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층짜리 기숙사 하나에 청소 노동자 1명?:
이화여대 청소 노동자는 인력 부족에 병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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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기숙사 청소 노동자들이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살인적인 노동강도 때문이다. 현재 7층짜리 기숙사 한 동을 청소 노동자 단 한 명이 담당하고 있다.
2016년 이화여대는 약 230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기숙사
그러나 7층짜리 기숙사 8개 동을 매일 깨끗하게 청소하는 노동자들은 단 10명이다. 이 노동자들은 2년 동안 끔찍한 노동강도에 시달려야 했다. 한 노동자는 “출근하는 게 무서울 정도”라고 호소했다.
노동자들은 복도, 계단, 화장실 외에도 신축 기숙사에 딸린 주방, 체력단련실, 세미나실 등 학생 2000명이 매일 사용하는 부대시설까지 청소해야 한다
살인적 노동강도에 병드는 노동자들
이것도 모자라, 용역업체 소장은 학교 당국의 주머니를 채워 주는 상업시설 주변과 편의점 앞 휴게실에서 나오는 쓰레기도 청소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 했다.
주중에 일을 다 못 하면 주말 특근을 해야 했다. 당연히 몸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
“감기 몸살로 사흘 못 와, 막내는 갑자기 못 와, 저 역시도 방광염 걸려서 계속 병원 다니고 있어요.”
한 노동자는 일하다가 머리가 깨졌는데도 제대로 된 휴가를 보장받지 못했다.
“저 언니는 넘어져서 머리통 깨지고 피나서 병원 갔는데도, 소장님이 다음날 자고 일어나서 못 나오겠으면 연차로 쉬라고 하는 거예요. 저희가 막 반발하고 노조 분회장님 올라오라 해서 같이 따졌어요. 그러니까 겨우 이틀
학교가 자랑하는 신축 기숙사를 쾌적하게 만드는 노동자들은 비인간적인 대우에 시달리고 있다.
인력 충원 요구 묵살하는 학교
이런 사태의 근본적 책임은 학교 당국에게 있다.
신축 기숙사 청소 노동자들은 원래 이화여대 구내식당의 직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
용역업체에 소속되지만 정년이 70세까지 보장되고 일이 편하다는 말을 듣고 많은 노동자들이 업무 변경을 신청했다. 처음 하는 업무인데다가, 학교의 권고로 사직서를 써서 고용 형태가 바뀌는 만큼, 얼마간의 기간을 두어 노동자들이 쉬면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막상 근무를 시작하자 노동자들은 엄청난 업무량에 시달려야 했다.
한 노동자는 “맨 처음에 청소 유경험자가 와서 하루 일하고 가 버렸을 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우린 몰랐지” 하고 하소연했다.
“처음 우리가 청소하러 올라갔을 때 행정실에서 30명을 충원해 주겠다고 했어요. 해 보고 힘들면 더 충원하겠다 했는데 딱 묵살해 버린 거예요. 제일 중요한 게 인원이에요.”
“원래 로비가 너무 넓으니까 전동 청소기를 주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안 주고 있어요.”
청소 업무를 난생처음 해 본 노동자들은 적정 업무량이 어느 정도인지도 모른 채 죽기 살기로 일해 왔다. 학생들이 불편하지 않게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하루하루 버텨 왔던 것이다.
“1년을 일했는데 2년째가 되면 더 나아질 줄 알았어요. 나아져야 하는데 갈수록 지치는 거예요. 다들 아프고.”
노동자 쥐어짜며, 비싼 기숙사 이용료와 상업시설 임대료 챙기는 학교 당국
최근 서경지부 이대분회가 학교 당국에 인원 충원을 요구했지만 학교 당국은 다른 대학들은 오히려 인원을 축소하고 있다면서 무시했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저임금 간접고용으로 청소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비싼 신축 기숙사 이용료와 상업 시설 임대료로 이익을 얻어 왔다. 적립금 6737억 원
학교 당국은 신축 기숙사가 학생들이 “협동과 배려, 소통과 연대”를 배우는 공간이라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당국부터 청소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해 그 덕목들을 솔선수범해야 한다.
이화여대 당국은 즉각 신축 기숙사 청소 노동자 인력을 충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