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화되는 동북아 군비경쟁:
사드 한국 배치는 더 큰 뇌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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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 이후 첨단 무기가 한반도 주변에 재배치되고 선제타격 등의 무시무시한 언사들이 난무하고 있다. 북한 핵실험이 위험천만한 것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동북아시아가 북한 핵 때문에 돌연 불안정해진 것은 아니라는 점 또한 분명하다. 군비 경쟁 추이만 살펴봐도, 이 지역에서 제국주의 국가 간 경쟁이 더한층 치열해지고 있음이 분명해진다.
동북아시아가 전 세계 군비경쟁이 가장 치열한 지역이라는 사실은 더는 새롭지 않다. 2015년 SIPRI
세계 군비 통계 현황에 따르면 아시아 국방 예산은 2010년 이후 25퍼센트 이상 증가했다. 영국의 국제전략연구소
공해전
동북아 군비 경쟁의 양상과 그 특징은 네 가지로 요약될 듯하다.
첫째, 동북아 군비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미국의 군사비가 2015년 전후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경우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한동안 군사비가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중국을 공세적으로 견제한다’는 ‘공해전’
애초에 ‘공해전’ 개념을 만든 이는 마셜 앤드류라는 핵 전문가다. 그가 착안한 ‘공해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장의 모든 부문에서 행동의 자유를 유지하고 전투에 유리한 입지를 조성해 주도권을 확보, 다음의 4단계를 통해 신속하게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1단계는 적의 공격을 방어하고 미국과 동맹군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2단계는 적의 눈을 가리기 위해 전투네트워크에 대한 군사적 타격을 실행하는 것이다. 3단계는 탄도무기와 같은 장거리 위협물들을 미사일로 타격해 제압하고, 4단계로 공중·해상·우주 그리고 사이버 영역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것”. 한마디로 바다와 하늘에서 미국의 위협이 될 무기들을 미사일로 타격해서 제압하기다. 이를 위해서라도 우주와 사이버 영역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미사일을 실은 공중 폭격기와 전투함·잠수함
물론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군사비가 소요된다. ‘그런데 어쩐다? 미국은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이를 감당할 능력이 안 되는데….’ 미국은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 아시아의 동맹국들에게 ‘혈맹비’를 요구해 왔다. 돈을 더 들이지 않고 같은 돈으로 더 넓은 지역을 포괄하는 것이
그런데 “최근 미국의 군비도 상승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비 증가는 두 항목에서 두드러진다. 군사위성 및 미사일방어체계
미국 | 러시아 | 중국 | 일본 | 한국 | 대만 | 북한 | 동북아계 | 세계 전체 | 동북아 % | |
---|---|---|---|---|---|---|---|---|---|---|
민간 | 17 | 6 | 5 | 15 | 0 | 0 | 43 | |||
상업용 | 214 | 32 | 10 | 17 | 1 | 0 | 274 | |||
정부 | 120 | 12 | 55 | 15 | 6 | 5 | 213 | |||
군사 | 161 | 85 | 46 | 5 | 1 | 1 | 299 | 359 | 83.3 | |
계 | 512 | 135 | 116 | 52 | 8 | 6 | 829 | 123 | 67.2 |
중국과 일본
둘째, 중국과 일본의 군비 경쟁이 각별히 2013년 이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의 변화는 매우 극적이다. 아래 그래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일본의 군사비는 2002년 이후 계속 줄어들다가 2013년 이후 급격하게 증가해 3년 연속 늘어나고 있다. 일본은 2013년 발표한 국가안보전략과 새로운 방위계획의 대강을 중심으로 미·일 동맹 강화 및 자위대 군사력 강화를 노골적으로 펼치고 있다. 물론 중국의 군사비도 거의 매년 두 자리 수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 | 규모 | 증감률 |
---|---|---|
2004 | 2,200.01 | 15.31 |
2005 | 2,474.96 | 12.50 |
2006 | 2,979.38 | 20.40 |
2007 | 3,554.91 | 19.30 |
2008 | 4,178.76 | 17.50 |
2009 | 4,951.1 | 18.50 |
2010 | 5,333.37 | 8.00 |
2011 | 6,027.91 | 13.02 |
2012 | 6,506.03 | 11.50 |
2013 | 7,201.97 | 10.70 |
2014 | 8,082.30 | 12.20 |
일본 및 중국의 군사력 증강 양상은 서로 강제하는 양상을 보인다. 일본 무기가 중국의 것보다 덜 노후화돼 있기에 중국은 본격적으로 신형 무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본이 MD 체계의 중요한 일부인 이지스함 추가 건조에 나서자 중국도 중국형 이지스함
MD 경쟁은 어떤가. 일본은 2003년 MD 체계를 도입한 뒤 해마다 1천억~2천억 엔이나 되는 예산을 미국의 신형 미사일을 구입하는 데 쓰고 있다. 중국도 중국판 MD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고 지난 8월 시험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일본의 군사비 지출 증대는 기존의 ‘점진적 재무장’의 틀 내에서 이뤄진 ‘조용한 군비 증강’과 비교했을 때 양과 질 모두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가리킨다. 필자는 무기수출 금지 해제가 낳을 파장에 주목한다. 베트남 전쟁 이후 일본경제가 아시아 내에서 일정한 분업구조를 만들었던 것처럼
중국의 빠른 속도의 군사력 증강은 특히 전투기 분야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중국은 1년 사이에 전투기를 3백40대나 더 늘렸다. 특히 중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숫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연도 | 2008 | 2009 | 2010 | 2011 | 2012 | 2013 |
---|---|---|---|---|---|---|
전투기 | 347 | 383 | 435 | 565 | 673 | 689 |
물론 이미 수천 기의 핵탄두 및 핵잠수함을 보유하고 있고 군비 규모가 171개국의 군비 총계의 절반에 육박하는 미국의 군사력에 비하면, 중국의 군비 규모는 미국의 6분의 1에서 7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방어적 차원’만의 대응으로 규정하는 일각의 시각은 부적절하다. 중국의 군사전략이 공세적으로 변화했음은 중국의 2015년 국방백서의 ‘적극적 방어 전략’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중국은 핵무기를 선제용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지만 2015년 국방백서에는 이 원칙이 누락됐다. 이미 2010년 중국군의 제2포병부대에 관한 내부 자료에서는 아예 “핵 정책의 조정”이라는 장이 등장한 바 있다. “핵 시설과 중요한 대도시 및 시설이 목표가 되었을 때, 그리고 국가존망의 위기가 조정되는 조건에서는 핵 정책을 조정했음을 적에게 명확하게 인식시킨다.”
