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말부터 이란 거리에서 시위가 터져 나왔다. 사회의 가장 가난한 집단에 속한 수많은 사람들이 빈곤, 실업, 부패에 맞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란 사회주의자 두 명, 니마 솔탄자데마수드(가명)가 시위의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이란 저항에서 이번 시위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관해 말한다.


시위는 어떻게 시작됐고, 시위를 고무하는 것은 무엇인가?

니마 최초의 시위는 마슈하드에서 시작됐는데, 이란에서 두 번째로 클 뿐만 아니라 종교적인 도시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를 약화시키고 싶어 한 보수 강경파가 [시위를] 시작했다.

강경파들은 정부의 경제 정책이 빈곤층에게 도움이 안 된다며 이슬람 공화국 성립 이래 항상 써먹은 포퓰리즘적 수사를 사용했다. 하지만 분노를 표출할 구멍을 찾던 사람들이 강경파의 조그마한 시위를 곧장 파고들었다.

그래서 시위는 더 커졌고, 최고 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와 로하니 대통령을 겨냥한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후 시위는 거의 70여 개 도시로 번졌는데, 대부분 수도권에서 떨어진 지역이다.

마수드 시위의 근간에는 경제 상황에 대한 매우 광범한 불만이 있다. 물가가 올랐고, 몇몇 금융기관이 파산했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환멸과 미래에 대한 비관이 널리 퍼져 있다.

테헤란 대학교 학생들은 “빵, 노동, 자유”를 연호했다. 청년들은 불안감을 느낀다. 심지어 고등학생들도 아버지와 형들이 일자리가 없다는 것을 보며 착잡해 한다.

지금의 거대한 시위 이전에도 이란에서는 금융기관 부도로 돈을 잃었거나, 주택 문제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거의 매주 시위를 벌였다. 파업도 벌어졌다. 지금의 운동은 이러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구호와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현 정부는 서방의 경제 제재 해제로 경제가 성장했다고 자랑하지만 많은 지역에서 빈곤율은 되레 늘었다

누가 시위하고 있는가?

니마 하층계급 사람들이 거리에 나왔고, 그중에서도 특히 소외된 집단이 나왔다. 정말이지 잊혀진 자들의 시위다. 주로 실업자로 구성돼 있는데, 시위가 대체로 소도시에서 벌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테헤란에서의 시위는 아직 규모가 상당히 작다.

시위의 근간에는 20대 청년들이 있는데, 청년 실업률이 공식적으로 30퍼센트가량이나 되기 때문이다. 일부 소도시에서는 50퍼센트도 넘는다.

게다가 소도시에서는 테헤란과 달리 비공식 부문 일자리를 찾을 기회도 없다. 기댈 구석이 더 없는 것이다.

기후변화 문제도 있다. 농업은 가뭄에 시달려 왔다. 이 모든 것이 작용해 불만은 곧바로 정치권을 향했고, 정부와 최고 지도자를 겨냥하게 됐다.

12월 말에 발표된 예산안을 보면 상당 부분이 보수파, 종교 지도자들과 연계된 기관들로 갔다. 그래서 사람들은 “왜 저들은 세금도 내지 않고 돈을 버는가?” 하고 구호를 외친다.

사람들은 또한 왜 시리아와의 전쟁에 돈을 쓰는지 묻는다. 이는 그렇게 나쁜 구호만은 아니며, 일종의 반전·국제주의적인 구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반(反)아랍적이고 민족주의적인 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이란은 아랍어가 아니라 페르시아어를 사용하고 국민 다수는 조상이 아랍인이 아니다.]

“우리는 가자도, 레바논도 아닌 이란에 목숨을 바친다” 같은 구호에 반영돼 있다. 하지만 “가자와 이란은 함께한다. 어디서든 억압자에 죽음을” 같은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도 있다.*

마수드 녹색운동과는 완전히 다르다. 지금의 운동은 지배자들 또는 그 내부 파벌들과 연계돼 있지 않다.

