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화성 사내하청분회가 3월 31일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4시간 조퇴 파업을 하고 금속노조와 함께 서울 상경 투쟁을 한다. 분회 집행부는 조합원 간담회, 대의원 현장순회, 중식 홍보전 등 조직에 한창이다.

그동안 화성분회는 사측과 기아차지부 집행부, 소하리·광주 사내하청분회 집행부가 지난해 10월 합의한 신규채용에 반대해 투쟁해 왔다. 법원 판결에 따르더라도, 자동차 제조업에서 파견은 명백히 불법이므로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신규채용은 사내하청 노동자 일부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그것도 그동안의 근속·체불임금·공정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신입사원으로 채용하는 제도다. 정몽구에게는 불법파견의 면죄부를 주고, 노동자들은 적은 신규채용 자리를 두고 서로 경쟁하고 반목하게 만드는 것이다.

정규직 집행부는 사내하청분회와 함께 정규직 전환 투쟁에 나서야 한다. 사내하청분회의 현장 순회 모습. 

따라서 화성분회가 굳건하게 신규채용 합의에 반대하며 투쟁하고 있는 것은 완전히 정당하다. ‘몇 해 전에 이미 현대차에서 신규채용이 관철됐으므로 기아차도 어쩔 수 없다’는 논리도 있지만, 기아차는 사내하청 노동자 3천여 명이 조합원으로 조직돼 있고, 정규직까지 합치면 그 힘이 막강하다. 현대차의 잘못된 전철을 따를 이유가 전혀 없다.

반갑게도, 지난 2월 10일 항소심에서 다시 한 번 기아차 불법파견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화성분회가 올바르게 정규직 전환을 요구해 온 덕분이다. 최근에는 ‘2심 판결과 상관 없이 추가 협상은 절대 없다’던 사측이 신규채용 후속 협의라는 명분으로 특별 교섭을 재개했다. 이는 화성분회의 투쟁 성과이자,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 속에서 정몽구의 뇌물 제공, 불법파견 등의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덕분이기도 할 것이다.

이런 점들을 봤을 때, 화성분회 집행부가 3월 31일 검찰청 앞으로 가 정몽구의 불법을 단죄하라고 촉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투쟁이 좀 더 전진하려면 이날 4시간 파업을 시작으로 생산 현장에서 직접 결판을 봐야 한다. 기층의 분회 조합원들을 더 자주 집회와 파업으로 결집시키고, 지금 진행하고 있는 비조합원 조직화에 힘써 힘을 키우고, 정규직 활동가·조합원들의 연대를 끌어내 함께 사측에 맞서는 것이 필요하다.

강제 공정 재배치

최근 재개된 교섭에서 노조 측 교섭대표인 부지부장은 ‘불법파견 전원 정규직화’와 ‘신규채용 확대’를 주장하며 모순된 두 가지 요구를 내놨다. 지부 집행부는 그동안 신규채용 합의를 대단한 성과인 양 치장을 하다가, 법원 판결로 자신의 배신적 합의가 궁색해지자 은근슬쩍 정규직 전환 요구를 끼워 넣은 것이다.

그러나 만약 김성락 집행부가 자신의 잘못을 조금이나마 만회하고자 한다면, 신규채용 합의 폐기를 선언하고 정규직 전환을 위해 분회와 함께 투쟁에 나서야 한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강제 공정 재배치를 위한 실사부터 중단해야 한다.

강제적 공정 재배치는 일부 노동자들을 신규채용 하는 데 필요한 준비 작업의 하나다. 사측은 작업 지시·관리 체계상 신규채용자들을 특정 작업공정으로 모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분회 조합원의 상당수가 신규채용 응시와 상관없이 여기저기로 공정을 옮겨야 한다.

이는 “전환배치 시 조합과 합의”해야 한다는 분회의 단체협약을 위반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 지부·화성지회 집행부는 신규채용 합의를 지키려고 공정 재배치 추진을 밀어붙여 원성이 자자하다.

지회 집행부가 김성락 집행부를 핑계 삼아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지금 당장 공정 재배치 시도를 중단하고 정규직 전환 투쟁에 함께 나서야 한다.

기아차의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투쟁의 승리를 위해서는 법원 판결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파업 투쟁을 건설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경제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지 않고서는 정몽구의 양보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활동가들의 구실이 중요하다. 분회의 투쟁을 지지·엄호하면서 기층에서 단결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정규직 집행부가 분회의 투쟁을 외면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화성공장의 활동가들은 원하청 공동 투쟁의 전통이 있다. 자랑스런 전통을 되살려 정규직 전환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실천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