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초판 기사에서 필자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을 다루면서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해 이를 바로 잡습니다.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인데, 이를 지적한 한 독자의 의견을 수용해 수정했음을 밝힙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의 시금석 중 하나인 학교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로 끝날 것 같다.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7월 20일) 발표와 교육부의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9월 9일)에 이어, 마지막 단계로 각 ‘시도교육청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이하 교육청심의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그런데, 모든 교육청들이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고 있다. 전환되는 소수조차 대다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온전한 정규직화와는 거리가 멀다.

지난 9월 교육부 전환심의위원회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한 학교비정규직 강사 직종은 교육청 심의위원회에서도 여지없이 제외되고 있다. 기간제 교사, 영어회화전문강사, 초등스포츠강사, 교과교실제강사 등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교육부가 교육청 전환심의위원회로 떠넘긴 학교운동부지도자(6000명)도 곳곳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미진

상시·지속 업무로 정규직 전환에 포함해야 하는 일부 직종들도 예산 부족과 한시적 사업 등을 이유로 제외되고 있다. 최근 대구교육청은 단기근무 학교도서관사서와 특수잡코디네이터(장애 학생들의 직업교육 지원 업무) 등을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했다. 상시·지속 업무에 대해 서둘러 한시적 사업이라 선 긋고 제외한 것이다.

일부 공개된 교육청심의위원회의 결과를 보면 정부와 교육청의 정규직 전환 정책이 얼마나 꾀죄죄한지 드러난다. 대구교육청은 전체 심의 대상 4276명 가운데 912명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80퍼센트(3364명)를 제외했다. 울산교육청도 전환 대상자 569명 중 고작 6퍼센트(35명)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이렇게 제외된 수가 현재 2만 5천여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별도의 노사전문가협의체를 꾸려 정규직 전환을 심의해야 하는 파견‧용역 간접고용 학교노동자(2만 7천여 명)에 대한 논의는 아예 첫 발조차 떼지 못하고 있다. 전국에서 겨우 두 곳만이 논의를 시작했을 뿐 대부분은 내년으로 미뤄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통상 1년 단위 계약으로 연말연초에 계약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노동자들은 어김없이 고용불안의 고통을 겪고 있다. “비정규직을 없게 한다더니 아예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해 없애려는 상황” 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박금자 위원장)

인천시교육청 전환심의위원회에 참가하고 있는 이윤희 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장은 전환심의위원회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인천의 41개 직종 4500여 명의 정규직 전환 대상자 대부분이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됐습니다.  교육청은 사전에 21명만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시나리오를 써온 듯합니다. 회의에서 41개 직종을 8개씩 나누고 1~8번 직종까지 의견 있는지 짧게 묻고는 곧바로 정규직 전환 여부를 표결로 결정했습니다. 자료도 미리 공개하지 않아서 회의 장소에서 처음 받아봤는데 말입니다.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자신들이 애초 정해온대로 밀어붙인 거죠. 이런 식으로 4500명의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데 2시간이 채 안 걸렸습니다. 이런 일이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실망

문재인의 비정규직 ‘제로’ 선언에 정규직 전환을 기대했던 노동자들은 지금까지 정부와 교육청에 농락당했다는 것 때문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와 교육공무직본부는 교육청심의위원회를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부와 교육청의 정규직 대상 제외에 항의하는 것은 정당하다. 현 상황에 이르게 된 핵심 원인은 그동안 ‘국민 부담’ 운운하며 정규직 전환에 필요한 비용 문제도 책임지지 않은 채 시도교육청의 자율적 합의로 떠넘긴 정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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