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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비정규직 노동자 부분파업 돌입:
자회사 방안 통과 이후에도 불만이 크다

1월 15일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산업은행분회 노동자들은 자회사 방안 철회와 단체협상 체결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과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12일 산업은행 측은 ‘정규직 전환 협의회’를 열어 시설·경비·청소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500여 명을 자회사로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대표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회의에 불참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방적 결정이었다.

산업은행분회 남용진 분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화 정책을 비판했다.

“산업은행은 우리가 ‘핵심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없으면 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할 수 없습니다. 원청의 직접적 지시가 많습니다.

“처음엔 정규직 해 주겠다고 하더니 무기계약직과 직무급제로 차별을 유지했고, 이젠 자회사까지 왔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이 이렇게 후퇴할 거였으면 왜 우리를 이렇게 ‘희망고문’했는지 실망스럽습니다.”

"자회사 철회하고 제대로 정규직화하라" ⓒ출처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노조 탄압

산업은행 측은 노조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 12월 6일 본관 로비에서 파업 출정식을 했다는 이유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산업은행분회 조합원 53명을 고소고발한 것이다.

산업은행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재 행우회(산업은행의 직원들의 상조회사)가 설립한 용역업체 ‘두레비즈’에 소속돼 있다. 노동자들이 지난해 4월부터 노동조합을 결성한 데는 두레비즈의 악행도 한몫했다. 야간 당직 수당 등을 제대로 주지 않아 체불 임금도 상당하다.

“아픈 사람 손 들어 보라더니 아프면 퇴사하라고 하고, 성희롱 발언한 현장 소장은 징계위원회가 감싸 줘서 여전히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산업은행 측이 추진하는 자회사 방안은 두레비즈 임원들이 자회사로 옮겨 가는 ‘게걸음’이다. 한 시설 노동자는 바뀐 게 없다며 불만을 털어 놨다.

“산업은행 인사팀장이 지금 두레비즈 이사인데, 자회사를 설립해도 그가 다시 사장 자리에 앉을 겁니다. 기존 용역업체 인사들이 똑같이 내려와 바뀐 게 없습니다.”

노동자들은 직접고용과 함께 병가 기간 보장, 공정한 징계위원회 등을 요구해 왔다. 그런데 두레비즈는 자회사 방안 통과 이후에도 노동자들과 단체협약을 안 맺겠다고 버틴다. 두레비즈의 배짱은 사실상 산업은행의 의지다.

자회사 방안이 노동자들의 조건을 개선하긴커녕 열망을 짓밟는 데 사용되는 행태가 산업은행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좋은 자회사’가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정부의 ‘정규직화 1호 사업장’인 인천공항만 보더라도 자회사 방안은 고용도 조건도 개선하지 못한다.

산업은행은 자회사 방안을 철회하고 노동자들의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산업은행 본점 앞 농성 천막 ⓒ출처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