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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불법 파견 철폐 투쟁

지난해 5월과 8월에 거쳐 민주노총 금속연맹과 현대차비정규직노조, 현대차정규직노조는 울산·전주·아산 공장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현대차 사측의 불법파견을 집단 진정했다.

현대차 사측의 눈치만 보던 노동부는 4개월이 지나서야 1만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노무현의 경찰은 비정규직 노조 사무국장 서쌍용 동지를 구속했고 현대차 사측은 비정규직 노조에 대한 집회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런 탄압 속에서도 1월 18일 5공장 도장부 비정규직 노동자 1백여 명이 비정규직 노조 활동가를 해고하려는 사측의 도발에 맞서 기습적인 파업에 들어갔다. 그러자 순식간에 5공장 전체가 멈춰 섰다. 이 파업은 정규직 대의원들의 호소로 확산될 기미가 보였다. 투쟁 속에서 80여 명이 비정규직 노조에 가입했다.

그러나 사측은 1백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 농성 중이던 탈의실을 자물쇠로 잠그고 경비대 5백여 명을 동원해 탈의실 밖을 봉쇄했다. 이어서 불법적으로 ‘한시 계약직’ 대체 인력을 투입해 공장 가동을 정상화했다.

이제 현대차 사측과 노무현 정부의 대대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농성장 침탈과 폭행에 이어 농성에 결합한 5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1백여 명이 해고되고 1백18명이 형사 고발됐으며 87명에게는 40억 원의 손배소가 내려졌다.

2월 7일 울산지방법원은 비정규직노조가 울산공장 5미터 내에서 집회·시위를 할 경우 강제 퇴거당하거나 벌금을 내라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설이 지나고 2월 13일 비정규직 노조 안기호 위원장은 경비대에 강제 납치돼 전신을 구타당하며 동부경찰서로 끌려갔다.

기아차 비리와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에서 일어난 충돌을 빌미로 지배자들과 언론은 한 목소리로 모든 민주노조와 대기업 노동자들을 몰아세웠지만 정작 ‘비정규직을 등쳐먹는 진정한 폭력배’는 바로 이들이었던 것이다.

현대차 사측은 5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에 정규직 노동자들이 연대하려는 조짐이 보이자 홍보물 〈함께 가는 길〉을 통해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과 잔업 거부 투쟁은 정규직의 고용불안을 초래한다”고 악선전하며 노동자들을 이간질시켰다. 비정규직 노조에게 “우리 회사의 미래와 직영 여러분의 고용이 안중에나 있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 사측은 지난 IMF 때 노동자 1만여 명을 ‘희망 퇴직’이라는 이름으로 해고하고 비정규직으로 내몬 장본인이다. 이들은 일단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열을 부추겨 비정규직을 공격한 다음, 다시 정규직을 공격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런 분열 책동에 현대차정규직노조는 진지하게 맞서지 않았다. 정규직 노조는 투쟁 내내 생색내기식 행동만 하고 정작 파업에 대한 대체인력 투입을 막지 않았다.

“현대차노조는 … 불법파견 문제를 근본적으로 저지하지 못하고, 때로는 방치하고, 때로는 부분적인 합의를 해 준 사실을 국민 앞에 고백하고 깊이 반성한다”(1월 17일, 현대차노조 전·현직 위원장 기자회견)던 말이 무색해진 것이다.

결국, 비정규직 노동자 최남선 씨가 분신을 하고 “숫자가 많지 않아도 좋으니까 제발 연대 좀 해 달라 … 우리도 떳떳하게 현대차 본관 앞에서 정규직처럼 집회를 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안타까운 일까지 벌어졌다.

이후 뒤늦게나마 정규직 노조 대의원 대회에서는 ‘불법파견 원·하청 연대회의’ 구성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정규직 노조의 형식적이고 소극적인 연대 속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은 고립된 채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든 정규직노조의 연대를 끌어내기보다는 정규직노조의 투쟁 회피를 폭로하는 데 더 치중하는 듯한 현대차비정규직노조의 전술에도 아쉬움은 있었다.

