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살인법 제정하라 "건설업 연간사망 642명"  
  • 2014년 5월 24일 수원 광교 타워크레인 사고 2명 사망
  • 2017년 5월 1일 거제 삼성중공업 타워크레인 사고 6명 사망 22명 중상
  • 2017년 5월 21일 남양주 타워크레인 사고 2명 사망 3명 중상

노동자가 죽어나가는 ‘사고’는 늘 예견된 “살인”이다.

얼마나 죽일텐가! 언제까지 “살인”을 계속할 건가! “연쇄 살인”의 끝은 어딘가?

이윤 축적을 위한 과정에서 생기는 모든 ‘사고’는 예방 가능하다. 그러나 돈 때문에 사람을 죽여 놓고 ‘사고’였다고 우기는 것은 연쇄 살인, 무더기 살인을 당연시하는 범죄 체제가 하는 말이다.

 사람들은 묻는다! ‘저 위에 어떻게 올라가냐? 쉴 때는? 응가는?’

 우리는 우스개 답을 한다! “화장실, 샤워장, 침대, 엘리베이터 다 있어요.” 서글픈 바램일 뿐인데!

저 좁은 공간에 쳇바퀴 돌리는 다람쥐처럼 노동자를 가둬둔 채 사장들은 최대치의 이윤을 찾아 우리를 옥죈다

타워크레인 임대업자들은 돈을 가지고 투자처를 찾지만 사회물정이 어두운 명예퇴직자, 정년퇴직자 등에게 중고 타워크레인을 수입하게 하고 중간에서 브로커(상인, 임대업자)로서 차액을 챙긴다.

이렇게 수입된 중고 타워크레인은 싱가포르나 태국 등지의 바닷바람에 수년간 노출돼 온통 부식이 돼 있다. 그래도 신규 등록일은 독일 건설장비 기업 리페르에서 수입한 신품과 같은 년식으로 둔갑된다.

개인이 구매해 타워크레인 임대사가 대여하는 타워크레인에서 고장, 사고 등이 발생하면 임대사는 개인 소유 장비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거나 최소화 하려 든다.

부실 검사

 타워크레인을 검사할 때는 적어도 40미터에서 50미터에 이르는 기본 높이를 세운 후 마스트 상태(구조 검토서, 비파괴 검사서) 연결 부위, 지브, 웨이트, 전기장치류, 제동장치, 조종실 상태 등을 철저히 검사해야 한다.

그러나 기업 규제 완화에 ‘힘 입은’ 검사 제도는 임대사가 편한 날 편한 검사 업체를 선택해 검사할 수 있으며, 그나마 대부분의 과정을 생략한 채 베이직 마스트와 한 두 단의 기본마스트만 연결되면 검사가 가능해졌다!

이 같은 부실 검사로 검사필증이 부여되면 검사하지 않은 부분에서 이뤄지는 작업 과정에서 마스트 연결 부위가 불량해지고 상부의 제동장치 해제가 안 돼 타워크레인이 바람에 밀려 넘어가기도 한다.

기업 규제 완화는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타워크레인 조종원을 채용하고는 단체협약에서 합의된 일당에서 점심 식대를 깎고 자른다. 연차수당마저도 깎는다. 단협 협상 과정에서 강요한 연장노동수당마저 몇 푼에 ‘퉁친다’.

계절에 따른 체온 유지 기구마저 타워크레인 조종원 개인 비용으로 구매한다. 냉방기는 아예 없기도 하고, 십 년 넘은 에어컨이 붙어 있는 타워크레인에서는 냉매가스조차 비었다.

조종장치의 불량, 불결(버글버글 녹이 떨어짐), 투시창의 불투명, 작업용구 미지급, 휴게실 미설치, 이 모든 것들의 사전 정비와 관리는 이윤의 극대화 논리 앞에서 사라져 버린다.

임대사들은 심지어 작업장치 모터에 들어가는 부속류 두어 개를 교체(공임비 포함 20만 원 소요)하고는 ‘모터를 통째로 갈았다(3백~4백만 원 소요)’ 하며 보험 사기까지 저지른다.

타워크레인 임대사들은 건설사와의 계약에서 1인당 인건비를 적게는 6백70만 원에서 많게는 8백30만 원까지 받는다. 그러나 세금 원천징수 후 조합원에게는 4백20만 원에서 4백70만 원을, 비조합원에게는 2백만 원에서 3백70만 원을 지급하며 차액은 착복한다.

이것이 타워크레인 임대사가 임대수입 외에 자산을 늘리는 일반적인 방식이다.

설치·해체하는 팀은 타워크레인 조종 자격을 가지고 설치·해체 작업을 해야 한다. 그런데 한 사람 당 수십만 원 하는 인건비를 줄여서 차액을 착복하고픈 임대사와 노후 장비의 조종을 피하고 싶어 하는 설치·해체팀, 그리고 거래 관계를 지속해야할 필요성이나 타워크레인 조종자격자가 없는 경우 등이 맞아떨어지면서 타워크레인 조종 경험이 없거나 풍부하지 못한 타워크레인 노동자에게 설치·해체 작업이 강요된다.

그 뿐인가? 이틀 분 작업을 하루에 해치우는 일이 다반사다.

타워크레인은 사고로 이어지면 파장이 매우 크다.

타워크레인이 도심 한가운데서 넘어진다면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런데도 법·제도의 부실, 사회구조적 모순 등 복합적 요인이 얽혀서 ‘사고’가 난다.

몇 년 전 경기광주 냉동창고 산업재해 때, 사장은 죽은 사람 1명 당 벌금 50만 원을 물었다. 삼십여 년 전 변변한 마스크도 없이 일하다가 석유가스에 뇌가 녹아 내렸던 원진레이온 노동자들, 아직도 진행형인 반도체 희생 노동자들, 십만 원짜리 안전 난간을 설치하지 않아서 흐르는 용광로에 빠져 죽은 제철 노동자, 솜방망이 조사로 연쇄살인이 방치된 타이어 공장 노동자들.

 노동자의 삶을 파괴하고 영혼을 빼앗아도, 돈이면 다 되는 잔혹한 이윤 체제의 희생자들이다.

대부분의 언론 매체는 앵무새처럼 ‘안전 불감증’, ‘안전 의식 부재’, ‘안전 무개념’ 등의 단어만 떠벌릴 뿐, 무한 이윤 추구 체제가 사고의 원인임은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흉측한 사회가 저지르는 “살인”이 상습이 되건, 떼로 죽이건, 연이어 죽이건 진정한 이유는 애써 피한다.

나는 일하는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의 위험성을 지적했던 적이 있다. 그러자 타워크레인 임대사는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했다. 단체협약과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일용 노동자로 세무보고를 하고, 세금 탈루로 인해 부과될지도 모를 과태료 3백만 원을 내게 덮어씌우려는 파렴치한 짓을 했다. 

나는 조각조각 지급되는 왜곡된 임금 체계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벌인 끝에야 승리할 수 있었다. 타워크레인 임대사들의 횡포는 독하게 싸워야만 끝낼 수 있다.

이처럼 형편없는 업체들을 비호하면서 건설 노동자들의 피와 땀과 살점과 뼈로 건물을 올리며 더 큰 이윤을 챙기는 게 건설 자본이다.

산업재해는 살인 미수와 살인죄로 가중처벌 돼야 한다. 이윤 체제를 폐지할 때 노동의 아름다움을 되찾을 수 있다.

기업살인법 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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