다극화하는 경쟁
셋째, 새로운 출현진은 아니지만 예전 배우의 복귀도 주목할 점이다. 이제 아시아 중시는 단지 미국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최근 1~2년 동안 러시아는 분명 아시아로 ‘복귀’했다. 최근 태평양 함대에 신형 핵잠수함
이 모든 일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 벌어졌다.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국과 러시아 간의 긴장은 계속 고조돼 왔다. 미국이 유럽에서 이란 핵을 빌미로 MD를 구축하려 하자, 러시아는 MD 무력화를 위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넷째, 동북아의 군사강국 미·중·일·러 4개국뿐 아니라 동북아의 나머지 국가들
구분 | 중·장거리 탄도탄 | 전략잠수함 | 항모/구축함 | 폭격기/급유기 | 탄도탄 방어능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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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IR-ICBM +핵 450 | 핵잠 14+58 | 핵항모 10 구축함 84 | 폭격기 83 급유기 524 | PAC-3, 다수 THAAD 다수 Aegis SM-3 84 |
러시아 | IR-ICBM +핵 313 | 핵잠 11+25 공잠 20 | 재래항모 1 구축함 23 | 폭격기 79 급유기 20 | SH-11/08 S-300/400 2064 |
중국 | IR-ICBM +핵 74 | 핵잠 4+5 공잠 55 | 재래항모 1 핵항모 개발중 구축함 14 | 폭격기 82 급유기 13 | S-300 300+ |
북한 | IRBM +핵 ? | 핵잠 0 | 핵항모 0 구축함 0 | 폭격기 0 급유기 0 | 없음 |
일본 | 없음 | 핵잠 0 | 준항모 2 구축함 32 | 폭격기 0 급유기 4 | PAC-3 16+ Aegis SM-3 4 |
한국 | 없음 | 핵잠 0 | 핵항모 0 구축함 11 | 폭격기 0 급유기 0 | PAC-2 소수 |
대만 | 없음 | 핵잠 0 | 핵항모 0 구축함 4 | 폭격기 0 급유기 0 | PAC-3 6 |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주요 도시들은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공격 및 피격 범위 내
미국의 반전 감독인 올리버 스톤의 말마따나 자본주의적 경쟁은 개인의 정신마저 파괴하는데 “국가가 경쟁에 가담하면 수백만 명의 희생을 낳게 된다.” 미·일·중·러 제국주의 국가들의 첨단 무기들이 전쟁 억지력을 가져온다며 이를 “균형”과 “견제와 안정”이라는 점잖은 말로 포장하는 것은 두 가지 중의 하나로 귀결된다. 제국주의의 위장술에 현혹되는 것이거나, 중국이나 러시아가 미국보다는 동북아를 덜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진영논리에 빠지거나. 현실에서는 둘 다 부적절하다.
동북아시아야말로 고전적 제국주의의 논리가 날 것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경제 위기가 깊어지고 경제적 경쟁이 치열해질 때 갈등과 충돌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막판 협상과 조정 국면도 있다. 그러나 위기의 시대에 그 조정 국면은 급작스런 긴장의 전조 증상인 경우가 허다하다. 동북아시아에서 세 지역에서 그런 일들이 반복됐다. 남중국해, 동중국해, 서해로 이어지는 U자 모양의 지역에서 동북아시아의 군사대국과 다른 역내 국가들이 군사 충돌 직전까지 간 바 있다.
각종 제조업의 부품 생산이 겹쳐지고 있고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이 지역에서 군사비 증강 경쟁 또한 높아만 가고 있다. 이에 한국 사드 배치는 중요한 뇌관이 될 것이다.
거대한 반제국주의 운동만이 죽음과 파괴에 투자하는 이 미친 경쟁을 끝장낼 수 있음을 역사는 보여 줬다. 우리는 아직 그 운동의 출현은 동북아시아에서 대면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그 운동의 출현을 준비하는 데서 자본주의와 국가 간 경쟁 동학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과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