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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의 목소리 <다함께>

락카룸에 있는 조그만 나의 사물함에 〈다함께〉를 넣어 두고 혼자서 한 번씩 꺼내 보다가 용기를 내 주변 동료들에게 권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였다.

평소 동료들이 휴식 시간에 하는 얘기들은 대체로 연예, 스포츠, 연애 같은 것들이었는데, 탄핵 정국 때에는 정치적인 주제가 대화에 끼어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거대한 대중투쟁을 통해 정치화한다는 진리는 나의 작은 락카룸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노동조합이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할 것을 독려하지 않았는데도 개인적으로 그 집회에 참가한 경험을 말하는 동료들도 있었다.

이 무렵에 나는 사물함에 있던 신문을 꺼내들어 동료들에게 다가갔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나는 그 전 만해도 투쟁 경험이 없는 동료들이 이런 급진적인 신문을 받아보리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신문은 아주 손쉽게 동료들의 손에 건네졌다.

당시 〈다함께〉 신문은 동료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익을 반대하지만 노무현 정부도 지지하지 않았던 노동자들에게 〈다함께〉 신문은 훌륭한 길잡이 구실을 했다.

노무현 정부를 지지하던 동료들도 신문을 거부감 없이 읽었다.

금호타이어 정규직과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연대 투쟁이 승리한 경험을 신문에서 읽은 한 동료가 노조 회의 시간에 그 사례를 소개한 일도 있었다. 그 동료는 우리도 노동조합 안에서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정기구독자다.

〈다함께〉가 내 사물함에서 동료들에게 건네지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거대한 투쟁의 시기뿐 아니라 일상적인 쟁점에 기권하지 않고 주변 동료들과 꾸준히 정치적인 대화를 나눈다면, 당신도 나처럼 가슴 설레는 첫 경험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