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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에 편승하며 인권을 인질 삼는 퇴행을 멈춰라’ 기자회견:
국회의원들의 동성애 혐오 선동을 규탄하다

9월 19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혐오에 편승하며 인권을 인질 삼는 퇴행을 멈춰라! 인권, 시민사회단체 대국회 규탄 기자회견’ ⓒ조승진

인권, 시민사회단체 대국회 규탄 기자회견 ‘혐오에 편승하며 인권을 인질 삼는 퇴행을 멈춰라’가 9월 19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열렸다.

국민주도헌법개정전국네트워크(준),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주최한 이번 기자회견에 40여 명이나 참가했다. 노동자연대 회원도 10명이 참가했다. 청년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이들은 최근 국회의원들이 공공연히 혐오 발언을 쏟아 내는 것에 대한 분노를 보여 줬다. 참가자들은 “혐오를 조장하는 국회는 각성하라”,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국회를 규탄한다”고 외쳤다.

주최 단체들은 국회가 “반인권 경연장”이 돼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보수 정당들은 동성애 혐오를 보수 세력 결집 수단으로 삼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정당들은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 의견이나 양심적 병역 거부 대체복무제 도입 의견 등을 문제 삼아 김이수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를 낙마시켰다.

자유한국당 의원 이채익은 대법원장 인사청문회에서 동성애를 소아성애, 시체상간 등 성도착증으로 취급하는 경악할 만한 발언을 쏟아 냈다. 국민의당 의원들도 우익들이 주최하는 동성혼 반대 집회에 참가해 혐오 선동에 가세하고 있다. 개헌특위가 주최하는 토론회에서 우익 단체들이 무슬림 혐오 등을 부추기거나 반동성애 캠페인을 벌이는 일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김이수 임명 동의안 부결에 책임을 물을 뿐, 혐오 선동에 대해서는 침묵해서 분노를 더욱 키우고 있다.

첫 발언에 나선 국민주도개헌법개정전국네트워크(준)의 정책자문위원인 한상희 교수는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종북, 빨갱이 등을 과거에 사용했듯이 지금 동성애 혐오 등을 이용하고 있다” 하고 비판했다. 또한 일부 종교 단체들의 동성혼 반대 목소리가 판을 치는데도 방치·방임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인권을 빌미로 해서 정략적 이해관계를 따지는 일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박한희 변호사는 국회가 인권에 대한 신념을 문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소수자 인권, 양심적 병역 거부, 진보당 해산 등에 대한 입장을 문제 삼는 것은 당연한 인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 주장하고, ‘소수 의견’을 문제 삼는 정치인들이 보수 단체 집회에 참가해 혐오 발언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인 것은 단순히 정권 교체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혐오 없고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를 꿈꾸었기 때문이라며 국회가 인권의 가치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무지개행동 이종걸 집행위원은 “지금 국회에서는 혐오 선동 대잔치가 벌어지고 있다”며 국회의원들이 동성애 혐오 선동에 나선 것을 규탄했다. 특히 자유당 이채익의 동성애 혐오 발언과 “동성결혼 반대를 위해 교인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국민의당 박지원의 발언을 강력히 비판했다. 또한 “민주당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책임이 없다 할 수 없다” 하고 주장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은 “안보 위기라고 하는데 정당들이 전쟁을 선동하고 국방부 장관이 맞장구치고 있다” 하고 비판했다. “다시 국회를 상대로 싸우고 촛불을 들어야 하나”라며 답답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인권에 대한 신념을 정치적 편향으로 둔갑시키는 것, 동성애를 인사 검증 수단으로 삼는 일을 중단할 것과 무슬림·동성애 편견을 조장하는 혐오 선동세력에 단호히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성소수자 혐오 선동 중단하라 ⓒ조승진
ⓒ조승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혐오를 조장하는 국회를 규탄하고 있다 ⓒ조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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