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농단이 폭로된 지 9개월 만에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의 이름이 나왔다. 같은 시기에 손혜원 의원 목포 부동산 투기도 드러났다.

이런 일들은 전형적인 특권층 부패 행위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해당 인사들을 감싸기에 급급하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감쌀 때와 비슷한 광경이다. 김경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다를 바 없는 인터넷 여론 공작 혐의로 특검까지 받았다.

왼쪽부터 손혜원, 서영교, 전병헌

민주당은 “진보”를 자처해 왔다. 언론들도 민주당과 한국당의 갈등을 “진보 vs. 보수”로 보도해 왔다. 박근혜가 민주주의를 욕되게 했다면, 민주당은 진보를 껄끄러운 단어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진보로 불리려면 적어도 버니 샌더스처럼 서민의 편에서 부의 재분배(부자 증세 등)를 통한 복지 확대 등 반특권 기치를 내걸어야 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얼마 전부터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친기업 행보를 한다. 민주당도 오랜 특권형 관계망의 일부였음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1986년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서영교는 측근 아들의 반복된 ‘바바리맨 범죄’의 형량을 낮춰 주려고 ‘당당하게’ 판사를 자기 사무실로 불렀다. 박근혜 정권 때였다. 이때도 이미 민주당은 박해받는 “진보” 야당이 아니라  (한국당보다는 못해도) 권력의 일부를 향유하는 자본가들의 정치 세력이었던 것이다.

비록 법원의 로비 대상(갑의 처지)인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이긴 했으나 당시 서영교가 운동권 출신 ‘초선’ 의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민주당의 지배계급 내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서영교는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춘추관장(춘추관은 일종의 청와대 내 프레스센터임)을 지내는 등 기성 정치(와 그 관행)의 일부가 된 지 오래였다.

2015년 이미 친문 실력자였던 전병헌이 자신의 동서이자 보좌관의 뇌물 범죄 형량 감형을 청탁한 것도 전형적인 특권 행사였다. 전병헌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 현재 자신이 소속됐던 상임위 소관단체인 e-스포츠협회를 통해 홈쇼핑 회사들한테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 중이다.

오만함

SBS의 투기 의혹 제기에 목포 MBC가 반박할 때만 해도, 투기가 아니라 문화 지구로의 발전을 위한 노력이라는 손혜원의 설명에 일리가 있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투자 규모가 20채가 넘는다. 그리고 해당 지역 통장을 앞세워 구입 가옥을 고르고 다녔던 것이 드러났다. 드러난 진상이 달라졌다.

부동산 단기 차익을 노린 것이든 문화 지구 조성을 위한 것이든 나전칠기 박물관을 짓기 위해서든, 이는 부자들의 ‘취향’ 투자이지 그 무엇이 아니다. 손혜원은 그저 자기가 천박한 강남 땅 부자들과 다르다고 강변하는 듯하다. 고상한 투기는 투기가 아니라 문화 발전 촉진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서민이 몇이나 될까. 손혜원의 목포 부동산 투자와 그 해명 방식은 친민주당 문화산업계 인사들의 기분 나쁜 오만함을 보여 준다.

이것이 민주당식 “진보”다. 운동권 출신자나 진보적 이미지로 비쳐지는 인물을 영입해 대대적으로 광고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명의 부패한 신주류 정치인이 탄생한다. 몇몇 진보 정책 보따리를 흔들며 표 받아 놓고는 정작 필요할 때는 한국당 핑계 대고 보따리도 풀지 않는 자들이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진보 정당 와해 공작에 방관적 구경꾼처럼 무임승차했던 민주당이 “진보” 이름을 쓰는 건 딱 한 가지 이유다. 그저 진보 염원 대중이 투표 때 갈 곳 없게 만들어 자기들에게 찍게 만들려는 술책!

민주당이 자본가 기반 정당으로서 자기 기반에 헌신하는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