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의 공장 사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는 노동자들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집단행동이다.

노동자들이 공장을 장악하면 사용자들이 대체인력을 투입해 생산을 재개할 수 없고, 이 때문에 이윤에 타격을 가한다. 지금 갑을자본이 현대차와 손잡고 다른 협력업체들에서 대체생산을 시작했지만, 불량률이 심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갑을자본은 이 상태가 지속돼 시장에서 자신이 확보한 물량이 줄어들까 봐, 신속히 투쟁을 진압해 생산을 재개하고 싶어 한다. 사측이 용역경비를 배치하고 경찰 투입을 촉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공장 사수 투쟁은 연대의 초점을 형성하는 데서도 탁월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자본주의에서 이윤이 만들어지는 곳인 생산공장을 장악하면 그 투쟁에 이목이 집중되고, 지금 갑을오토텍에서 보듯 이곳으로 농성 물품과 투쟁기금이 모이고 연대 대오가 모일 수 있다.

공장 사수는 2010년 이후 자동차 부품사들에서 잇따르고 있는 노조 파괴 시도에 맞서는 데서도 매우 효과적인 전술이다. 지난 몇 년간 이어진 탄압에서 여러 노조들은 공장을 빼앗겨 어려움을 겪었다. 일단 공장을 장악한 사측은 노동자들을 흔들어 개별적 복귀와 노조 탈퇴를 협박했고, 이를 기반으로 복수노조를 설립했다. 그리고는 그동안의 단체협약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임금과 복지를 삭감하고, 심지어 얼차려 교육까지 시키며 “노예 같은 삶”을 강요했다.

이를 지켜본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은 “만도처럼 당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2012년 만도지부 집행부는 용역깡패가 공장으로 밀고 들어올 때 저항도 한 번 제대로 못 해 봤다. 2010년 KEC, 2011년 유성 노동자들은 공장 점거로 힘을 보여 줬지만, 각각 야당과 노조 지도자들의 ‘중재’를 믿고 점거를 해제하거나, 경찰 투입 때 끌려나가는 전술을 택해 파업 효과를 잃고 말았다.

공장 입구를 지키고 있는 조합원 ⓒ조승진

주요 부품사 노조들이 이렇게 당한 데는 부르주아 정치권에 대한 기대, 금속노조와 현대·기아차지부 지도부의 연대 회피 등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부품사 노동자들의 투쟁 근육이 무뎌진 것도 한몫을 했다.

그동안 금속노조 소속의 적잖은 부품사 노조들은 자동차 부품을 거의 독점적으로 납품하는 유리한 조건에 힘입어, 격렬하게 싸우지 않고도 그간 쌓아놓은 조직력을 바탕으로 비교적 수월하게 요구를 따낼 수 있었다. 그런데 이는 의도치 않게 투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빚었다. 그래서 저들이 치고 들어 왔을 때 번번히 공격을 막아 낼 효과적 전술을 단행하지 못했다.

반면,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은 지난 몇 년간 사측의 공격에 맞서 투쟁으로 단련돼 왔다. 특히 지난해 사측이 특전사·경찰 출신의 용병들을 동원해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두르고 복수노조 설립을 기도했을 때, 일주일간 전면 파업을 벌이고 물리력으로 용병들을 물리친 승리의 경험도 있다. 최근 악랄한 노조 탄압의 주범 박효상(갑을그룹 부회장)이 법정구속을 당한 것도 노동자들의 정당성을 입증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지금 자신감이 높다.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의 자신감과 연대 확산이 결합된다면, 노조 파괴 탄압에 제동을 거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갑을오토텍 투쟁이 승리를 거둔다면, 복수노조 탄압에 신음하는 많은 노동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박근혜의 노동개악과 구조조정에 맞서는 노동자들에게도 힘을 줄 것이다.

최근 갑을오토텍 농성장을 찾은 발레오만도지회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갑을오토텍 동지들이 승리한다면, 그것은 발레오만도의 승리이고, 유성지회의 승리일 것입니다. 그리고 노조 탄압을 획책하는 자본가들에게 쇠망치를 내려치는 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