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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네그리는 유럽헌법 국민투표 찬성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이 글은 이탈리아 재건공산당의 일간지 〈리베라찌오네〉 부편집장 살바토레 카나보가 반자본주의 저술가 안토니오 네그리를 반박한 것을 편집한 것이다. 네그리는 프랑스인들이 5월 29일 유럽헌법 국민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고 프랑스 신문 〈리베라시옹〉에 말했다.

안토니오 네그리는 2001년에 [마이클 하트와] 공저한 책에서 밝혔던 제국에 대한 분석을 적용하면서 잘못된 정치적 결론에 이르렀다. 이런 분석은 확실히 매력적이지만, 부적절하고 한계가 있다.

네그리의 주장은 실용적이고 구체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이 점이 국민투표가 부결될까 봐 걱정하는 프랑스 지식인들이 네그리를 칭찬하는 까닭이다. 네그리는 “현실적인 혁명가”를 자처한다. 유럽헌법을 찬성하는 네그리의 결정은 이런 현실주의에서 비롯한다. 그는 유럽헌법을 거부하면 제국의 이해관계가 관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네그리에게, 제국은 세계화한 새로운 자본주의 사회이다. 그는 유럽이 자본주의적이고 보수적이고 반동적인 경제적 일방주의 이데올로기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유럽은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 대항 세력이 될 수 있다.

네그리가 “사라질 운명에 처한 지긋지긋한 국민 국가”라고 불렀던 것이 그 브레이크가 돼서는 안 된다. 오히려, 국가가 사라질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은 유럽이다. 신자유주의적인 유럽헌법이 대안 사회의 모델일 수 없는데도 말이다.

네그리는 “그것이 핵심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헌법이 초국가적 형상으로 나아가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헌법이 부결되면, 국민 국가만이 제국에 맞서는 유일한 대항 세력이 될 것이고 그리 되면 체계 전체가 무너질 것이라고 네그리는 말한다. 반면에, 찬성 캠페인이 승리한다면, 우리는 두 개의 모델을 비교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 유럽 모델과 미국 모델.

헌법 반대파는 보수적이다. 헌법 찬성파는 “현실적으로 혁명적이다.” 찬성표는 유럽이 정치적·경제적·군사적 세력이 될 수 있는 동력을 강화해 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네그리의 제국 분석은 문제가 있다. 그 분석은 국민 국가를 초월하는 다국적 권력 네트워크가 지구를 지배한다고 주장한다.

국가가 아니라 그런 권력이 지배하는 다중의 “탈주”를 통해서만 다국적 권력 네트워크에 반대할 수 있다. 두터운 연계망이 이 세계를 교차하고 있지만, 이것은 현실의 일부일 뿐이다. 이라크 전쟁은 획일적인 제국이 존재한다는 주장의 한계를 보여 줬다. 미국은 전통적인 제국주의 통치 수단에 의지했다.

전쟁은 유럽을, 특히 프랑스-독일 동맹을 분열시켰다. 제국은 이것을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네그리는 미국이 특정한 이익을 위해 유턴을 했고 제국에 대해 “쿠데타”를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네그리는 또다시 모순에 빠진다. 문제의 일부였던 유럽이 지금은 제국을 저지하는 브레이크이다. 제국은 다시 미국이 되어 유럽연합의 자본주의적 성격을 무시하고 있다. 이 주장이 놓치고 있는 것은 헌법 승인이 사실상 미국 권력에 맞서는 대항 세력이 될 수 있으려면 유럽의 신자유주의 프로젝트를 강화할 때에만 그럴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결국 20세기 노동자 운동이 활용했던 선택, 그리고 운동이 흔히 속아 넘어갔던 선택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런 이데올로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가장 진보적인 요소를 지지하게 된다. 그 뒤 노동자 운동이 가장 강력한 자본주의 연주자의 이익을 위해 희생당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것이 오늘날 유럽에서 위기에 처해 있다. 유럽 자본주의의 승리는 미국 자본주의의 승리보다 더 낫지 않다. 우리가 건설해야 하는 초국적 네트워크를 창출한 것은 반자본주의 운동과 반전 운동이다.

노동자 운동은 민족주의에 기대지 않고, 영국과 미국 모델이 아닌 대안을 모색할 것이다. 프랑스에서 반대 캠페인의 승리는 연대 과정을 가속화할 가능성을 확대할 것이다.

네그리는 사회주의라는 말을 싫어하니, 그 문제는 제쳐두자. 그러나 우리를 보수주의자로 만들지는 말라. 왜냐하면 네그리야말로 보수적이니까.

번역 김인식


2005 제2회 맑스 코뮤날레

[다함께/자율평론 연합 세션]
* 21세기 마르크스주의 ― 자율주의적 마르크스주의인가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인가

주제 1: 다중인가 계급인가
시간: 5월 29일(일) 오후 12시 ∼ 2시
연사: 정남영(자율평론), 김인식(다함께)

주제 2: 당인가 자율적 네트워크인가: 권력, 조직, 운동
시간: 5월 29일(일) 오후 3시 ∼ 5시
연사: 최일붕(다함께), 조정환(자율평론)

[다함께 세션]

* 제국주의와 이라크 전쟁
시간: 5월 28일(토) 오전 10시 ∼ 12시
연사: 김민웅(성공회대 겸임교수), 송백석(국민대 정치학 강사), 김광일(다함께 운영위원)

장소 : 건국대학교 법과대학 101호(위 세션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