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교육감 선거는 전체 17곳 중 13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했다(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제외한 결과다). 당선한 진보 교육감 숫자로만 보면 지난 교육감 선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수 교육감 일색이었던 울산에서 노옥희 후보가 진보 교육감으로 처음 당선했다. 노옥희 울산교육감은 1986년 한국YMCA 중등교육자협의회 명의로 발표된 교육민주화선언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해직된 바 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울산시장 후보와 진보신당 울산 동구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는 등 울산에서 진보 노동운동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홍준표는 선거 때 교총을 방문해 “전교조 창립 이후 교육 현장에서 좌파 이념이 확산돼 어린 학생들을 세뇌해 외눈박이로 세상을 보게 했다”고 이데올로기 공세를 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지방선거 대패와 진보 교육감 대거 당선은 박근혜 퇴진 촛불운동 이후 우파에 대한 반감과 진보 교육에 대한 열망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보여 줬다.

진보 교육감 후보들은 특권학교의 일반고 전환, 전교조 인정,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핵심으로 하는 공동 공약을 발표했다. 

한편, 지난 선거 때 민주진보 단일후보였던 이재정 교육감은 지난 4년 동안 공약을 어기며, 학교 비정규직 대량 해고, 전교조의 단협 거부 등 뒤통수를 쳤다. 이번에는 아예 민주진보 단일후보 경선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막상 선거 기간에는 “저는 단언컨대 진보 교육감”이라고 주장했다. 진보 교육을 열망하는 사람들의 표를 흡수하고자 기회주의적 행보를 한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도 경기에서 교육공무직 본부, 전교조, 민주노총 경기본부 등의 지지를 받은 진보 교육감 송주명 후보가 17.6퍼센트 득표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다.

전교조는 이번 선거 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진보 교육감들에 대해 “냉철한 비판자이자 따뜻한 동반자로서 때로는 투쟁하고 때로는 협력하겠다”고 했다.

2014년에 진보 교육감 13명이 당선했지만 전교조 조합원들을 비롯해 진보 교육을 염원한 많은 사람들은 실질적인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자사고 등은 계속 유지됐고, 전교조는 여전히 법외노조 상태다. 진보 교육감 출신인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들어선 지 1년이 지났지만 문재인 정부의 교육·노동 정책도 별다른 진척이 없다.

따라서 전교조는 지난 진보 교육감의 문제점을 분명히 비판하고, 전교조가 진보 교육감과 해 온 ‘협치’가 낳은 문제들도 되돌아봐야 한다. 일부 조합원들은 교육청 관료가 돼 진보 교육감과 함께 국가기구 안에서 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진보 교육감을 견제하겠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오히려 전교조의 투쟁을 제한하는 효과를 낳았다. 지난번에 지지했던 이재정 교육감이 우리의 뒤통수를 쳤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진정한 교육 개혁은 교육부 장관이나 교육감을 통해 위로부터 주어지지 않는다. 전교조는 ‘투쟁’과 ‘협력’을 동시에 이야기하면서 투쟁 방향을 모호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선거에서 드러난 진보 교육에 대한 열망을 자양분 삼아, 교육부, 교육청과 독립적으로 자신의 요구를 내걸고 아래로부터 투쟁을 건설할 때만이 조그마한 개혁조차 쟁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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