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뉴스 배치를 조작한 것이 드러났다. 네이버는 축구협회의 청탁을 받고 축구협회를 비판한 기사를 삭제해 줬다. 당시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은 네이버 이사에게 “K리그의 기사 관련한 부탁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이 문자만 봐도 뉴스 배치 조작이 처음이 아니라는 의심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부정한 커넥션이 과연 축구협회 기사에만 작동했을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포털 사이트를 이용해 뉴스에 접근한다. 인터넷 뉴스 시장에서 네이버와 다음이 차지하는 비중은 78퍼센트에 이른다.(네이버 55.4퍼센트, 다음 22.4퍼센트) 지난해 〈시사저널〉이 실시한 조사에서 네이버는 KBS, 조선일보에 이어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으로 꼽히기도 했다.

네이버는 직원들이 하루 평균 200건 가량의 기사를 모바일 메인과 PC 뉴스면 메인에 노출하는 편집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로 이 과정에서 포털 사이트들이 자본과 정치 권력의 압력을 받아 뉴스 배치를 조작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몇 가지 사건이 이런 의혹을 키웠다.

올해 7월 박영수 특검이 공개한 일명 ‘장충기 메시지’도 삼성과 언론사들의 커넥션을 드러냈다. 이재용의 승계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던 때 삼성 사장 장충기가 미래전략실 상무한테서 받은 문자 내용은 이랬다.

“사장님, 조금 전까지 댓글 안정적으로 대응했고, 지금은 네이버와 다음에서 대상 기사들 모두 내려갔습니다. … 포털 측에도 부탁해뒀습니다”, “어제 네이버·다음 뉴스팀에 협조를 요청해 놔서인지 조간 기사가 전혀 포털에 노출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검은 “경영권 승계 관련 내용에 대해 미래전략실에서 … 포털 사이트 노출 수위를 낮추는 활동을 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가 포털에 압력을 넣어 여론에 개입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른바 청와대 캐비닛 문건을 보면, 2015년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이병기는 적극적인 여론전을 지시했다.

“비판 세력들의 주된 활동 사이버공간이 ‘네이버’라면 그 경영진을 적극 설득, 순화시키는 노력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카카오톡 자동 검색 기능이 “좌편향적”일 수 있으니 “카카오톡 자동 연관 검색어를 개선”하라는 지시도 있었다.

동시에 박근혜 정부는 ‘포털 뉴스서비스의 사회적 책임강화 방안’이라면서 두 포털 사이트에 대한 수익 환류를 거론했다. 뉴스 개입을 위한 압박 방안이었던 셈이다.

네이버와 다음 두 포털 사는 정부의 외압 의혹을 줄곧 부정해 왔다.

그러나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박근혜 정부에게 순순히 넘겨 왔다는 사실이 2014년 드러난 바 있다. 개인들의 대화내용까지 경찰에 넘긴 것은 포털 사들이 권력에 무릎 꿇은 극명한 사례였다.

지난해 12월에는 네이버와 다음이, 정부가 요청하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순위에서 특정 키워드를 삭제·제외할 수 있는 지침을 갖고 있다는 것이 폭로됐다. 박근혜 정부의 방침대로 정부에게 불리한 검색어 등을 사라지게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니 2007년 새누리당 의원 진성호가 “나와 한 직원이 밤새 네이버와 다음에 전화 걸어서 [기사를] 막았다. 네이버는 평정된 것 같은데, 다음은 아직 폭탄이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 여전히 회자되는 것이다.

이런 일들을 보면, 온라인 댓글을 여론의 지표로 삼는 것이 왜 부적절한지도 잘 알 수 있다.

이 와중에 네이버 부사장 윤영찬은 문재인 대선 캠프에 합류해 SNS본부장을 거쳐 현재 청와대 홍보수석이 됐다. 정치 권력과 포털 사의 관계는 결코 불가근불가원이 아닌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

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수평적으로 전달되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가 확장될 수 있다는 환상이 일각에 있었다.

그러나 포털 사들이 진입을 허용하지 않으면 정보 전달조차 쉽지 않다. 2013년 정부 기관이 조사한 것에 따르면 등록돼 운영되고 있는 인터넷신문 중에서 네이버, 다음, 네이트와 뉴스 공급 제휴를 맺고 있는 언론사는 7퍼센트에 불과하다. (한국언론정보학보, 2014년 여름호)

〈노동자 연대〉는 네이버에 뉴스 검색 제휴(뉴스 검색에서 기사가 보이도록 하는 기능)를 4차례 신청했으나 매번 거절당했다. 이유조차 밝히지 않던 네이버가 그나마 최근에 밝힌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실과 주장의 구분이 모호하며, 수용자 요소 부분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언론이 주관성을 배제하고 똑같은 사실만 보도한다면 여러 매체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은 그런 일이 현실에서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매체의 존재가 정당화되는 것이다.

같은 현상을 두고도 어떤 “사실”은 다르게 구성될 수 있다. 특정한 관찰 경험을 “사실”로 확정하는 것 자체에 주관성이 개입한다. 가령, 성인 남자 여럿이 고공 탑에서 다투고 있다는 기사는 제대로 사실을 보도한 걸까? 아니면 고공 농성 중인 노동자들을 경찰이 체포하려고 올라간 것이라고 해야 사실을 보도한 걸까? 아니면 왜 노동자들이 농성 중인지까지 보도해야 옳은 걸까? “정규직 노동자가 고임금을 받는다”는 보도는 사실의 영역일까? 주장의 영역일까? 이 경우에 사실과 주장을 구분하는 주체는 누구일까?

그러므로 부와 권력이 기울어진 운동장인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불편부당한 사실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좋은 언론을 판단할 때, 기준은 주장의 과다 여부가 아니다. 오히려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피착취·피억압 대중의 처지에서 사회의 리얼리티를 잘 보여 주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장 과다와 수용성 운운한 네이버의 〈노동자 연대〉 뉴스 검색 제휴 거절 사유는 노동계급의 시각을 표방한 언론 매체를 거부한다는 뜻일 뿐이다.

반대로 강성우익 언론사인 〈뉴데일리〉와 〈데일리안〉은 네이버 뉴스스탠드(메인 화면에서 신문사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기능)에도 노출이 된다. 최근 이명박 시절 국정원이 5대 은행(국민, 농협, 신찬, 우리, 하나)에게 〈데일리안〉에 광고를 집행하도록 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레디앙〉 10월 30일 보도).

정부와 체제에 비판적인 언론들이 차별을 당해 온 셈이다. 왜 그럴까? 포털 사의 연 매출이 수조 원을 넘어서고, 이 중 광고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사실은 포털 사가 그 자체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일 뿐아니라, 다른 기업들과도 긴밀한 관계 속에 놓여 있음을 보여 준다. 또한 새로운 부문에 진출해 몸집을 불리려 하는 포털 사들의 처지는 왜 이들이 정치 권력과의 관계를 중시하는지를 설명해 준다. 정부와 뒤에서 만나거나 문재인 정부 하에서처럼 정부 요직에 참가하거나 말이다.

온라인 공간도 중립은커녕 현실의 권력 관계가 직간접적으로 반영된다. 이것은 언론의 형태가 무엇이든 정치·경제 권력에게서 세계관과 재정에서 독립해야만 노동자·피억압 계급의 편에 선 진실을 올곧게 말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