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국회의원 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경남 두 곳(창원 성산, 통영·고성)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하 자한당)이 완패했던 곳들이다. 당시 자한당은 창원시장, 통영시장, 고성군수 자리를 다 잃었다.  

그러나 일 년도 안 돼 자한당이 재탈환을 넘보고 있다. 문재인의 개혁 배신에 가속도가 붙는 것에 비례해, 자한당의 정치적 회복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박근혜 탄핵과 함께 국무총리에서 물러난 황교안이 2년도 안 돼 자한당의 대표가 됐다.

황교안은 통영·고성에 공안검사 출신 정점식을 공천했다. 정점식은 황교안의 직속 후배로서, 2014년 황교안이 법무부장관 시절 통합진보당 해산 태스크포스 소속으로 활동한 우익이다.

창원 성산에 가서는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며 “탈원전 총력 저지”를 외치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이 선거에서 황교안이 득의만면한 웃음을 짓는 꼴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특히, ‘진보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창원 성산에서 우파 정당의 후보가 승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한 유력한 방안으로 정의당과 민중당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진행돼 왔다. 두 진보 정당들이 선거에서 단결해 후보를 단일화하면 자본가들의 후보들을 물리칠 가능성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노동자 연대〉 신문도 두 당의 후보 단일화를 지지했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두 당의 후보 단일화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후보 단일화 경선 규칙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서다.

이 답답한 상황을 더 꼬이게 만드는 일이 벌어졌다. 정의당이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 논의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정의당과 민주당은 3월 25일까지 후보를 단일화하겠다고 합의하고 실무 협상에 들어갔다. 그러자 민중당 손석형 후보 측이 격렬하게 반발했다. 손석형 후보 측은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그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선(先) 진보 후보 단일화를 주장해 왔다.

정의당은 민주당이 아니라 민중당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 ⓒ출처 여영국 캠프

사실, 정의당은 일찍부터 민중당뿐 아니라 민주당도 후보 단일화 대상에 포함시켰다. 민주당 지지 표까지 다 합쳐야 자한당을 누를 수 있다고 봐서다.

선거적 계산법으로 보면, 정의당+민중당+민주당 〉 자한당 공식이 성립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투쟁의 관점에서 보면 이 공식은 우려스럽다. 선진 노동자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문재인 정부의 개혁 배신에 반발하며 이반하고 있고, 일부 노동자들은 정부에 맞서 싸우고 있다. 이런 상황 변화의 압력을 받아 정의당도 최근 부쩍 문재인 정부의 반노동 개악을 비판하고 있다.

정의당은 대중의 정치적 관심이 쏠리는 선거 공간을 이용해 오히려 정부·여당의 개혁 배신을 비판해야 한다.

당장 노동자들의 고용과 조건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결국 악화시킬 정부의 대우조선 민영화에 분명하게 반대하며 대우조선 노동자들의 투쟁을 정치적으로 엄호해야 한다. 대우조선 매각 문제는 창원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 정치 사안이다.

그런데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시도는 정의당이 이런 목소리를 내는 것을 못하게 만들 것이다. 안 그래도 이미 정의당은 대우조선 매각을 분명하게 반대하지 않은 채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여영국 후보 자신도 매각 반대를 말하지 않은 채, “노동자와 협력업체의 생존권 보장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의당은 지난해 정당 후원금을 17억 원가량 거뒀다. 그중 상당 부분이 노동조합들로부터 나왔다. 그런 만큼 정의당은 선거에서 노동자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정치적 의무가 있음을 새삼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정의당은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진보 정당들끼리 후보를 단일화해 노동계급의 이익을 옹호하는 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렇게 진보 정당들이 단결해 자한당과 민주당의 노골적인 친자본주의 후보를 꺾는다면 노동자 운동에 기여하는 것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