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인 1917년 러시아 혁명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사회를 낳았다. 본지는 러시아 혁명을 주제로 한 기사를 연말까지 번역 연재하려고 한다.


《세계를 뒤흔든 열흘》은 미국 언론인 존 리드가 쓴 책이다. 존 리드라는 인물과 책은 진지하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볼 만하다.  

1928년 영국에서 레닌의 추천사와 함께 발간된 판본.

존 리드는 빼어난 혁명적 언론인이었다. 1917년 2월 혁명 이후 그는 취재를 위해 러시아로 건너갔고, 곧바로 페트로그라드의 볼셰비키들을 만나며 수많은 집회와 시위에 흠뻑 빠져들었다. 

11월 7일 운명의 시간[당시 러시아력으로 10월 25일, 즉 10월 봉기]에 존 리드는 때마침 역사적 장소에 있었다. 한 적위대 부대와 함께 움직이던 리드는 노동자들을 따라 궁전 광장을 가로질러 뛰었다. 몇 분 후 그는 자신이 [임시정부의 마지막 거점이었던] 동궁 공격에 함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존 리드는 혁명 후 몇 개월간 볼셰비키와 함께 일했으며 그 후 미국으로 돌아가 1919년에 《세계를 뒤흔든 열흘》을 완성했다. 그는 러시아로 돌아가 1920년에 그곳에서 사망했다.

러시아 혁명가 블라디미르 레닌은 《세계를 뒤흔든 열흘》의 추천사에서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전 세계 노동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고 썼다.

투쟁

리드는 1917년에 이미 사회주의자 언론인이었다. 그는 멕시코에서 벌어진 혁명 전쟁[1910~1917]을 취재했다. 미국에서 벌어진 매우 격렬한 몇몇 산업쟁의 기사를 썼다.  

중요한 사실은 그가 그 투쟁들을 지지하는 선동도 적극적으로 벌였다는 점이다.    

존 리드는 사회주의를 넓게 규정했다. 분노와 관대함이 함께하는 것으로 봤다. 러시아에서 그는 ‘자신의’ 혁명을 발견했다.

리드의 러시아어 실력은 바닥이나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꽤 지난 후에도 러시아어 실력은 자신이 듣고 있는 연설이 어떤 쟁점에 관한 것인지 아는 것 이상은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리드는 볼셰비키 지도자 대부분을 만났다.

독자들은 《세계를 뒤흔든 열흘》에서 혁명을 느낄 수 있다. 몇 문장을 인용해 보자. “네프스키 도로에 땅거미가 짙게 가라앉고 있었다. 자전거 부대가 길게 2열로 늘어서 다가오고 있었는데, 모두 어깨에 총을 매고 있었다.  

“그들이 멈추자 군중이 밀치듯 몰려가서는 질문을 퍼부었다. 뚱뚱하고 늙은 남자가 입에 담배를 문 채 물었다. ‘당신들은 누구요? 어디서 오는 거요?’ ‘우리는 12사단 소속이고 지금 전방에서 오는 길입니다. 우리는 저 빌어먹을 부르주아지에게서 소비에트를 지키기 위해 왔어요!’”

존 리드는 혁명에 감탄하며 이렇게 썼다. “혁명은 모험 같다. 인류가 지금까지 뛰어든 일 중 가장 멋진 일이다. 혁명은 땀 흘려 일하는 대중을 순식간에 역사의 전면에 세우고, 그들의 광범하고도 소박한 바람을 위해 모든 것을 건 한 판 승부를 벌인다.”

2005년 완역 출간된 한국어 판. 서찬석 옮김, 책갈피, 464쪽, 12000원

존 리드의 긴장감 있는 묘사 덕에 독자들은 숨을 죽이며 몰입하게 된다. 사람들이 며칠째 잠도 못 자며 자기 역량의 최대치를 발휘하는 것을 탁월하게 설명한다. 옛 지배 세력의 황량한 궁전과 대조되게 생기 넘치고 시끌벅적한 노동자·병사들의 회의장을 서술한 장면도 그렇다.

소소한 묘사도 있다. 레닌이 연설하는 것을 처음 본 존 리드는 레닌의 바지가 너무 길고 “눈이 작고 깜빡이는 것”에 관심을 보였다.

재미있는 부분도 있다. 전쟁과 해군 담당 정치위원들은 차를 타고 전방으로 급히 달려가느라 명령서를 작성할 펜과 종이를 존 리드에게서 빌려야 했다.

존 리드의 책에는 혁명이 거친 변화의 과정이 펼쳐져 있다.

“[반혁명 세력의 우두머리였던] 칼레딘 장군을 따르던 병사들의 대표단이 그를 찾아왔다. ‘당신은 코사크 지주들의 토지를 코사크 농민들에게 나눠 주기로 약속할 것입니까?’ 칼레딘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그런 일은 없을 거다’ 하고 대답했다.

“한 달 후에 칼레딘은 자신의 머리를 총으로 쐈다. 그것으로 코사크 운동도 끝이 났다.”

존 리드는 1917년에 오직 볼셰비키당만이 “대중의 바람”에 부응했다고 느꼈다.

《세계를 뒤흔든 열흘》은 혁명을 직접 겪은 기자의 취재기이자 1917년 러시아 혁명을 다룬 지금까지 가장 뛰어난 책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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