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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
노란 조끼 운동이 계속되면서 새로운 세력들이 동참하다

12월 11일 노란조끼 시위에 참가한 고등학생들 ⓒ출처 Photothèque Rouge /Martin Noda

‘노란 조끼’ 운동이 12월 15일 프랑스 전역에서 시위를 벌여,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의 신자유주의에 맞선 항쟁을 이어 갔다. 경찰 7만 명은 노란 조끼 운동의 다섯 번째 주말 행동인 “행동 V”를 깨뜨리려 작심하고 시위대와 충돌했다.

파리에서 경찰은 평화적 시위대에 최루액을 분사하고 최루탄을 쐈다. 최소 90명이 체포됐다.

시위 참가 학생인 셀린은 이렇게 말했다. “경찰이 포악하게 나올 거라고는 알았지만, 그 정도는 매번 경악스럽습니다.

“반쯤 의식을 잃고 바닥에 웅크린 노란 조끼 시위 참가자 한 명을 경찰이 두들겨 패는 모습을 봤어요.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문에 저희들 중 다수는 마크롱을 박살 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시위대는 “국민적 단합”을 위해 시위를 연기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무시했다. 옳은 일이다. 정부는 12월 11일 스트라스부르 크리스마스시장에서 총격범이 네 명을 살해한 일이 있은 후에 “국민적 단합” 얘기를 했다.

파리에서뿐 아니라 프랑스 여러 도시들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함께

프랑스 남서부 도시 보르도에서는 6000명 이상이 거리 시위를 벌였다. 노란 조끼 시위에 학생 시위대가 합류하면서 이들은 함께 외쳤다. “학생, 노란 조끼, 하나의 [적] 마크롱, 하나의 투쟁.”

프랑스 서부 도시 낭트에서는 경찰이 시위대 1800명에 최루탄을 여러 발 퍼부었다.

툴루즈, 아비뇽, 브장송 등지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툴루즈에서 온 버스 운전사 토마스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주에 우리가 경찰들을 쫓아 버렸는데, 그 뒤로 경찰들은 복수하겠다고 별러 왔습니다. 하지만 경찰들은 한참 동안 우리를 어쩌지 못했습니다.

“경찰이 15일 시위를 공격하리라는 것은 누가 봐도 뻔했어요. 그래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프랑스 북부의 항구 도시 칼레에서는 노란 조끼 시위대 200명이 항구 진입 도로를 봉쇄했다.

프랑스 남부 도시 페르피냥 인근에서는 오토바이를 탄 시위대가 스페인 국경으로 향하는 주요 도로를 점거했다.

마르세유, 리옹, 릴, 생에티엔 등지에서도 시위가 있었다.

영국 〈BBC〉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시위가 점점 작아지고 있으며 사실상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성급한 판단이다.

[경찰] 탄압에 더해 시위 참가자 4000명 이상이 체포된 것의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마크롱이 양보하고 물러선 것을 보며 일부 사람들은 운동이 할 만큼 했다고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운동이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있다는 징후가 보이고 새로운 요구도 제기되고 있다.

12월 14일 오후 장애인들이 노란 조끼 시위대와 함께 툴루즈 블라냐크 공항 활주로에 뛰어들었다. 항공기 착륙이 지연되거나 착륙 예정이었던 항공기들이 다른 공항으로 회항해야 했다.

시위대는 장애인들의 열악한 처지에 항의하며 장애인 이동권 개선과 적정 수입 보장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건축 관련 새 법을 강력히 규탄하기도 했다. 그 법은 신축 건물에 대해 장애인 진입로 설치 등의 기준을 완화하는 법이다.

이런 투쟁은 유류세 인하 요구에서 시작한 노란 조끼 운동이 많이 발전했음을 뚜렷이 보여 준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이 다수인 반자본주의신당(NPA)은 이렇게 보도했다. “열흘 넘게 노란 조끼 운동에 의해 단련된 고등학생들이 마크롱에 맞선 전투에 대규모로 나왔다.

“운동은 고등학교 수백 곳으로 들불처럼 번졌다. 그중에는 몇 년 동안 운동이 전혀 없던 학교도 있었다. 수많은 고등학생들이 전국 곳곳에서 도로 봉쇄, 행진, 시위를 벌였다.

“노란 [조끼] 열풍이 전염되고 있다! ‘마크롱은 퇴진하라’ 구호가 학교 앞에 걸리고, 일부 고등학생들은 노란 조끼를 입고 다닌다. 학생들은 열악한 교육 여건과 형편 없는 임금·연금 수준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노란 조끼 운동의 기세와 단호함이 파업으로 번지고 새로운 투쟁이 터져 나올 것이냐가 사활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파업

유감스럽게도 프랑스 최대 노동조합연맹인 노동총동맹(CGT) 지도부는 [자신들이 정한] 14일 행동의 날을 조직하는 데에 거의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파업 규모도 기대보다 훨씬 작았다.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거리 운동과 작업장 투쟁을 잇는 다리를 놓는 데에 크게 실패했다.

최근 노란 조끼 시위대 일부는 대기업 사옥과 산업공단 입구를 봉쇄했다. 행동 수위를 올린 것이다.

12월 12일 노란 조끼 시위대 약 100명은 툴루즈 근방 코르느바리우에 있는 항공사 에어버스의 격납고 진입로를 봉쇄해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시켰다. 이들은 “경제에 타격을 입히려고” 그런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시위 진압 경찰이 침탈해 시위대를 해산시켰지만, 시위대는 다른 주요 도로와 아마존 창고 진입로를 봉쇄했다.

12월 10일과 12일에 프랑스 중부 도시 비시 근교에서는 노란 조끼 시위대가 화장품 대기업 로레알 공장의 진입로를 봉쇄하고 트럭 운행을 중단시켰다.

기층의 노동조합 활동가들은 12월 18일로 예정된 노조 공식 행동의 날을 활용해 작업장 투쟁의 수위를 올려야 한다. 이것은 시급한 과제다.

노동총동맹 내 노동조합 지도자들 일부가 일간지 〈리베라시옹〉에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 중 몇몇은 처음에는 노란 조끼 운동에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운동의 요구가 세금 문제에 국한돼 있고, 이 운동이 극우와 연계돼 있는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이제는 이 운동이 대중적 운동이고, 유류세 쟁점을 훨씬 넘어서는 폭넓은 운동이고, 극우와 관계 없는 운동임을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노란 조끼 시위대는 우리 동료이자 친구들이다. 그들은 대체로 불안정 노동 종사자들이고, [집세를 감당할 수 없어] 대도시 외곽에 살고, 영세 상공업에 종사하거나 실업자들이다. 그들은 우리들 대부분처럼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사람들이다.

“이들 중 다수는 아직 우리 노동조합으로 조직돼 있지 않다. 이는 우리에게 과제를 제기한다.

“노동총동맹과 기층 활동가들은 노란 조끼들이 보여 준 사회적 분노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노동총동맹은 기로에 서 있다. 노동총동맹이 이 운동과 노동자가 다수인 운동 참가자들에 등을 돌린다면, 노동조합 운동의 위기가 심화하고 극우가 고통에 처한 노동 대중과 더 쉽게 접속할 것임은 자명하다. 그 방향이 아니라, 1995년의 위대한 파업에서 등장한 구호인 ‘다 함께’를 되새겨 [노란 조끼 운동과] 단결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그런 단결을 이루는 것이 사활적으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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