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9호선운영노동조합(이하 9호선노조)이 11월 30일 파업에 들어간다. 9호선 1단계(개화~신논현) 구간 노동자들은 “10년 동안 참아” 왔다며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메트로의 경우 1킬로미터 운영에 평균 70명, 철도공사의 경우 약 40명의 인력을 배치하는 데 비해 9호선은 약 15명을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것만 봐도 9호선 노동자들이 얼마나 고강도 노동에 허덕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9호선노조의 발표를 보면, 기관사들은 “새벽 4시 반 출근[하고], 쉬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 졸음운전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기관사들은 1인 승무를 하는데다 1~8호선 승무원보다 월 평균 3~4일을 더 일한다. 한 번 운행 시 운전 시간도 1~2시간이 더 길다.

역무 노동자들은 역사(驛舍) 25곳 중 10곳에서 상시 1인 근무를 하고 있다. 한 역무 노동자는 “식사를 하다가도 승객들의 콜이 오면 업무를 봐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민자 지하철이라 공익근무요원조차 배치되지 않는 상황에서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는 거의 없다.

기술 분야 노동자들은 4조2교대로 근무해 3일에 한 번 밤샘 근무를 하는데, 한 달에 세 차례나 추가 밤샘 근무를 하고 있다.

이런 고강도 노동에도 임금은 다른 지하철 노동자들에 견줘 더 낮다.

지하철9호선 노동자들의 첫 파업, “지옥철 9호선을 바꾸자” 서울9호선운영노동조합이 11월 30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 모여 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고은이

반면 9호선의 1인당 수송실적은 1~8호선과 비교해 월등히 높다. 9호선은 갈수록 승객이 늘어, 애초 예측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9호선 노동자들은 적은 인력으로 고강도의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듯이, 이런 열악한 노동조건은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인 승무와 1인 역사, 과도한 노동강도가 강요되는 조건에서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의 생명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노동조건을 개선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정당하다.

완강한 민간 사업자, 외면하는 서울시

그러나 지하철 9호선 사측은 노동자들의 인력 충원 요구를 완전히 묵살하고 있다. 인력을 충원하면 인건비가 늘어나 이윤이 줄기 때문이다.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1~8호선과는 달리, 9호선 1단계 구간은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고 있는 민자 지하철이다. 이명박은 서울시장 시절에 9호선 건설 비용 중 일부를 민간에서 끌어온 대가로 투자자들에게 30년 동안 운영권을 부여했다.

지하철 9호선은 2012년 과도한 요금 인상 시도로 논란을 빚었고, 결국 2013년 박원순 시장이 ‘지하철 9호선 사업 재구조화’를 추진했다. 그후 박원순 시장은 “9호선 문제는 해결됐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9호선 노동자들이 제기하는 실태에서 보듯,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9호선 운영 회사는 매해 수십억 원씩 배당금으로 가져가고 있다. 이 운영 회사는 RDTA(파리교통공사와 베올리아 합작)와 현대로템이 각각 8억 원과 2억 원을 투자해 설립한 회사인데, 지난 7년 동안 순이익의 87퍼센트인 234억 5000만 원이 RDTA의 배당금으로 지급됐다.

뿐만 아니라 금융 투자자들 역시 서울시 재정 지원으로 매해 수백억 원씩 이윤을 가져가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지하철 9호선을 ‘서울형 민자사업 혁신모델’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지분 구조가 바뀐 뒤에도 세금과 운영 수입으로 국내외 민간 투자자들의 배를 불려 주면서, 노동자들은 가혹하게 쥐어짜는 구조는 근본에서 바뀌지 않은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9호선 운영을 민간 투자자에게 내맡기지 않고, 서울교통공사가 통합해서 운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9호선 운영 회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어떤 대책도 밝히지 않고 있다. 지하철 9호선에 84퍼센트를 투자한 “최대 주주”인 서울시가 이런 태도를 취하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불만

9호선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자 박근혜 퇴진 운동이 한창이던 올해 1월 노조를 결성했다.

그 뒤 노조는 사측과 교섭을 했지만, 사측은 완강하게 노조의 요구를 거부했다. 결국 노조는 지난 9월 85.3퍼센트의 높은 찬성으로 파업을 결정했다.

사측이 자신들의 안이랍시고 내민 것은 노동자들의 성과급을 대폭 깎아 그 돈으로 인력을 일부 충원하자는 것이었다. 사측의 이런 대응에 노동자들의 불만이 치솟았다.

노조는 12월 20일로 예정했던 파업을 11월 30일로 앞당겼다. 9호선노조 조직부장은 “조합원들은 이보다 더 일찍 파업에 들어가기를 바랐을 정도로 불만이 높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9호선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려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관심과 지지가 모이고 있다. 노동조건 개선과 지하철 안전을 위해 첫 파업에 나서는 9호선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출처 서울지하철9호선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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