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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시도에 맞선 레이테크코리아 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당하다

올해 최저임금(7530원) 적용을 무력화하려는 사용자들의 공격이 난무하고 있다. 견출지와 라벨지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인 레이테크코리아도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삭감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사측은 자진 퇴사 종용으로 고용규모 줄이기, 외주화로 간접고용 늘리기, 수당 지급 조건을 개악해 임금 줄이기 등 노동자 공격에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대신 구조조정

사측은 먼저 미조직 부문인 생산부와 영업부 노동자들에게 집중적인 퇴사 압박을 넣었다. 사측은 아예 생산 라인을 외주화하려 한다. 영업부 노동자들에게는 거래처의 거래량에 따라 지급하던 수당을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했을 때만 지급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삭감했다.

사측의 공격에 생산부와 영업부를 합쳐 퇴사한 노동자가 벌써 11명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레이테크코리아분회로 조직돼 있는 포장부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투쟁 성과를 지키고 구조조정을 막아내려고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 금속노조 레이테크코리아분회로 조직돼 있는 포장부 노동자 21명은 사측의 공격에 맞서고 있다. 사측은 이들을 모두 영업부로 전환배치하고, 포장 업무를 외주화하려 한다. 5년 또는 10년 넘게 포장 업무만 해온 40~50대 여성 노동자들에게 갑자기 영업부로 이전하라는 것은 사실상 직장을 나가라는 것이다.

사측은 포장부 노동자들을 압박하기 위해 1월 27일에 계약이 만료되는 포장부 사무실 임대 기간 연장을 고의로 안 하고 있다. 이 사무실은 노동자들이 2015년에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여 성취한 성과 중 하나였다. 그런데 사측은 최저임금 무력화 시도와 더불어 투쟁의 성과들을 뒤집고 눈에 가시 같은 조합원들을 내쫓을 심산인 듯하다.

일자리 없애고 “일자리 안정자금” 받기

레이테크코리아 임태수 사장은 외주화와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고용 규모를 30인 미만으로 줄여 “일자리 안정자금”을 받으려 한다.(현재 레이테크코리아에는 노동자 48명이 남아 있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30인 미만 기업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임태수 사장은 매우 고약하게도 일자리를 줄이면서 ‘일자리 안정자금’을 받아 한몫 챙기려 한다.

이미 임태수 사장은 정부 지원금을 빌미로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수법을 사용해 왔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 사업’과 ‘고용유지 지원금’ 받기를 명분으로 노동자들의 노동시간과 임금을 줄이고 노동 강도를 강화했다.

당시 노동자들은 회사가 어렵다는 ‘호소’에 사측의 제안을 수용했다. 그런데 임태수 사장은 자신의 잇속만 챙긴 후 이제는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된다며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노동자들이 배신감을 느끼고 분통을 터트리는 것은 당연하다.

레이테크코리아분회 포장부 노동자들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공격에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겠다며 전환배치를 거부하고 투쟁 결의를 다지고 있다. 만약 사측이 사무실 폐쇄를 시도하면, 작업장 사수 농성에도 돌입할 예정이다.

저임금 노동자 내팽개치는 문재인 정부

현재 고용노동부는 퇴직 종용과 임금 삭감, 외주화 추진 등이 실질적인데도 사측의 압박이 ‘말’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역대 최대치 최저임금 인상액이라며 호들갑을 떨던 문재인 정부가 정작 저임금과 노동조건 악화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고통엔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이필자 금속노조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수석대의원

이필자 금속노조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수석대의원은 '노동존중' 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 후퇴를 성토했다.

“박근혜 퇴진 운동 (집회)에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참가했어요. 무릎 연골이 다 닳아 서있기도 힘든 몸으로 청와대로 행진하며 세상을 바꿨다고 생각했고,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달라질 줄 알았죠. 그런데 문재인이 최저임금 무력화에 나서는 것을 보면 실망스럽고 배신감이 느껴져요. 촛불을 든 많은 노동자들이 그럴 거예요. 우리 투쟁이 반드시 승리해야 할 이유이기도 해요.”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조합원들은 사용자들의 공격을 부추기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일 예정이다. 사측의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꼼수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기 위해 1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와 고용노동부 앞 1인 시위를 하는 등 정부에 대한 항의 행동을 벌여 나갈 예정이다.

레이테크코리아처럼 최저임금 인상 효과 끌어내리기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투쟁은 매우 정당하고 더 확대돼야 한다. 일자리를 지키고 저임금과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진정한 동력은 노동자들의 투쟁에 있다.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에 맞서 투쟁을 결의한 레이테크코리아 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노동조건 악화를 방치하는 것에도 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