여태까지의 시위는 정권의 파벌인 소위 개혁파가 이끌었다. 그들은 시위가 급진화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이제 구호가 극도로 과격해졌다. “이슬람 공화국을 타도하라.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로하니에게 죽음을.”

개혁주의자들이 이 운동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부는 무척 뻔뻔스럽게도 운동을 탄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자신들만의 목적을 위해 시위를 지지하고 있다. 좌파의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가?

마수드 이란 정권은 지금의 운동이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정복고주의자들 탓에 일어난 것인 양 하려 한다.

물론 미국 제국주의, 사우디아라비아와 기타 이란의 경쟁국들이 지금 상황을 이용하려 든다. 하지만 그들이 운동을 통제한다고 말하는 것은 터무니없다. 운동은 완전히 자생적이다.

이란 정권이 미국 제국주의와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와 대치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노동계급이 고유의 요구를 내걸고 싸우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

좌파가 지금의 시위를 지지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우파가 운동에 영향을 끼치도록 내버려 두는 일이다.

지금 투쟁에 나서는 사람들은 진정 노동계급의 구성원들이다. 좌파가 이들에 대해 침묵하거나 수상쩍다고 여기면, 그들은 부르주아 야당과 제국주의자들에게 기대를 걸 것이다.

이란 사람들이 자신을 지지하는 좌파 운동이나 좌파 정당이 없다고 생각하면, 우파에 기댈 것이다. 이는 중동에서 흔히 일어난 일이고 운동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니마 좌파는 거리에 나온 사람들의 편에 서야 하지만, 제국주의의 구실에 대해 분명하게 경고해야 한다.

트럼프가 시위를 지지하겠다고 나선 것에 역겨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트럼프는 이란인들의 친구가 아니었다.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독재자들은 민주주의, 여성의 권리 등을 원하는 사람들 편에 설 도덕적 권위가 없다.

미국은 이란 사람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부하거나 치료를 받으러 미국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제약을 받고 있다.

이란 국내에서도 미국이 가한 경제 제재 때문에 의약품 가격이 상승했다. 제재는 이란 경제와 대다수 사람들에게 굉장히 피해를 줬다.

물가가 올랐고 실업률도 올랐다. 많은 산업이 파산했다.

오히려 미국의 지지는 이란 보수파가 ‘외세가 시위를 주도한다’고 주장할 구실을 제공해 시위대에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이란인 다수는 이란 독립에 강한 자부심을 느끼기 때문이다.

[1979년] 이란 혁명은 이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란인들은 과거 쟁취한 독립에 이제는 사회 정의와 민주주의를 더하고 싶어 한다.

이란 사람들은 트럼프의 입국 금지 조처에 상당히 분노를 느낀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이스라엘의 구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 국가들은 분명 시위를 조종하길 원한다. 그렇다고 그들이 이란 현지에서 일어나는 일에 자동적으로 어떤 통제력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운동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니마 노동계급의 더 큰 부위가 합류할지가 관건이다. 지난 6개월간 이란에서는 버스 운전사, 교사의 시위가 있었다. 돈을 받지 못한 퇴직자들, 은행이 망하는 바람에 돈을 잃은 사람들의 시위도 있었다. 이런 시위들은 같은 분노를 토대로 한다.

문제는 이란인 다수가 아직 시위에 합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계속 주시해야 한다.

마수드 시위는 정권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 하지만 시위는 완전히 자생적이고 조직 없이 일어나고 있다.

정권은 거대한 억압기구를 동원하고 있다. 시위의 현재 물결은 오래가지 않을 수도 있다.

정권은 일시적으로 운동을 억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잠시 동안 운동의 에너지가 소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제 위기는 여전히 존재한다.

지금의 운동이 멈출지라도, 실업자들의 운동과 금융기관 파산에 항의하는 운동이 여전히 존재한다. 지금의 운동은 사람들에게 정권에 맞설 수 있다는 새로운 자신감을 줬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5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