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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쥐어짜며 수십억 배당금 챙긴 신도리코 사주 일가
“우석형 회장은 노동조합 인정하고 단체협약 체결하라!”

3월 26일 신도리코 본사 앞에서 금속노조 신도리코 분회 조합원과 연대단위 참가자 등 약 70명이 모여 3차 부분파업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은 신도리코 주주총회가 열린 날이다. 노동자들은 주주총회 장소 입구에서 구호를 외치며 “노동조합 인정, 단체협약 체결”을 촉구했다.

"단체협약 체결하라!" 신도리코 조합원들이 주주총회 장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노동조합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김무석

오후 2시에는 민주노총 동부지구협의회 주최로 “신도리코 노조 탄압 중단! 단체협약 체결! 분회장 징계 철회! 동부지역 및 성동구지역 노조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열렸다. 노동조합 10곳과 노동사회단체 3곳이 참가해 사측을 규탄하고, 신도리코 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응원했다.

3월 26일 신도리코 노동자들을 응원하는 노동조합들과 연대 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무석

거액 배당금

사측은 지난 10개월 동안 24차례 교섭을 진행하면서 노조의 단체협약 요구 중 단 하나도 수용하지 않았다.

노조의 단체협약 요구안은 노동조합 인정, 수당 없는 ‘공짜 노동’ 금지, 외근 차량지원비 40만 원 지원, 부당 전환배치 금지, 각종 복리후생 보장 등 마땅히 누려야 할 노동조건 개선 요구들이다. 그런데 사측은 노조가 “무리하게 많은 요구”를 한다며 오히려 교섭 지연의 책임을 노조에 전가하고 있다.

그러나 신도리코는 노동자들이 과로와 저임금을 감내하는 동안 “견실한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신도리코 주식의 48퍼센트를 소유한 우석형 일가는 영업이익 하락을 이유로 노동자들을 쥐어짜면서도 매년 수십억 원에 이르는 거액 배당금은 빠짐없이 챙겨갔다.

그 덕에 우석형은 《포브스》 잡지가 선정한 한국 부자 순위 20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현금과 부동산을 제외한 주식 자산만 1750억 원에 이르고, 2011년에는 50억 원이 넘는 호화 아파트도 구매했다. 2010년에는 당시 고등학생이던 아들에게(현재 26세) 계열사 주식 220억 원어치를 증여했다.

반면 신도리코 노동자들은 오랜 세월 장시간 ‘공짜 노동’으로 저녁과 주말을 회사에 헌납하며 혹사당했다. 2000년대 초반 호봉제를 연봉제로 개악해, 실질임금은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이다.

아산 공장 노동자들은 토너 분진과 형편없는 식사 등 열악한 작업 환경으로 불만이 높다. 아산공장에서 근무하는 방인식 부분회장은 열악한 노동 조건에 대해 성토했다.

“새벽조 근무 노동자들은 회사에서 아침을 먹어야 해요. 그런데 식당 인건비를 아낀다며 사내 식당을 운영하지 않아요. 편의점 도시락을 배달시켜 먹는데, 질이 형편 없죠. 야근 근무자들은 저녁 식사 후 남은 음식을 주는데, 상한 음식을 준 적도 있습니다.”

판매·수리 노동자들은 업무에 필요한 차량을 자비로 구매했고, 차량 유지비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동자들이 지난 2차 파업 집회에 참가하려 하자, 판매 지사들은 계획에도 없는 워크숍을 하며 파업을 방해하기도 했다.

이간질과 징계위협에 맞서야

최근 사측은 노조의 면담과 단체협약 체결 요구를 냉담하게 무시하면서, 교활한 이간질을 시도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일부 요구를 수용하는 척하면서 말이다.

강성우 분회장은 사측의 부분적 양보 제스처와 분열 시도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투쟁으로 따내지 않은 노동조건 개선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습니다. 회사가 만들어 놓은 개선사항을 단체협약으로 따내고 우리가 강제해야 합니다.

“내 부서 문제가 해결됐다고 안주해서는 안 됩니다. 아산에서 있었던 정리해고가 서울에서는 없을까요? 나를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내 동료가 피해를 볼 때 함께 지키는 것입니다. 열악한 아산 공장과 판매 계열사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모두가 단결해야 합니다.”

한편 사측은 징계 사유도 공개하지 않은 채 분회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파업하고 조합활동을 한 날 무슨 일을 했는지 소명하라”며 말이다. 강성우 분회장은 징계 위협을 노조 탄압으로 규정하며 저항하고 있다.

신도리코 사측은 시간 끌기, 이간질로 각개격파, 징계위협으로 위축시키기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조합 인정과 노동조건 개선 요구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단결 투쟁이 필요하다. 부당한 대우에 맞서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신도리코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