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1일 치러진 카탈루냐 주의회 선거 결과를 다룬 언론들은 독립 찬성 측 정당들이 의석을 절반 이상 차지했음을 부각해 보도했다.

스페인 중앙정부가 헌법 155조를 발동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권한을 정지시키고 지도적 인사들을 구속하고 [독립 운동 참가자들을] 정치 재판으로 위협하는 와중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탄압을 주도한 스페인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가 이끄는 우파 정당 국민당(PP)은, 가뜩이나 적었던 지지율이 반 토막 났다.(사회민주주의 정당 사회당(PSOE)과 우파 포퓰리스트 정당 시우다다노스[‘시민당’이라는 뜻]는 라호이의 탄압을 적극 지지했다.) 국민당은 겨우 4퍼센트를 득표해 의석을 겨우 3석 차지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부정적으로 볼 측면이 더 많다.

시우다다노스가 단일 정당으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이전에는 공산당이, 최근에는 사회당이 강세를 보이던 바르셀로나 인근 스페인어 사용 노동계급 거주 지역에서 특히 성적이 좋았다.

시우다다노스는 기존 국민당 지지층을 일부 흡수하기도 했다. 그 유권자들은 카탈루냐 독립에 반대하려면 시우다다노스가 최선이라고 본 듯하다.

시우다다노스는 창당 초기에 중도 좌파를 자임했지만, 카탈루냐 독립에 반대하며 스페인 중앙정부에 충성을 표했다. 시우다다노스가 신자유주의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면서 중도 좌파를 자임하던 태도는 흐려졌지만, 스페인 국가를 확고히 지지하는 성향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

어떤 좌파는 시우다다노스를 파시스트라고 잘못 본다. 그러나 이 정당은 스페인 애국주의를 내세우는 비교적 신진 우파 성향의 정당이다. 물론 그 안에서 극우파가 자라나기 좋은 조건임은 분명하다.

연합

[좌파 개혁주의 정당인] 포데모스가 속한 선거연합 정당 ‘카탈루냐가 함께’(“통합파”라고 불린다)는 성적이 나빴다.

2015년 선거에서 이 연합은 의석을 11석 차지했다. 이 연합은 참여 단체가 그때보다 더 광범해졌는데도 의석은 8석으로 줄었다.

독립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하지 않은 것이 지지율 하락의 핵심 원인이었음은 명백하다. 연합의 일부는 찬성하고, 일부는 한사코 반대했으며, 다수 좌파는 회피했다.

그러나 [스페인 중앙정부의] 헌법 155조 발동이 사실상 카탈루냐 민주주의를 뒤엎는 전복 시도였던 상황에서 독립 반대, 헌법 155조 발동 반대 식의 양비론은 그 누구의 지지도 받기 힘든 입장이었다.

독립 찬성 대 스페인 애국주의의 전투가 벌어지는 와중에, 독립 찬성파 사이에서도 전투가 벌어졌다.

[독립 찬성 측에서는] 카탈루냐 자치정부 전 수반 카를레스 푸지데몬이 이끄는 선거연합 ‘카탈루냐를 위해 단결’(JxCat)이 가장 많이 득표했다. 주되게는, 독립 운동에 주도적이었던 대중 운동 단체 카탈루냐국민회의(ANC)의 전 위원장 요르디 산체스 등 무소속 후보들을 흡수한 덕이었다.

그러나 사실 ‘카탈루냐를 위해 단결’은 지난 몇 년 동안 긴축·민영화·부패의 선두주자였던 카탈루냐유럽민주당(PDeCAT)이 간판만 바꿔 단 것이었다.

[선거 전에는] 이들의 지지층을 중도 좌파 정당 카탈루냐공화좌파(ERC)가 흡수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지지층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독립을 지지한 사람들 다수가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는 [독립을 선언한] ‘카탈루냐공화국’을 방어하는 것이라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그 ‘카탈루냐공화국’의 현 수장이 바로 푸지데몬이다.

이런 관점은 푸지데몬이 이끌던 정부가 꺾인 것은 단지 라호이의 탄압 때문만이 아니라 탄압에 맞서 싸우기를 사실상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보지 않는다.

‘카탈루냐공화국’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앞으로 건설해야 하는 것이다. 푸지데몬의 정당은 그 과정에서 피할 수 없을 전투를 피하려 한다는 것을 이미 보여 준 정당이다.

마지막으로, 독립에 찬성하는 반자본주의 정당 민중연합(CUP)는 의석이 10석에서 4석으로 줄어드는 저조한 성과를 거뒀다.

[‘카탈루냐공화국’의 적법한 수반을 자임한] 푸지데몬을 지켜야 한다는 여론의 흐름이 있었지만, 그래도 민중연합이 의석을 잃은 것은 반자본주의 세력으로서 독립 지지 흐름을 충분히 모으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민중연합은 핵심 쟁점에서 자신의 [반자본주의적] 입장을 고수했지만, (특히 핵심 노동계급 지구에서)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저 카탈루냐 민족주의 세력의 일부로만 인식됐다.

이런 인식이 틀리지만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그러나 선명한 반자본주의적 후보들이 4.5퍼센트를 득표하고 의석 네 석을 얻은 것은 재앙적 결과는 아니다.

민중연합은 의회 정당으로서 할 일을 해야 하고, 그에 더불어 거리와 (더 절박하게는) 작업장에서 투쟁을 건설하는 데에 핵심적 구실을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한다.

이미 라호이는 독립 찬성 정당들이 의석 절반 이상을 차지했더라도 그들이 [독립] 공약을 실천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카탈루냐를 위한 단결’이나 카탈루냐공화좌파가 독립을 위한 투쟁을 계속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스페인 중앙정부와의 합의를 통하는 행정적 방식으로 독립하겠다는 그들의 방법이 먹히지 않을 것임은 명백하다. 아래로부터의 투쟁이 필요할 것이다.

국제적 연대도 필요할 것이다.

독립 운동이 계속되려면 아래로부터의 투쟁이 필요할 것이다. ⓒGuy Small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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