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3일 경의중앙선에서 시험 운전 중이던 열차 두 대가 추돌해 기관사 한 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당했다.(본지 9월 15일치 기사 ‘경의중앙선 기관사 참사 사고: 기관사 목숨을 담보로 무책임한 시운전 강행한 책임자를 처벌하라’를 참고하시오.)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촉박한 개통 시기에 맞춰 무리하게 시험 운전을 강행하던 중, 신호 시스템 오류로 일어난 참사다. 자동 정지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두 기관차가 추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험 운전이 강행됐다.

9월 18일 철도노조 전국운전지부 확대간부회의 ⓒ출처 철도노조

철도노조는 9월 18일 운전지부(기관사들의 지부) 확대간부회의를 열었다. 지부장뿐 아니라 지부 임원들까지 모이는 자리였다. 철도노조에는 운전지부가 20여 개 있는데, 이날 확대간부회의에는 100명이 넘게 모였다. 연차를 쓰고 휴일을 반납하며 모였다. 이번 사고에 대한 기관사들의 분노가 상당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노동자들은 “기관사가 마루타인가? 추돌 안전 테스트의 마네킹인가?” 하며 기관사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무리한 시험 운전에 울분을 토했다. 또한, “사고로 사람이 죽어도 공사에서는 책임지는 놈 하나 없다”며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을 성토했다.

기관사들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하고, 철도공사와 정부가 사고 책임을 기관사 개인에게 전가해 온 관행을 이번만큼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기관사의 부인도 같은 바람을 표했다. 그도 열차 승무원으로 일하는 철도노조 조합원이다. 남편을 잃은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그는 동료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위험한 근로환경들이 저희 남편의 죽음을 기점으로 단절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시스템 오류

이번 사고와 같은 시스템 오류가 실제 여객열차 운행 중에 일어난다면, 기관사는 물론이고 승객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대형 참사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철도 기관사들은 9월 25일 오전 4시부터 “고강도 안전운행 투쟁”(감속 운행)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노동자들은 책임자 처벌, 사고 원인 규명,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신호 시스템은 이미 전국 각지에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이 시스템을 노사 공동으로 일제 점검하자고 요구하기로 했다. 또한, 시험 운전 시행을 위한 노사합의 절차를 마련하자고도 했다.

이번 투쟁을 위해 각 지부는 9월 19일부터 지부 총회를 열어 감속 운행 투쟁을 위한 결의를 모아 가고 있다.

기관사들이 감속 운행을 하면 전동차와 KTX 등 열차 운행 전반이 지연될 것이다. 철도공사와 보수 언론은 승객 불편 운운하면서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을 비난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더 큰 참사를 막기 위한, 노동자와 승객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투쟁이다. 기관사들의 감속 운행 투쟁은 정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