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민중이 새로운 저항을 시작했다. 트럼프가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망언한 것에 대한 항의다. 이스라엘의 무장한 경찰과 군대는 찢긴 트럼프 사진과 팔레스타인 깃발을 손에 들고 있는 사람들을 폭력으로 대했다. 이스라엘 군의 조준 사격과 가자 지구 폭격으로 사망자 4명과 부상자 1000여 명이 생겼다.

《팔레스타인》 조 사코 지음|함규진 옮김|글논그림밭|2002년|320쪽|12,500원

이스라엘의 강탈과 팔레스타인 저항의 역사는 수십 년이 된 일이다. 조 사코가 그린 《팔레스타인》은 왜 팔레스타인은 항상 폭격의 대상이고 전쟁터인지, 어떠한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담은 만화책이다. 그는 1991~1992년 팔레스타인을 방문했을 때 보고 느낀 것을 풀어낸다. 벌써 25년 전 이야기지만 여전히 유효하다.

조 사코는 여러 사례를 통해 팔레스타인인의 참혹한 일상을 다룬다. 이스라엘이 내건 ‘다윗의 별’ 아래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살던 집을 무참히 짓밟는 탱크, 언제 겨눌지 모르는 이스라엘 군인의 총구, 야간 통행 금지와 거주지 봉쇄, 일상적 검문과 불법 구금 등 말이다.

화염병 vs. 다이너마이트

사실 조 사코는 팔레스타인 방문 전에는 편협한 언론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을 테러리스트로 그린 것에 동조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직접 본 현실은 달랐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장악하려고 아랍인들을 내쫓고, 세계 곳곳에서 정착민을 들여오고, 팔레스타인인들의 땅을 황무지로 만들어 버렸다.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지면 그들의 집을 다이너마이트로 부숴 버렸다.

강탈에 수반된 폭격과 폭력은 어린아이, 노인, 여성을 가리지 않았다. 조 사코가 병원에서 만난 한 소녀는 “저는 (저항하려) 돌을 던지려 했는데 군인들(의 총)이 더 빨랐어요” 하고 말한다.

이스라엘에서 저임금 노동이나마 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소수다. 이 때문에 대부분 올리브 나무를 키우고 기름을 짜서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이스라엘은 이 나무들조차 베어 버린다. 한 남성은 “자식을 베는 기분”이었다며 눈물짓는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저항하다가, 또는 별 이유 없이 안사르 감옥에 잡혀간다. 이곳에는 ‘이미 정해져 있는 답’을 들으려는 이스라엘 군의 야만스러운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처럼 《팔레스타인》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삶과 저항을 생생히 다룬다. 그와 함께 평화협정을 둘러싼 입장 차이, 시온주의 등도 쉽게 다룬다. 해학적이고 간명한 조 사코의 서술 방식과 그림은 우리의 이해를 돕는다. 따라서 팔레스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입문 필독서라 하겠다.

지금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예루살렘에서 벌어지는 일은 갈수록 긴장이 심화하는 한반도에 사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일이다. 둘 다 미국의 트럼프가 벌인 일이기도 하고, 그 뿌리에는 경제 위기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국가 간 경쟁이 심화하며 제국주의 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 공통된 상황이 있어서다.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한다면 팔레스타인 해방에도 연대와 지지를 보내자. 그 시작으로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