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소속 국립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1백여 명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하루 파업을 하고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현재 국립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 예산안은 국회 해당 상임위를 통과한 상태이다.

국립학교는 워낙 소수(전국 41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5백39명)인데다가 전국에 뿔뿔이 흩어져 있어서 노동자들이 한 곳에 모이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아마 박근혜 퇴진 운동이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높이는 데 좋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사진 출처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국립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중 차별’에 고통받고 있다. 정규직과의 차별도 서러운데, 같은 지역의 공립·사립학교 비정규직보다도 근무시간과 휴일, 각종 휴가, 유급병가 등 모든 면에서 처우가 열악하다.

명절휴가비는 연 40만 원으로 70만 원인 공립학교보다 적다.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정기상여금(평균 50만 원)을 지급하기 시작했지만, 국립학교에서는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옛 육성회, 특수교육실무사, 전문상담사, 돌봄전담사 노동자들은 보수표 적용이 제외돼, 학교 별로 처우가 제각각이거나 심지어 기본급이 동결되고, 처우 개선 수당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국립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국립학교 싫다. 공립학교로 전환하라” 하고 요구할 정도이다.

이렇게 국립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중 차별에 시달리는 까닭은 이들의 사용자인 교육부가 예산 부족을 핑계로 지원을 거부해 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교육부가 스스로 발표한 ‘2016년 학교비정규직 처우 개선 대책’조차 국립학교에서는 무시했다. 교육부는 국립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단체협약을 한 번도 맺지 않고 있다.

박근혜가 주범인 부패 스캔들을 목도하며, 노동자들은 그동안 정부가 예산이 없다며 계속 지원을 거부해 온 행태에 매우 분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국립학교와 공립학교 비정규직 간 차별을 해소하는 데 드는 예산은 8억 원이면 된다고 한다.

충북의 국립초등학교에서 일하는 한 조합원은 박근혜 정부를 신랄하게 성토했다.

“이렇게 추운 날 사랑스런 아이들에게 따뜻한 국 한 그릇 떠 주지 못 하고 빵을 먹게 한 것에 가슴이 찢어진다. 하지만 우리를 돌봐야 할 교육부는 우리를 버렸다. 어제 최순실 예산 1천7백억 원이 삭감됐다는 뉴스를 들었다. 1천7백억 원의 1퍼센트면 우리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에게 줄 돈이 없다고 한다. 너무 화가 난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이 세상을 바꿔보자.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될 때까지 파업하겠다.”

국립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박근혜는 “우리들의 사용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선포했다. 또, “이중 차별을 해소하고, 진짜 정규직 만드는 교육공무직법 쟁취할 때까지, 그리고 박근혜 정권 퇴진까지 힘차게 계속”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노동자들은 집회 후 새누리당사 앞까지 행진을 했다. 행진 내내 ‘박근혜는 퇴진하라’ 구호를 열심히 외쳤다.

최순실 예산의 1퍼센트

박근혜 임기 동안 최선두에서 박근혜에 맞서 저항해 온 조직노동자들이 박근혜 퇴진 운동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의의가 크다. 안명자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장의 지적처럼, 올해 4월 초 진행된 교육공무직본부의 파업은 4.13 총선에서 여소야대 국회를 만드는 데 한몫했다.

11월 11일 대구 지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단체교섭 체결과 정기상여금 지급, 직종 통합과 인력 감축 반대 등을 내걸고 하루 파업을 한 바 있다. 대구 지역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교육청의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이후 전면적인 투쟁에 나서겠다’ 하고 밝히기도 했다. 박근혜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노동자들이 파업을 계속한다면, 그 정치적 의미는 더욱 클 것이다.

노동자들이 박근혜 퇴진 거리 항의 시위에 참가하고, 더불어 작업장에서 자신들의 고유한 요구를 내걸고 (파업)투쟁에 나서는 것 자체로도 박근혜 퇴진 운동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박근혜 정부의 위기를 기회 삼아 공세적으로 투쟁에 나설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