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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제너레이션> 끔찍한 체제 속의 ‘나의 세대’

현재 극장 상영중인 노동석 감독의 디지털 장편 영화 〈마이 제너레이션〉은 제목 그대로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나의 세대’ 이야기다.
90만 5천 명이라는 대책 없는 청년 실업 시대에 돈 때문에 서로를 이용하고 미워해야 하는 자본주의의 비참한 현실을 다룬 영화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25살의 병석과 재경은 바로 ‘나의 세대’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체제의 젊은이들을 그대로 닮아 있다.
병석은 카드빚을 얻어 산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비디오카메라로 영화 대신 결혼 비디오를 찍으러 다닌다. 생계를 위해 갈비집에서 숯불을 피우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선배를 따라 도로에서 성인 비디오를 판다.
재경은 사채업자 사무실에 취직하지만 “우울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하루 만에 해고당한다.
그러는 사이 병석의 형은 병석의 이름으로 대출을 받고 재경은 다단계 홈쇼핑 사기에 걸려들고 그 돈을 갚기 위해 자신을 하루 만에 해고한 사채업자 사무실을 찾아 카드깡을 부탁한다.
영화의 인물들은 “사람이 아니라 돈에게 버림받는” 자본주의가 낳은 연쇄적 불행의 고리 속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가족과 친구까지 그 사슬을 물리는 비인간적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자신의 영화를 찍고 싶고 취직을 바라는 젊은이들의 꿈이 과도한 것일까?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행복은 점점 비싸지는데 우리도 꿈을 살 수 있을까?’ 하고 읊조리지만 그들이 꿈꾸는 청춘은 현실처럼 회색빛이다.
형의 돈을 갚기 위해 소중히 여기던 비디오카메라를 팔 수밖에 없는 병석의 현실은 우리의 현실처럼 비참하다.
마지막이라며 들이대는 카메라 앞에서 “카메라를 끄면 이야기하겠다”며 흘리는 재경의 눈물은 카메라가 꺼지고 영화가 끝나도 계속되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