는 승합차 세금 60만 원 인상에 대해서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경향신문〉 12월 6일치 사설.)
최근 노동부는 비정규직이 지난해보다 80만 명이나 늘었다고 발표했다. 신용불량자는 3백70만 명에 이르고 차상위 빈곤층은 4백만 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퍼센트와 하위 20퍼센트 사이의 격차는 7.3배로 더 벌어졌으며 네 집 중 한 집이 적자 가계부다.
사정이 이런데도 노무현 정부는 보건사회연구원의 실계측 연구 결과조차 무시하고 4인 가족 최저생계비로 고작 1백13만여 원을 책정했다.
지난 6월 말에는 물가인상률을 감안하면 동결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64만여 원을 최저임금이랍시고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