5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1백여 명과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지금도 불법파견에 반대해 영웅적인 투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의 정규직·비정규직 활동가들은 지금까지의 불법파견 반대 투쟁에서 쓰디쓴 교훈을 이끌어 내야 한다.

노조 지도부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 투쟁을 건설할 것을 요구하고, 비판할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이 현장에서 그것을 건설해야 한다.

정동석(현대차 조합원)


현대차 아산·전주 공장

현대차의 대대적인 탄압(울산 49명, 아산 48명 징계 및 해고, 5공장 노동자 전원에 대한 해고 통지, 1백18명 형사 고발, 5공장 87명에 대한 손배소)과 만행(농성장 침탈 시도, 회유·폭행 등)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의 불꽃은 시들지 않고 있다.

투쟁은 2월 4일 아산 공장 정문 앞에서도 이어졌다. 이 날 현대차 3개 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 3백여 명을 포함해 하이닉스 매그나칩을 비롯한 금속연맹 소속 7백여 명의 노동자들이 총력 투쟁의 결의를 달구었다.

권수정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위원장 직무대행은 “우리의 투쟁은 정규직과 어깨 걸고 신자유주의에 파열구를 내는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불법파견 반대 투쟁의 승리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는 정규직 노조의 연대다. 실제 지금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잔업 거부는 단 한 개의 라인도 멈추지 못하고 있다. 정규직 노조와 활동가들이 보다 확고하게 대체인력 투입을 막고 연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산 공장에서는 이미 1월 3일 이후 잔업 거부와 부분 파업을 계속해 오고 있다. 아산 공장의 경우 특히 불법과 폭력이 난무했다. 사내하청지회의 농성장은 늘 구사대, 경비에 의해 폭력 철거됐다. 사내하청지회 간부들은 구타당하고 경찰에게 넘겨졌고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지난해 말에는 심지어 ‘경비 4조’라는 노조 사찰 전담 폭력 경비들을 입증하는 자료가 폭로됐다.

전주 공장은 아직 노조 결성 전 단계에 있지만, 불법파견 판정 이후 정규직 노조와 함께 아침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정규직과의 연대도 잘 이뤄지고 있고 20여 명의 민주노동당 당원들도 연대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초인적인 투쟁의 빛이 꺼지지 않고 대지를 사르는 불이 될 수 있도록 크고 작은 연대 행동들을 조직하자!

이병무


민주노동당 김혜련 중랑갑 지역위원장 폭행 사건

민주노동당 중랑갑 지역위원회 김혜련 위원장은 지난 1월 19일 중랑 지역의 장기 파업 사업장인 정오교통 택시 노동자들과 농성장에서 잠들어 있던 사이에 사측이 사주한 용역 깡패들에 의해 사지가 들려 끌려나오던 중 바지가 벗겨지고 목과 척추에 부상을 입었다.

파업 농성 중이던 노동자 9명도 부상을 당했다. 중랑 경찰서 서장 등 경찰들이 용역 깡패들의 침탈 현장에 있었지만 “사장이 자기 회사를 찾으려는데 무슨 상관이냐”라며 용역과 구사대의 폭력을 묵인해 줬다.

민주노동당은 즉각 제3당에 대한 정치 탄압에 항의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는 민주노동당 최고위원과 서울시당 위원장 등 40여 명이 넘는 당원들이 참여했다.

민주노동당 박인숙 최고위원은 “구사대의 폭력 만행을 경찰이 수수방관하고 노동자, 여성, 인간으로서의 기본 권리를 무참히 짓밟는 이 정부에 분노”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은 2차 성명을 통해 “중랑서는 장기파업을 벌이고 있는 정오교통 노동자들과 지자체·총선에 출마한 김혜련 위원장이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폭행을 사주한 정오교통의 사장을 피해자로 수사하고 성추행과 폭행을 당한 김혜련 위원장에 대한 피해자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을 수 없다”하고 규탄했다.

기자회견 이후 서울시당은 1월 31일부터 지역위원회 위원장들이 돌아가며 중랑경찰서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한 중랑경찰서장을 국가인권위원회에 고발하고 중랑서장의 사과와 현장 책임자의 징계를 요구하는 2차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최인찬


정립회관 투쟁

지난 2월 7일 ‘정립회관 민주화 투쟁 승리 보고 대회’가 열렸다. 광진구청이 제시한 중재안에 노조와 사측이 전격 합의함에 따라 2백31일 간의 점거농성이 마무리된 것이다.

