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암울한 소식들이 나오고 있다. 가장 최근의 소식은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6퍼센트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 수치는 다른 신흥국 성장률에 견줘 낮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동학에서 보면 충격적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6.4퍼센트를 기록하면서 신창타이(新常態―중국 정부가 새롭게 내세웠던 기준)의 하단인 6.5퍼센트를 뚫고 내려갔다. 2018년 6.6퍼센트의 경제성장률은 1989년 천안문 항쟁 때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경제성장률뿐 아니라 다른 주요한 경제 지표들도 모두 하락하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인 차이신(财新)이 발표하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지난해 12월 49.7로 하락했다. 구매자관리지수는 50을 넘어서면 경기확장을, 50 이하면 경기위축을 나타낸다. 더욱이 수출에 비중을 두는 사영기업(중국에서는 민간기업을 사영기업이라 한다) 위주의 차이신 지표가 19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하락하고 있다는 지표도 여럿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서 자동차 판매가 1991년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애플은 중국 판매 둔화로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다. 샤오미는 휴대폰 판매 부진 전망에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수출과 수입 모두 예상보다 급감했고, 무역흑자는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중국 제조업 중심지인 광저우 경제성장률은 목표치인 7.5퍼센트에는 크게 못 미치는 6.5퍼센트를 기록했다.

연초부터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자 시진핑은 중국 사회 전반에 ‘중대 위험’이 있고 이것이 당의 장기집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가 위기로 치달으면 권위주의적 통치의 정당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진핑은 여러 가지 경기부양책을 서둘러 발표했다. 지난해에도 은행들이 대출을 최대로 늘렸는데, 올해도 대출 확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네 차례 인하하면서 자금 3조 위안을 공급했고, 올해 1월에도 추가 인하로 1조 5000억 위안을 공급했다. 통화 증대는 좀비 기업들이 좀더 버티게 해 줄 수는 있다.

그러나 통화 공급과 재정 지출의 확대는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금리 인하도 이와 비슷한 효과를 낳는다). 위안화 공급 확대는 위안화 가치를 하락시켜 외화로 빚을 진 기업들의 부담을 증대시키고, 수입품 가격을 끌어올려 소비를 감소시킬 수 있다. 그리고 위안화 평가절하는 무역 긴장을 더 첨예하게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부채를 더욱 증대시킨다.

부채 위기

막대한 부채 때문에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책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게 쉽지 않다. 

2008년 미국발 경제 위기가 터졌을 때 중국 정부는 4조 위안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았고, 이어서 국유은행들은 국유기업에 9.5조 위안의 ‘묻지마 대출’을 실시했다. 이는 당시 중국 GDP의 40퍼센트가 넘었다. 이 덕분에 중국 경제는 ‘나홀로’ 호황을 누렸고, 2011~2012년 유로존 위기 때는 ‘세계경제의 백기사’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그러는 사이 중국의 부채는 급증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부채 규모(GDP 대비 비율)가 미국보다 높으며, 2015년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의 평균 부채 비율과 비교하더라도 두 배 이상이라고 진단한다. 중국의 부채는 부동산 거품과 그림자 금융* 때문에 2007년 이후 네 배 이상 늘어 2018년 중국 GDP의 317퍼센트로 증가했다.

그중에서 지방정부의 부채 규모는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지방정부의 부채 규모는 중앙정부가 추산한 GDP 대비 54퍼센트보다 훨씬 많은데, 대체로 142퍼센트에서 200퍼센트 정도로 추정한다.

국유기업과 마찬가지로 사영기업 부채도 은행 대출, 채권 발행, 그림자 금융 등으로 이뤄져 있고, 더욱이 사영 부문은 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중이 매우 높다. 그래서 자산 가격이 하락하거나 금리가 상승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중국 경제에 양적 성장을 가져다 주긴 했지만 수익성을 회복시켜 주지는 않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2019년 1월 28일 발표한 2018년 중국 제조업의 이익 현황을 보면, 연간 2000만 위안(약 33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린 제조업 기업들의 지난해 순이익 규모는 전년 대비 10.3퍼센트 증가했지만 이익 증가율은 전년(21퍼센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윤량은 증가했지만 이윤율은 하락하는 모습이다. 특히 외자기업의 이익 증가율은 전년(15.8퍼센트)보다 대폭 떨어진 1.9퍼센트였다. 국유기업의 이익 증가율도 45퍼센트에서 12.6퍼센트로 하락했다.

기업 이윤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풍부한 유동성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거품과 해외 투자 급증으로 나타났다. 건물은 지었지만 사람은 살지 않는 ‘귀신 도시’도 전국적으로 50여 곳이 넘었다.

부채에 의존한 성장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부채 부담이 과중한 상황에서 경기 둔화로 기업의 수익성이 하락하면 부채 상환 부담이 증가하고, 투기적 수요가 급속히 줄어드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기업 수익성이 투자를 위한 대출 금리를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윤율의 저하 때문에 경제 위기가 도래한다는 마르크스의 지적이 오늘날 중국 경제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결국 최근 중국 경제의 위기는 단지 미중 무역전쟁 때문만은 아닌 것이다. 이미 그전부터 침체의 요소는 자라나고 있었다.

중국의 금융 시스템은 점차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전의 미국 시스템과 비슷해지고 있다. 중국 은행들은 악성 채권들을 다량 보유하고 있지만, 그림자 금융의 불투명성 때문에 규제가 쉽지 않다. 은행과 그림자 금융 기관들이 복잡하게 뒤얽힌 대출 관계 때문에 한 곳에서 문제가 생기면 쉽게 시스템 전체에 전염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시스템이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것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중국 정부가 개입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의 총부채가 증가하고 세계경제의 불황 속에서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 그래서 국가의 경제 개입으로 지금 중국 경제가 직면한 위기가 순조롭게 해결될 가능성은 이전의 어느 때보다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