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신입 공채가 몰려 있는 9월이 시작됐다. 청년 실업률은 10.5퍼센트로 사상 최고치다.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페미니스트 정부”를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채용 성차별이 여전해 분노를 낳고 있다.

특히 올해 4월 금융권 채용 비리 조사로 성차별 채용 관행이 다시 한번 폭로됐다. KEB하나은행은 처음부터 내부적으로 남녀 비율을 4:1로 정한 채 선발했고, KB국민은행은 아예 남녀의 합격을 대놓고 뒤바꿔 버렸다. 전체 합격자 중 남성은 113명이 추가 합격했고, 대신 여성 지원자 중 합격한 112명이 불합격했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이런 성차별 채용이 비단 금융권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3월 구인·구직 사이트 인크루트가 여성 구직자 59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2퍼센트가 “구직 활동에서 여성으로서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우리 사회에서 남성보다는 여성의 취업 장벽이 더 높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93퍼센트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런 조사 결과는 단지 여성 구직자들이 면접 과정에서 받는 ‘느낌’만은 아니다. 지난해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기업 인사담당자 3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발표에 따르면, 응답자 55퍼센트가 ‘채용 시 동일 조건일 때 선호하는 성별 여부’가 있다고 답했다. 그 중 ‘남성’을 선호한다고 밝힌 응답자가 67.4퍼센트로 ‘여성’(32.6퍼센트)의 두 배가 넘었다. 238개 기업을 상대로 설문조사에서는 63.4퍼센트(151개)가 채용 시 지원자 성별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그 중 유리한 성별로 ‘남성’을 꼽은 기업은 74.2퍼센트를 차지했다.

성희롱

면접 과정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받는 질문들도 있다. 결혼, 남자친구, 출산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단골이다. 도대체 남자친구 유무나 결혼 여부가 업무와 무슨 연관이 있으며, 출산이 업무 능력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인크루트가 올해 3월 ‘면접 갑질’에 대해 조사한 것을 보면 면접 현장에서 성희롱과 성차별도 여전히 존재한다. “박근혜한테 같은 여자로서 동정표 줄 생각은 없고?” “애 언제 낳을 건가요?” “3년 동안 애 안 낳을 각오 있으면 알려 주세요.” “결혼할 나이가 한참 지난 것 같은데, 본인에게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질문에 많은 구직자들이 “불이익을 받을까 봐” 참고 넘겼다고 응답했다.

현실이 이렇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를 개선할 의지가 없다. 애초 4월 금융권 성차별 채용 관행이 폭로됐을 때, 당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금융노조 출신이다)은 ‘금융기관의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대해 조사를 요청해 달라’는 김기식 전 원장의 제안을 “금융기관 혼란”을 이유로 거절한 바 있다. 기업들의 이윤을 보호하고자 여성들의 평등 염원을 무시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여성·노동단체들로 구성된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의 면담 요청도 수차례 거부해 왔다.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은 구직 과정에서 성차별 사례를 제보받아 공개하고 해당 기업에 항의 공문도 보낼 예정이다.

구직 과정에서부터 여성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선 안 된다. 문재인 정부는 채용 성차별에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기업주 처벌 강화 등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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