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지하철 기관사들의 연이은 자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9일 서울도시철도에서 기관사가 공황장애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4월 12일에는 부산지하철 기관사가 오랜 기간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다 자살을 시도해 이튿날 숨을 거뒀다.

지하철 기관사들은 일반인보다 공황장애 발병률이 일곱 곱절이나 높다. 좁은 운전석에서 어두운 터널을 지나며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항상 긴장 상태에 놓이기 때문이다. 부산지하철 기관사들은 이렇게 토로한다.

“역사를 들어가는데 누가 탁 튀어나온다든지 반응이 순간적으로 오면, 비상제동을 키면서 서기 전까지 그 긴장감, 그렇게 무사히 사고는 안 났다고 하더라도 그 20~30분 동안 가슴이 벌떡벌떡합니다.”

1인 승무제 시행 이후 기관사들은 업무 증가 때문에 훨씬 더 압박을 느끼게 됐다고 호소한다.

“[부산지하철은] 98년 구조조정 전까지는 2인 승무였어요. 앞에는 기관사 1명, 뒤에는 차장 1명이 승무를 했죠. 그런데 1인 승무로 전환되면서 기관사 혼자서 차장 업무까지 병행해야 하는 거죠. 그때부터 부담이 가중됐고 압박이 시작된 거죠. 그것이 누적되다 보면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증상으로 발현되는 거죠.”(부산지하철 기관사들의 더 많은 인터뷰는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실제로 2인 승무인 서울메트로에선 자살한 기관사가 1명이지만, 1인 승무를 시행해 온 서울도시철도의 경우 2003년 이후 무려 기관사 9명이 자살했다.

그래서 지하철 노동자들은 줄기차게 2인 승무 도입과 인력 충원을 요구해 왔다.

2인 승무

기관사들의 자살이 계속되자, 서울시는 지하철 최적근무위원회를 구성하여 2인 승무제 도입이 포함된 권고안을 내놓았고, 2014년에는 '기관사 근무환경 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행된 것은 실질적 효력이 적은 정신건강관리 프로그램 도입과 일부 시설·수당 개선 정도다.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인 2인 승무 도입과 인력 충원에 대해 서울시는 1천4백억 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며 계속 미루고 있다. 심지어 서울시와 사측은 지하철 양 공사 통합을 추진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정원 감축을 시도하려 한 바 있다.

서울도시철도노조는 “근무환경개선 종합대책이 경영 논리로 표류하는 동안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 이어졌다”고 비판하고, 서울시가 책임지고 종합대책을 이행하라고 요구하며 시청역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또한, 노조는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억압적 노무관리와 줄 세우기 식 승진 경쟁·차별이 노동자들을 한층 더 옥죄고 있다며, 기관사 직급제 폐지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기관사 자살이 개인 책임이라며 발뺌하고 있다. 또 노조가 공사 본관 로비에 설치한 분향소를 2번씩이나 강제 철거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기관사 자살에 대해 책임을 지고 개선책을 마련하기는커녕, 고인을 모욕하기까지 한 것이다.

이에 부산지하철노조는 분향소를 부산시청역 대합실에 마련하고 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또 4월 27일에 잡혀 있는 ‘2016 투쟁 전진대회’의 규모를 확대하여 진행하기로 했다. 승무지부가 진행하던 본사 농성을 노조 전체 투쟁으로 확대한 것이다.

기관사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건강 상태는 지하철 안전과 직결된다. 따라서 “노동자가 건강해야 시민이 안전하다”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은 완전히 정당하다.

이윤이 아닌 생명과 안전을 위해, 당장 2인 승무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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