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혁명적 사회주의자가 신간 《코빈 동지》를 평한다:
“코빈의 평판을 떨어뜨리는 것을 핵심 목적으로 삼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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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좌파 제러미 코빈”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는 신간 《코빈 동지》(책담)가 화제다. 그러나 영국의 혁명적 사회주의자 존 더프는 이 책이 코빈(과 좌파)에 대한 우파적 공격을 의도하고 있다고 평한다.
이 책은 전혀 읽을 만한 책이 아닌데, 혹여나 읽더라도 제러미 코빈을 제물 삼아 좌파 일반에 대한 공격이 벌어지는 맥락을 감안하고 봐야 한다.
이 책의 저자 로자 프린스는
이 책은, 정치에 관심이 별로 없지만 스스로를 자유주의자라 생각하는 사람들 층에서 코빈의 평판을 떨어뜨리는 것을 핵심 목적으로 삼은 책인 듯하다. 이런 사람들을 공략하려면 저자는 코빈을 비난하면서도 자신이 많은 정보에 기초해 있고 공평무사해 보이게끔 해야 한다. 그런데 코빈은 알면 알수록 매우 품위 있고 정직하며 일관되고 원칙적인 정치인으로 보이는지라 저자의 노력은 어려움에 직면한다.
저자는 목적을 달성하려 갖은 술수를 쓴다. 코빈의 “친구들”의 말을 인용하고서 곧이어 비판적인 논평을 찾아 제시하거나 프린스 자신의 비판을 덧붙이는 반면, 코빈을 비판하는 인용구에 대해서는 반론을 덧붙이지 않는 식이다. 또 저자는, 코빈이 “용납할 수 없는” 단체의 대표자들을 만났거나 만나려 한다면서, 아일랜드공화국군
프린스는 자신이 독자로 상정한 층이 가진 편견도 활용한다. 코빈의 부모가 부자였다느니 코빈이 자란 교외의 집이 어디에 있고 얼마나 크다느니 하는 부분을 매우 강조하는 것이다. 코빈 집안이 빈곤층이었던 것은 분명 아니지만
반면 이 책은 코빈을 움직이는 동력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보여 주는 데는 완전히 실패했다
이 책은, 수십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코빈에게 표를 던지고 코빈을 지지해 노동당에 입당한 이유가 무엇인지 저자 자신이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드러낸다.
저자는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사회주의를 어떻게 이룰지를 두고 코빈과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사람이 제도권 정당의 수장으로 있다는 사실만큼은 좌파 전체가 환영할 일이고 우파들에게는 골치 아픈 일이다. 다음 선거 때까지 코빈은 보수당·언론·노동당 우파의 집요한 공격을 받게 될 터인데, 이 책은 그런 공격이 어떻게 벌어질지를 보여 주는 예고편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