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전국 산업재해의 4분의 1이 발생하는 지역이다. 지난해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산재 사례를 보면 기계 끼임, 흙더미에 매몰, 19층 높이에서 추락, 건축 자재에 깔림, 폭발, 전기톱에 목이 베임, 3미터 수조에 빠짐, 맨홀 안에서 질식 등 끔찍한 사고들로 가득하다.

ⓒ출처 민주노총 경기본부

이런 현실을 규탄하며, 4월 30일 경기고용노동지청 앞에서는 “경기지역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 및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민주노총 경기도본부, 경기공동행동 준비위원회, 경기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공동주최).

주최 측은 지난해 경기지역에서 일어난 산재 사망 사고 59건과 사망자 65명의 사례를 모아 조사했다.

최악의 살인기업 1위에는 KCC 여주 공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곳은 작업 중 기계에 끼이거나 대형 유리판에 깔리는 등 동일한 유형의 사고가 짧은 기간 여러 번 발생해 악명을 날린 바 있다.

2위를 차지한 삼성전자 기흥 공장에서는 배관 파손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누출로 2명이 사망했는데, 그 사고의 규모와 사회적 파장 측면이 고려됐다. 3위인 에이치오건설은 사망 사고의 다발성이 높다.

서울반도체는 ‘특별상’으로 선정됐다. 서울반도체는 악성 림프종으로 투병 중 사망한 고(故) 이가영 씨에 대해 산재 인정 취소 소송을 걸고, 관련 집회를 연 노동조합에 “명예훼손”을 경고하는 등 온갖 탄압을 자행했다.

5월 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산재 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 971명 중 절반 가량인 485명이 건설 노동자였다. 사고 유형으로 보면 추락이 376명(39퍼센트)으로 가장 많았고 끼임(113명, 12퍼센트)과 부딪힘(91명, 9퍼센트) 순이다.

경기지역에서도 추락, 붕괴, 매몰 등 건설 현장의 산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4월 10일 수원에서는 26세 청년이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가 5층 높이에서 떨어져 사망한 일도 있었다.

ⓒ출처 민주노총 경기본부

한편, 주최 측은 2008년부터 10년간 경기지역에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을 위반한 사건 4만여건 중 구속된 경우는 단 9건이라고 지적했다. 또, 2016년 기준 산재 사망 사고로 법원이 사업주에게 선고한 평균 벌금액은 432만 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노동자 한 명의 목숨 값이 고작 400만 원이라니, 누가 노동자의 안전을 기업 경영의 우선순위로 삼겠는가?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초 “산재 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주의 이윤을 침해할까 봐 꾀죄죄한 개정 산안법을 내놨고, 민주당은 보수 야당과 손잡고 이를 국회에서 더 누더기로 만들어 통과시켰다. 그러면서 이를 ‘김용균 법’이라고 떠들었다. 이마저도 이후 시행령으로 더 후퇴했다.

결국 개정 산안법에는 김용균 씨의 목숨을 앗아간 컨베이어 벨트 사고를 포함해, 중대 산업재해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업·제조업에서의 사고성 재해가 “위험의 외주화 금지” 대상에서 다 빠졌다.

중대재해를 일으킨 사업주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나아가 근본적으로는 이윤보다 노동자의 생명을 우선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산업재해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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