합의문에는 시설 정상화 이후 적절한 시기에 이완수 관장 퇴임, 8명의 노동조합 징계자 중 7명에 대한 징계 완화와 1명 해고, 쌍방간 고소고발 철회, 추가 고소 및 징계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점거농성을 사수해 온 조합원과 중증장애인들은 관장의 즉각 퇴진과 민주적 운영구조 마련, 노조활동 인정 등 당초의 핵심 요구 사안을 만족할 만큼 얻어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관장 연임을 통한 사회복지시설의 사유화를 막아내고, 끈질긴 투쟁으로 서울시와 광진구청의 중재를 이끌어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지난한 싸움의 대가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장애인과 노동자 연대의 물꼬를 튼 좋은 사례가 됐다.

투쟁에 연대한 많은 노동자들과 장애인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차이보다 고용자와 피고용자 간의 간극이 더 크다는 점,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문제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다.

정립회관 공대위는 이완수 관장이 퇴진할 때까지 계속 유지될 예정이다. 해고될 조합원의 복직 투쟁과 함께 정립회관 시설 민주화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

홍이선


천지산업 노조의 이주노동자 연대

천지산업 구로 공장에는 10명의 중국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있다. 회사는 얼마 전 토요일에 이주노동자들을 밤 8시까지 작업시켰다. 조합원이 이를 알려 오자 노동조합은 현장으로 달려가 작업을 중지시키고 이주노동자들을 퇴근시켰다. 그리고 회사에 강하게 항의했다.

그 뒤 이런 일은 더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사출공정에서 근무하는 두 명의 이주노동자들에게 회사가 가혹한 강도의 노동을 강요한 사실이 드러났다.

같은 공정에서 근무하는 조합원들은 그들이 그 동안 가혹한 노동 강도에 시달려 왔다는 사실에 놀랐고 “회사 놈들이 사람 잡을 생각이 아니라면 어떻게 일을 그렇게 무식하게 시킬 수 있냐” 하고 분개하는 조합원도 있었다. 노동조합은 노무과장과 제조부 간부를 만나 이주노동자에 대한 가혹한 착취에 대해 분명한 경고를 보냈다.

사실 현장의 이주노동자들과 한국 노동자들 사이엔 감정이 썩 좋질 않았고 다툼도 종종 있었다. 노동조합에서 투쟁할 때면 이주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일했고 잔업 특근 물량도 회사는 그들을 이용해 수시로 처리해 버려, 잔업 특근이 줄어든 한국 노동자들은 이주노동자들을 향해 분통을 터뜨리곤 했다.

이주노동자들은 불안정한 조건 때문에 싸움이 크게 확산되지 않길 바라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이주노동자에게 불편한 감정을 지닌 일부 한국 노동자들의 비협조로 회사를 좀 더 효과적으로 타격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노조 총회에서 나는 발언권을 얻어 최근 벌어진 이주노동자에 대한 회사의 가혹한 착취와 그에 대한 조합의 투쟁을 보고하고, 이주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적극 개입하고 연대해야 함을 주장했다.

일주일 뒤 이주노동자들과 노동조합 간부들과의 간담회가 이뤄졌다. 간담회에는 조합 사무실 출입을 꺼리던 이주노동자들도 모두 참석했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주노동자들은 있을지 모를 임금체불(그들 대부분이 4월경 출국을 앞두고 있다)에 대해 조합의 도움을 요청했고 우리는 기꺼이 돕겠다고 했다.

이번 투쟁으로 이주노동자들은 부당한 처우를 받을 땐 멀리서 찾을 필요 없이 가까운 곳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친구가 있음을 알게 됐을 것이다.

우리 조합원들도 이주노동자들을 적대시하거나 방관하는 게 아니라 그들과 연대해야만 더 효과적으로 회사와 투쟁할 수 있다는 진실을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가 됐으면 한다.

박경석(천지산업노조 조직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